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에 전념할 때 세간의 희망 될 것”

2022-11-07     이창윤 기자

“위로는 한 조각 기와도 없고, 아래로는 송곳 꽂을 데도 없도다. 해가 지고 달이 떠도 알 수 없구나. 이 누구인가?”

조계종 종정 성파 스님의 11월 8일(음력 10월 15일) 임인년 동안거 결제를 앞두고 법어를 내렸다.

스님은 법어에서 결제 기간 동안 화두 참구에 매진할 것을 당부했다. 스님은 “삼동결제 동안에 총림대중이 산문 출입을 삼가며 결계를 하고, 포살과 자자를 하며 오직 화두참구의 일념으로 정진하는 수행전통은 부처님께서 권장하신 바”라며, “각자가 맡은 최소한의 소임으로 일을 줄이고 오직 정진에 전념할 때 우리는 불조와 시주의 은혜를 갚고 세간의 희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임인년 동안거에는 전국 100여 개 선원에서 2000여 명의 수좌가 결제에 들어갔다.

다음은 결제 법어 전문.

조계종

이 누구인가?

중봉 성파(대한불교조계종 종정)

上無片瓦(상무편와)요
下無卓錐(하무탁추)라.
日往月來(일왕월래)에
不知是誰(부지시수)오 噫(희)라.

위로는 한 조각 기와도 없고
아래로는 송곳 꽂을 데도 없도다.
해가 지고 달이 떠도
알 수 없구나. 이 누구인가? 아! 애닳다.

총림대중이 모여서 임인년 동안거 결제를 하게 되었도다.

삼동결제 동안에 총림대중이 산문 출입을 삼가며 결계를 하고, 포살과 자자를 하며 오직 화두참구의 일념으로 정진하는 수행전통은 부처님께서 권장하신 바이로다.

화두참구를 하는 이 한 물건이 무엇인가를 참구하여 사량분별이 끊어지고 진여의 본성이 확연히 드러날 때, 이를 일 마친 대장부라 하고 능히 공양받을 만한 이라고 하리라.

각자가 맡은 최소한의 소임으로 일을 줄이고 오직 정진에 전념할 때 우리는 불조와 시주의 은혜를 갚고 세간의 희망이 되리라.

天産英靈六尺軀(천산영령육척구)하니
能文能武善經書(능문능무선경서)로다.
一朝識破孃生面(일조식파양생면)하니
方信閑名滿五湖(방신한명만오호)로다.

하늘의 뛰어난 육 척의 몸을 낳으시니
문무에 능하고 경서도 잘 하도다.
하루아침에 본래면목을 깨달으니
바야흐로 부질없는 이름 천하에 가득함을 믿겠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