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활자 초주갑인자·천문시계 ‘일성정시의’ 등 실물 공개

국립고궁박물관·수도문물연구원 연말까지 ‘인사동 출토 유물 공개전’

2021-11-02     이창윤 기자

조선 전기 금속활자 1600여 점과 중종 30년(1535) 4월에 주성된 동종, 세종 대에서 중종 대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자동물시계 부품 주전(籌箭), 세종 대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천문시계 일성정시의(日星定時儀) 부품, 중종 대에서 선조 대에 제작된 소형 화기 총통(銃筒) 등 지난 6월 서울시 종로구 인사동 피맛골에서 출토돼 화제가 되었던 조선시대 금속유물이 출토 5개월 만에 일반에 공개된다.

국립고궁박물관(관장 김인규)은 “(재)수도문물연구원(원장 오경택)과 함께 11월 3일부터 12월 31일까지 박물관 1층 기획전시실 Ⅱ에서 ‘서울 공평구역 제15·16지구 도시환경정비사업부지 내 유적(나 지역)’ 발굴 금속 유물 1755점을 모두 선보이는 ‘인사동 출토 유물 공개전’을 개최한다.”고 2일 밝혔다.

‘인사동 출토 유물 공개전’은 1부 ‘인사동 발굴로 드러난 조선 전기 금속활자’와 2부 ‘일성정시의와 조선 전기 천문학’으로 구성됐다.

1부에서는 ㅭ, ㆆ, ㅱ, ㅸ, ㆅ 등 훈민정음이 창제된 15세기에만 쓰인 동국정운식 금속활자와 어조사 역할을 하도록 두 글자를 하나의 활자에 연결해 표기한 연주활자(連鑄活字), 처음으로 확인된 가장 이른 시기의 조선시대 금속활자 갑인자 등 발굴 당시 화제를 모은 금속활자를 소개한다.

출토된 금속활자 1600여 점 중 주조시기가 확인된 것은 초주갑인자〔세종 16년(1434) 주조〕 48점, 을해자〔세조 1년(1455년) 주조〕 42점, 을유자〔세조 11년(1465) 주조〕 214점 등모두 304점이다. 이들 활자는 갑인자로 인쇄한 국립고궁박물관 소장 《근사록(近思錄)》과 을해자로 인쇄한 서울역사박물관 소장 《능엄경 언해》, 을유자로 인쇄한 호림박물관 소장 《원각경》에서 주조 시기를 확인했다.

전시에서는 《근사록(近思錄)》에서 확인된 ‘火’, ‘陰’ 두 글자와 형태, 모양이 같은 활자 48점을 골라 책자와 함께 전시했다.

박물관은 관람객이 금속활자를 더 잘 볼 수 있도록 확대경과 사진을 담은 휴대용 컴퓨터를 비치했으며, 주조를 담당했던 ‘주자소 현판’과 조선 시대 활자 주조의 연혁이 적혀 있는 ‘주자사실 현판’도 함께 공개했다.

2부에서는 조선 전기 과학기술을 알려주는 유물들을 소개한다. 그동안 기록으로만 확인되다가 처음으로 실물이 출토된 주야간 천문시계 ‘일성정시의(日星定時儀)’와 직사각형에 일정한 간격으로 구멍이 뚫려 있는 자동 물시계 부속품 ‘일전(一箭)’, 연대가 확실한 승자총통(1583년) 1점과 소승자총통(1588년) 7점, 중종 30년(1535) 4월에 조성된 ‘가정십사년(嘉靖十四年)’명 동종 파편, 정륭원보·조선통보 등 금속화폐 등을 소개했다.

전시에서는 일성정시의의 사용 방법을 알 수 있도록 해시계인 ‘소일영’(小日影)을 함께 전시했다. 소일영은 눈금표가 새겨진 둥근 고리와 받침대, 석제 받침대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번 전시에서 처음으로 전체를 한꺼번에 공개한다.

박물관은 전시 이해를 돕기 위해 도록과 온라인 콘텐츠를 제공한다. 도록은 국립고궁박물관 누리집에서 내려 받을 수 있다. 11월 둘째 주부터는 인사동 발굴 이야기를 담은 영상과 전시해설 영상 각 1편을 문화재청과 박물관 유튜브 채널로 제공하고, 전시실 전경과 유물설명, 사진을 제공하는 가상현실(VR) 콘텐츠도 제작해 공개할 예정이다.

 


※ 이 기사는 제휴매체인 <불교저널>에도 실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