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 은행주공 재건축, 준법홍보? 하지만 속내는?

2018-11-15     김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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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소재 은행주공은 12월 2일 시공사 선정을 앞두고 있다. 입찰에는 GS건설/HDC현대산업개발과 대우건설 두 곳이 참여했다. 그러나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의 개정여파 및 최근 연이은 재건축비리사건 등의 여파로 분위기는 예전과는 전혀 달리 매우 조용하게 진행되고 있다.

조합관계자는 ‘시공사의 공정한 경쟁을 유도하기 위해 개별 홍보를 금지하고 있으며, 시공사 총회는 정비업체에서 대행할 것’이라며 오히려 조용한 수주전이 조합원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나 단지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우선 지난 11월 14일 대의원회가 열린 조합사무실 근처에 검은 양복을 입은 사람들이 나타나 조합사무실 주위를 배회하다 항의하는 주민들에 의해 자리를 피했다. 그것도 잠시 다시 렌트 차량을 타고 나타나 조합사무실로 올라가는 사람들을 계속 감시하는 듯 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이런 상황은 15일에는 더욱 심해져 단지 곳곳에 차량을 세워두고 차안에서 지나가는 사람을 감시하거나 사진 촬영을 하는 일들이 생기면서 지역 주민과의 마찰이 커지고 있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예전 90년대 재개발 수주판을 보는 것 같다”면서 “특정 업체에서 동원한 건장한 체격의 사내들이 동네를 배회하면서 공포분위기를 연출하면 시공사의 홍보과장(OS)의 겁을 먹고 활동을 못하게 되고 이 틈을 타서 다른 홍보과장(OS)들이 홍보를 하거나 서면을 받곤 했다”면서 2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그런 일이 되풀이된다면 코메디도 이런 코메디가 없다라고 비판했다.

또 다른 현상은 SNS를 통한 간접홍보다. 14일 대의원회가 열리는 도중 한 조합원이 전체 조합원을 대상으로 카톡방을 개설한 일이 있었다. 통상적인 것이라면 아무 문제도 되지 않을 테지만 다수의 조합원이 참여하고 있는 소통공간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조합원을 구분하며 가입을 유도하고 있으며 그것도 통별로 각기 다른 단톡방을 개설하는 등 조직 선거를 뺨치는 듯한 활동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조합에 정보공개를 해서 얻는 조합원들을 상대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카톡방에 올라오는 내용들은 특정 시공사와 특정 여론을 조작하기 위한 것으로 오해될 수 있는 글들이 절대 다수를 이루고 있다.

이에 대해 경찰관계자는 ‘재건축에 대한 수주관련 비리가 점점 치밀해지고 있어 수사에 어려움이 많다. 그러나 사회적 분위기가 예전과는 다르기 때문에 조합원들이 그런 검은 유혹에 빠지거나 조작된 여론에 호도되지 않으려는 의식 또한 강해지고 있다’면서 혹 되풀이될지 모르는 재건축 수주비리에 대해 경계심을 늦추지 말 것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