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오래된 목불’ 해인사 비로자불 2점 국보 승격

2022-10-26     이창윤 기자
국가지정문화재

현재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 불상이 국가지정문화재 보물에서 국보로 승격 지정됐다.

문화재청(청장 최응천)은 10월 26일 “‘합천 해인사 법보전 목조비로자나불좌상 및 복장유물’과 ‘합천 해인사 대적광전 목조비로자나불좌상 및 복장유물’을 국가지정문화재 국보로 지정한다”고 밝혔다.

지금은 대비전으로 옮겨 봉안돼 있는 두 불상은 해인사가 창건된 지 얼마 되지 않은 9세기 후반에 조성됐다. 석굴암 불상을 연상시킬 정도로 조각의 완성도가 뛰어나다.

특히 성종 21년(1490) 불상을 중수할 때 추가로 납입한 전적, 직물 등 복장유물은 조선 초기 왕실 발원 복장유물의 대표적인 사례 중 하나로 평가된다. 이중 후령통은 16세기 《조상경(造像經)》이 간행되기 이전 복장물 종류와 넣는 절차가 이미 정립됐음을 알려주는 유물이다.

문화재청은 “해인사 창건 이후 오래지 않은 9세기 유물이라는 점, 해인사의 화엄사상을 대변하는 대표작품이라는 점, 복장유물로 불상의 중수 내력을 알 수 있는 점, 해인사와 조선 왕실과의 관련성, 복장유물 종류와 납입 절차의 기원을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뛰어난 학술적 가치가 인정된다”고 밝혔다.

국가지정문화재

문화재청은 이와 함께 ‘속초 신흥사 영산회상도’와 ‘상교정본자비도량참법’, ‘법화현론 권3~4’, ‘함안 말이산 45호분 출토 상형도기 일괄’을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지정했다.

‘속초 신흥사 영산회상도’는 강원지역에 몇 점 남아있지 않은 18세기 불화다. 영조 31년(1755) 수화승 태전 스님 등 화승 10명이 조성했다. 단정하고 섬세한 인물 묘사, 정확한 좌우 대칭의 배치, 안정된 수직 상승구도의 원근법 등 예술적으로도 뛰어나다는 평가다. 한국전쟁 와중에 미국으로 유출됐다가 2020년 환수됐다.

속초

‘상교정본자비도량참법’은 모두 4건이다. 고려대와 동국대, 계명대, 전남대가 각각 권1~5, 권4~6, 권4~7, 권6을 소장하고 있다. 모두 공민왕 1년(1352)에 조성한 목판으로 찍어낸 판본이다. 병풍처럼 접었다 펼 수 있는 접철 형태인 전남대 소장본을 제외하고는 모두 책자 형태다. 보물로 지정된 다른 ‘상교정본자비도량참법’보다 이른 시기에 인쇄됐고, 해당 권차 또한 유일해 희소성이 있다.

‘법화현론 권3~4’는 고려 숙종 7년(1102) 흥왕사 교장도감에서 판각한 것을 세조 7년(1461) 간경도감에서 보각해 간행한 판본이다. 현재까지 알려진 유일본이다. 고려시대 교장이 조선시대에 이어져 중수되고 간행되는 양상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로 평가된다. 또 중국 삼론종의 개조 길장(吉藏, 549~623) 스님이 삼론종 입장에서 《법화경》을 주석한 책이라는 점에서 법화사상 연구에도 중요한 자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