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옮긴 청와대 불상 경주로

경주시 등 "이거사터 복원 때까지 국립경주박물관에"

2019-01-29     조현성 기자

보물 제1977호 청와대 불상(경주 방형대좌 석불좌상ㆍ사진)을 원위치로 돌리는 노력이 본격화됐다.

경주시와 의회, 경주문화재제자리찾기시민운동본부가 지난해 11월 구성한 민관추진위원회는 29일 국회와 청와대 문화재청을 찾아 불상을 하루빨리 경주로 반환해 달라는 탄원서를 제출했다.

위원회는 "지금 청와대에 있는 불상은 신라가 통일을 이룩한 뒤 문화와 예술이 최고로 발달해 불국사와 석굴암 같은 세계적 걸작품이 조성되던 시기의 작품"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10월 <신라사적고>에서 불상 위치가 이거사 터임을 알려주는 내용이 발견된 것을 근거로 "도지동 이거사터에 있다가 청와대에 자리하기까지 연유를 살펴보면 너무나 참담하고 부끄러우며 죄스럽기 이를 데 없다"고 했다.

위원회는 "불상을 경주로 돌려주신다면 경주시와 시민은 환원의식을 전 국민의 축제로 치르겠다. 예산을 넉넉히 마련해 이거사터를 매입한 뒤 발굴·정비해 훌륭한 불전에 불상을 모시겠다. 그때까지는 국립경주박물관에 모셔두고 전 국민이 관람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청와대 불상은 9세기 조성한 것으로 추정된다. 석굴암 본존불을 닮은 높이 108㎝, 어깨너비 54.5㎝, 무릎 너비 86㎝로 풍만한 얼굴과 약간 치켜 올라간 듯한 눈이 특징이다.

이 불상은 1912년 조선총독 데라우치 마사타케가 경주에서 본 뒤 이듬해 남산 총독관저로 옮겼다. 이후 1930년대에 청와대에 새 총독관저를 지으면서 다시 옮겨졌다. 1974년 서울시 유형문화재로 지정됐다가 지난해 4월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지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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