동국대 윤성이 총장 혁신안 학생 교수로부터 외면

소통 시늉 불통 지적...학생들 "총장 사퇴" 교수협 "총장 사과" 촉구

2019-12-12     조현성
동국대는


동국대 윤성이 총장의 혁신안이 학생 교수들에 시작부터 가로막혔다. 학생들로부터 "총장 사퇴" 목소리가 처음 나왔다. 총장 취임 9개월만이다. '쌍둥이 아빠'라 불리는 성월 스님이 학교 이사에 선임된 것과 맞물려 동국대가 또 한번 내홍을 겪을 위기에 처했다.

동국대(총장 윤성이)는 11일 오후 대학 중강당에서 '지속 가능한 동국 발전을 위한 대학혁신방안'을 개최했다. 이 공청회는 시작 전 학생들 반대와 행사장에 있던 교수들의 퇴장으로 사실상 무산됐다.

학교 측 혁신안은 ▷입학정원 30%(정시) 5개 계열로 분리 모집, 2학년 때 학과(전공) 정원 제한 없이 학생 자유의사 따라 학과(전공) 선택·배정 ▷선택 학생 수만큼 차차년도 학과(전공) 입학정원 자동 배정 ▷정교수 승진과 정년 보장 분리, 현행 승진 기준 150% 양적 기준 외 별도 질적 기준 추가 적용 ▷단과대학 행정실 통폐합 ▷학과 조교 2년 계약직 대체 등이 골자다.

공청회 전 학생 70여 명은 기자회견을 통해 학교 측의 학사구조개편안이 일방적이라고 비판했다.

권현욱 문과대학 학생회장은 "학생과 학교가 소통하는 교학위원회는 소통이라는 껍질 아래 통보를 반복했다. 세월호 폄훼 교수부터 청소노동자 노동환경, 도서관 공사, 혁신 방안 등 학교는 반응하지 않았다"고 했다.

예진 사회과학대 비상대책위원장은 "학교가 광역화라는 이름으로 학부제를 되살리려 한다. 이는 사실상 학과구조조정이다. 잘되는 학과만 살리는 것은 대학이 아니다"고 했다. 그러면서 "폐쇄적 비민주적 논의 과정 속에 학내 구성원이 삭제되고 있다. 당장 눈앞의 성과에 급급해 개악안을 논의하는 윤성이 총장은 사퇴하라"고 했다.

학생들은 공청회가 열리는 중강당을 찾아 공청회 반대 시위를 했다. 공청회 참석을 위해 자리했던 교수협의회 소속 교수들이 학생들 의견을 좆아 공청회장을 나갔다.

교수협의회 한철호 회장은 "학생들과 학교간 조율이 된 내용인줄 알았다. 형식적인 공청회를 반대하는 차원에서 퇴장한 것"이라고 했다.

동국대


12일 교수협의회는 성명서를 통해 공청회 파행과 학생 학교간 갈등의 책임을 대학 당국에 물었다. 교수협의회는 "67쪽(PPT) 자료가 하루 전에야 완성됐다는 점, 대학에서 가장 바쁜 학기말에 공청회를 강행했다는 점, 뒤늦게 학생대상 공청회를 다음 주로 잡았다는 점 등은 이번 혁신안이 얼마나 졸속인지를 입증한다"고 했다.

교수협은 "혁신안대로면 비인기 학과는 몇 년 안에 자동 소멸된다. 교수들은 승진을 위해 학생 교육보다 연구업적 쌓기에만 골몰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또 "단과대학 행정실을 통폐합하고 학과 사무실과 조교를 없애버린다면 학생들과 소통과 원활한 학과 운영은 어떻게 보장할 것이냐"고 했다.

교수협은 "비현실적인 혁신 방안을 밀어붙이려고 한다. 재단과 총장의 일차적 책임인 재정 확충 없이 구성원 희생만을 강요하는 것은 무책임과 무능의 고백"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마련한 대학혁신방안 즉각 철회 ▷교수·학생·직원 등 대학 3주체가 참여하는 새 대학혁신방안 마련 ▷유국현 부총장, 김승용 기획처장 등 이번 사태 책임자 즉각 사퇴 ▷윤성이 총장 사과를 촉구했다.

교수협은 학교 측이 17일까지 요구사항을 수용하지 않으면 학사행정을 거부하는 등 대학 정상화를 위한 모든 노력을 하겠다고 했다.

한편, 윤성이 총장은 지난 7일 자승 전 총무원장이 안거중인 위례 상월선원을 찾아 무문관 체험을 했다.

윤 총장은 학교 홈페이지 총장 인사말에서 "'공헌으로 존경받는 글로벌 동국' 비전을 갖고 'Energize Dongguk' 슬로건 아래 '건학이념 역량강화' '지속경영 역량강화' '교육공헌 역량강화' '연구공헌 역량강화' 등을 실천해 동국대를 발전시키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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