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응 스님] 구두선 국태민안

2019-08-09     법응 스님/불교사회정책연구소장

절기가 입추(立秋)다.

폭염도 계절의 변화 앞에 수그러들 것이다.
그러나 불타는 동북아의 화마는 수그러들 조짐이 안 보인다.

한일 간 무역 갈등, 남북 간 군사갈등, 북미 간 핵․미사일 갈등, 한중 간 사드 갈등, 일중 간 영토 갈등, 미중 간 무역 군사 갈등으로 동북아가 불타고 있다.
무엇보다 대한민국이 보수와 진보로 분열되고 경제와 국가안보가 적신호다.

국가적 위기의 현안이 연속됨에도 불교가 보이지를 않는다.

한국불교가 대승불교라는 말이 무색하다.
불교가 이천년 가까이 뿌린 내린 국가임에도 불교적 노력이 전무하다.

혹자는 국가의 이익과 이념적 갈등이 첨예하게 대두되는 전쟁터인데 불교가 할 일이 무엇이냐며 빈정거릴지 모르나, 모두가 사람이 하는 일이고 ‘천하태평’과 자비, 화쟁을 서원하는 한국불교다.

기도를 해서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으며 그것이 전부라고 한다면 불교가 아니다.
그렇다면 원효나 서산, 만해가 기도나 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어느 한사람 영웅이 필요한 시대가 아니다.

한중일불교가 정례적으로 교류를 하고 있다.

한중일의 승려들이 만나서 밥 먹고 약효 없는 논단이나 벌린다면 불필요한 행사다.
조직으로서 한국불교를 대표하는 조계종이 노력을 보여야 한다.

한일불교교류협의회를 열어서 한일 간의 갈등에 대해 해법을 모색해 보아야 한다.
종단의 화쟁위원회도 움직여야 한다.
종단이 한일 간 화해의 물꼬를 터주려는 노력이 절실하다.

불교(종단)가 할 일을 제대로 할 때 출가자도 불자도 증가할 것이다.
한국불교를 책임진 스님들은 스스로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
우리가 정작 두려워하는 것은 무능하고 죽은 지도자의 세상이다.

법응 스님/불교사회정책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