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무원장 '읽기'에 종회의장 탄핵 예고

"퇴진하라" "조용히 하라" 고성 속 난장판 된 태고종 연두교서 설명회

2019-01-25     조현성 기자

한국불교태고종 편백운 총무원장이 제도개혁을 빌미로 시간벌기를 시도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개헌 정국으로 탄핵 위기를 모면하려 했던 것과 비슷한 모습이다.

편 원장의 제도개혁 설명회가 일방적 읽기로 끝나면서 종도들은 분노했다. 태고종 비전을 발표하겠다는 자리는 편 원장의 실정을 성토하는 장이됐다. 중앙종회의장은 3월 종회에서 편백운 총무원장 불신임안을 상정할 것을 약속했다.

한국불교태고종 총무원(총무원장 편백운)은 25일 한국불교전통문화전승관 3층 대불보전에서 '2019년도 연두교서 의견청취 및 설명회'를 개최했다.

행사는 시작부터 종도들의 반발에 부딪혔다. 중앙종회 특별감사위원회 위원장 법담 스님은 '연두교서' 용어 잘못을 지적했다. '교서'는 윗사람이 아랫사람에게 지시하는 뜻을 담고 있다는 이유이다.


의견 청취? 총무원장 혼자 읽기만

편백운 총무원장은 배포된 인쇄물에 담긴 내용을 읽었다. 10여 분 쯤 지나 종도들이 항의했다. 다수가 "유인물로 대체하자"고 외쳤지만 편백운 원장은 듣지 않았다.

편백운 원장은 "여기는 종회가 아니다. 종회 회의나 유인물로 대체한다" "조용히 하라. 앉으라"면서 계속 원고를 읽었다.


총무원 권력 강화가 제도개편 핵심 

편 원장이 '연두교서' 가운데 종단 삼권분립을 허물겠다는 뜻이 담긴 '권력구조 개편과 제도개혁' 부분을 읽을 때도 고성이 오갔다. 연두교서는 규정부 초심원 호법원 등 사정기관 강화, 중앙종회 무용론 등이 담겼다.

편 원장은 2019년을 '도전과 모험의 해'로 삼아서 10개월 동안 제도개혁 의견 수렴을 하겠다고 했다.


10개월 의견정취? 탄핵 방패 시간끌기

종회 특별징계심의위원회 위원장 지담 스님은 "종법이 종법 같지 않아서 지키지 않고 있는 것이냐"고 했다. 스님은 "10개월이면 이번 종회의원 임기가 끝난다. 시간을 벌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대중 사이에서는 "총무원장은 내려놓을 줄도 알아야 한다" "고작 저것을 들으려고 여기에 왔느냐" "의견 청취라면서 총무원장이 자기 말만 하고 있다. 언제 종도들의 소리에 귀 기울여 준적 있느냐"는 말들이 쏟아졌다.


나가는 편백운에 "대화하자" 공허한 외침
 
편백운 원장은 40여 분 만에 10페이지짜리 원고를 읽고 사홍서원을 하고는 대불보전을 나갔다. 종도들은 편 원장 뒷통수에 "토론하자" "대화하고 싶다" "소통하자더니 이게 소통이냐"고 했다.

호법원장 지현 스님은 "총무원에서 '고견을 청취한다'며 오늘 행사 참석 독려 공문을 보냈다. (편 원장이 자기 원고만 읽은 것을 보니) 공문 갖고 장난을 쳤다"고 했다.


3월 종회에 편백운 원장 탄핵안 상정

중앙종회의장 도광 스님은 "편 원장에게 '오늘은 종도들을 설득할 좋은 기회이다. 함께 가서 대화하자'고 했지만 거절 당했다. 3월 종회에 총무원장 탄핵안을 상정하겠다"고 했다.

중앙종회 법사분과위원회 송헌 스님은 편백운 원장의 연두교서를 "태고종을 말살시키려는 도전과 모험, 삼권분립 상호견제 민주운영 원리를 깨고 태고종을 전복시키려는 음모"라고 했다.


한편, 행사에 앞서 전북교구종무원 소속 종도 50여 명은 총무원청사 앞 1인 시위 중인 호성 스님을 응원하고, 편백운 총무원장의 잘못된 종무행정을 비판하는 시위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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