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란 절대자에게 빌고 비는 것...불교는 깨침의 종교"

2020-07-27     도정 스님
제주

 

기도란 무엇인가. 절대적인 존재에게 빌고 비는 것이 기도라고 한다. 한국불교에서는 언제부터인가 기도라는 단어가 일상화가 되었다.


불교 이전 인도는 힌두교가 주류였다. 힌두교의 시바신 비쉬누신 등이 약사여래 관세음보살 미륵보살 지장보살 등으로 수용 표현된 것으로 보인다. 이들 보살사상은 대승불교 탈을 쓰고 슬그머니 중국을 거쳐 한국으로 유입된 것으로 짐작된다.

보살신앙의 내용은 현재의 아픔을 낫게 해달라거나, 근심 걱정 등, 어려움을 해결해주고 소원을 이뤄달라거나, 죽어서 극락세게로 인도하게 해달라는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절집에서 기도라는 말을 일상적으로 쓰는데 한몫 한것은 1970년대 무당들이 절에 왔다갔다 하면서 부터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무당이 굿하는 날짜를 잡았는데 비가 온다고 해서 야외에서 할 수 없고 날도 변경할 수도 없고 난감했다고 한다. 무당 격도 높이고 고래등 같은 기와집에서 품격 있는 스님들과 어깨를 나란히 천도재를 지낸다고 하면 될 것 같아 "큰스님 큰스님" 하면서 시주도 크게 하니 스님들은 무당이 절에 큰 수입원이라고 생각하여 잘 대접해줬다고 한다. 이런 일이 이절 저절 자주 있다보니 저절로 100일기도 1000일기도 산신기도 용왕기도 입시기도 줄줄이 생겨났다는 것이다..

심지어 부처님께 올리는 불공도 사시(오전9시 부터 11시)불공, 축원이라고 부르던 것을, 언제부터인가 사시기도라고 부르게 됐다. '사시기도'라도 부르는 승려가 점점 많아지는 것을 보면 부처님을 신으로 여기고 불상도 더 크게 조성하고, 대웅전도 더 크게 짓는 것 같아 슬프다.

이견이 있을 수 있지만, 항해하다 조난 당했을 때 "관세음보살"을  일심으로 부르면 관세음보살이 나타나 손을 내밀어 구제해 준다는가, "지장보살"을 일심으로 부르면 죽은 자가 극락세계로 인도된다든가 하는 방식이 그 근거라 할 수 있다.

경전에서 어떤 신을 믿는 바라문이 강가에서 목욕 재계하고 어머니 시신을 높이 들고 "불의 신이시여! 우리 어머니 극락세계로 인도하게 해 주옵소서"라고 기도하면서 부처님계 이 기도로 어머니가 극락세계로 가게 되는지를 물었다.

부처님은 답했다. "호수에 돌을 던져놓고 '돌아 돌아 물 위에 떠올라라 떠올라라' 라고 기도하면 물위에 떠오르는가? 버터나 기름을 물에 부어 놓고 '버터야 기름아 물 밑으로 가라앉아라 물 밑으로 가라앉아라' 라고 기도하면 가라 앉는가?"  이에 바라문은 "그렇지 않을겁니다" 라고 답했다는 이야기이다.

부처님은 신이 아니고 인간으로 태어나 6년 고행하시고 깨달음을 얻었다. 부처님이 설한 불교는 자신도 깨어나고 다른 사람도 깨어나게 해야하는 깨우침의 종교이다. 지금 한국불교에서 과연 그렇게 하고 있는가? 혹 스님들이 신도들을 깨어나지  못하게 하고 있지는 않는지 곱씹어 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