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하안거 입제일 연기…윤 4월 15일(양 6월 6일)로 변경

선원수좌회 코로나19 초유 사태에 결단 “국민건강 우선…전국선원에 공지”

2020-04-03     서현욱 기자
전국선원수좌회(대표

코로나19 감염증 사태가 한국불교 수행전통인 안거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불기2564(2020)경자년 하안거 결제 입제가 6월로 변경됐다. 근현대 불교사에서 안거 입제일이 변경된 사례를 찾아 보기 힘들다.

한국불교의 수행전통을 잇고 있는 수행자들을 대표하는 전국선원수좌회는 하안거 입제일 연기는 코로나19 사태에 가장 먼저 국민건강을 우선하는 지혜로서 이루어졌음을 강조했다.

전국선원수좌회(대표 의정·영진)는 지난 23일 전국 선원의 유나, 선원장, 입승 스님들과 해당 사찰 주지 스님들에게 ‘불기2564(2020)경자년 하안거 결제 입제일’을 음력 윤 4월 15일(양 6월 6일)로 한다“고 공지했다.

전국선원수좌회는 코로나 19 감염 확산으로 우리나라는 물론 전 세계가 심각한 상황에 이르러 각 학교의 개학이 연기되고, 결제활동도 어려워지는 등 국민들의 불안과 고통이 지속되는 상황“이라며 ”종단도 부처님오신날 봉축법요식을 음력 윤 4월 8일로 변경하였다.“고 했다.

그러면서 “코로나 19의 확산으로 여러 선원에서도 하안거 결제를 언제해야 할지 문의가 모고 있어 통신회의를 했다.”며 “선원의 구참·선원장 스님들에게 의견수렴을 한 결과, 코로나19 사태는 초유의 일인 만큼 안거 결제일을 늦추는 것이 현 시국에 적절하다는 의견이 90%이상이었다.”고 설명했다.

수좌회는 “임원들은 구참·선원장 스님들의 뜻에 따라 통신회의를 진행하여 하안거 결제를 음력 윤달 4월 15일 양력 6월 6일에 하기로 결의했다.”고 설명했다.

또 수좌회는 “최상승 납자들이 코로나 19에도 의연하고 청정하게, 국민 건강을 우선하는 지혜로운 모습으로 세계인과 국민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줄 수 있도록 협조해 달라.”고 당부했다.

조계종은 2월부터 코로나19 확산 방지와 사회적 거리두기 실천을 위해 전국 모든 사찰에 법회 등 대중 참여행사를 금지해 오고 있다. 또 조계종을 비롯해 한국불교를 대표하는 종단들이 참여하는 종단협의회는 부처님오신날 연등회 행사를 윤 4월로 연기했다.

전국선원수좌회의 하안거 입제일 연기는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에 한국불교 수행전통 문화 유지와 함께 국민 건강을 우선해야 한다는 수행자들의 지혜가 반영된 것이어서 의미를 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