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들고 먹는 것이 곧 수행

진관사 사찰음식 축제…외신기자들도 웰빙음식 관심

2016-04-26     휴심정 이길우
 
봄이 오면 생명이 생동한다. 산과 들에서 겨우내 에너지를 머금고 기다렸던 나물들이 얼굴을 내민다. 봄나물은 신선하다. 그런 봄나물로 만든 음식은 인간에게 주는 또 다른 행복이다.
 사찰음식은 봄나물이 주인공이다. 사찰음식의 핵심인 나물이 일 년 중 가장 신선하고 맛이 좋을 때가 바로 4월이다. 수행하는 스님들에게 자연의 햇빛과 바람을 그대로 맞고 자란 건강한 농작물로 만든 사찰음식은 최고의 건강식이다.
 
 
 지난 16일 서울 진관사(주지 계호 스님)에서는 사찰음식 대축제가 열렸다. 각종 사찰음식을 연구하고 전수하는 진관사에서는 외국 사절과 신도들,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사찰음식을 보여주고, 직접 먹어보는 시간을 마련했다. 2천여명의 참가자들은 오랜 전통의 사찰음식을 접하며 조물주가 선사한 오묘하고 신비한 음식의 향연에 빠져들었다. 이날 행사에는 스리랑카와 미얀마 대사를 비롯해 영국 BBC, 독일 DPA, 중국 차이나TV, 일본 마이니치신문 등 주요 외신기자가 참석해 한국 전통의 사찰음식을 음미했다.
 
 
 사찰음식은 육식을 금하고 오신채를 사용하지 않으며 오후 불식을 지켜가는 전통이 있다. 오신채는 불가에서 금하는 다섯 가지 채소로, 부추, 파, 마늘, 흥거, 달래이다. <능가경>에서는 강한 향을 풍기는 이들 재료는 “악취가 나서 깨끗하지 않으므로 성인의 도를 장애한다.
 
 
  또한 세간의 사람과 하늘의 청정한 곳까지도 장애가 되거늘, 하물며 모든 부처님 정토의 과보이겠느냐.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고 착한 업을 손상시키며 모든 허물을 내게 한다”고 한다. <범망경>에서는 “오신채를 날로 먹으면 성내는 마음을 일으키고 익혀 먹으면 음심(淫心)을 일으켜 수행에 방해가 된다”고 했다.
 
 
 사찰음식은 수행의 한 방편이기도 하다. 초기 불교에서는 식물도 불성이 있어 수행자들은 직접 나물을 채취하거나, 요리를 하지 않았다. 오직 탁발로 음식을 공급했다. 나물을 캐는 이들은 자신이 쌓은 나쁜 업보를 음식을 만들어 스님에게 공양하는 것으로 상쇄하며 착한 업을 쌓는다고 믿었다. 이제 한국의 사찰음식은 웰빙음식으로 세계적인 건강식으로 이름나고 있다. 진관사에서는 사찰음식 연구소와 전수관을 지어 사찰음식 전문 사찰로 자리잡고 있다.

*이 글은 휴심정과의 제휴에 의해 게재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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