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양우 장관 국감 답변에 “본색 드러나...사퇴하라”
박양우 장관 국감 답변에 “본색 드러나...사퇴하라”
  • 조현성 기자
  • 승인 2020.10.29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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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인 1356명 “장관이 CJ사외이사와 장관직 구분 못해”
사진=문화체육관광부
사진=문화체육관광부

 

박양우(사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대기업의 상영과 배급 겸업, 수직계열화는 자본투자로 한국영화의 국제경쟁력을 진흥시키는 긍정적 측면이 있다는 취지로 국정감사 질문에 답변했다가, 영화인들로부터 거센 사퇴 요구를 받고 있다.

박 장관은 27일 국정감사에서 유정주 의원(민주당)으로부터 “(영화의 상영과 배급의) 수직계열화가 한국영화산업의 확장과 다양성을 가로막고 획일화된 장르, 중소제작사들의 발전과 국민의 다양한 볼거리 수요를 침해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질문을 받았다. CJ와 롯데가 배급 시장에서 58.1%, 상영 시장에서 78.6%를 점유하고 있다는 배경에서다.

박 장관은 “기본적으로 상영배급 겸업 문제는 다양성에 관한 문제도 있지만, 자본투자를 통해서 국제경쟁력을 진흥시킨다는 측면도 있어서 굉장히 논란이 많다”고 했다.

이어서 “그런 측면에서 어느 것이 좋다 나쁘다는 분명히 논란이 있기에 심도 있게 논의해봐야 한다. 다만 불공정행위는 면밀히 파악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와 개선할 부분은 개선하겠다. 독과점 문제는 우리가 관심을 갖고 있다”고 답했다.

이와 관련, 임권택·이창동 감독과 배우 안성기·정우성·문소리 등 영화인 1356명이 참여한 영화산업 구조개선 법제화 준비모임(이하 준비모임)은 29일 규탄 성명을 내고 박양우 장관 사퇴를 촉구했다.

준비모임은 “산업자본의 축적을 통해 국제경쟁력을 진흥한다는 발상은 문화 예술의 속성에 대한 무지에서 오는 것이며, 거꾸로 일국의 문화 역량을 궤멸시킬 수 있는 위험한 인식”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BTS가 이룬 전대미문의 세계적인 성공은 대기업의 기술력, 영업력, 자본력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순전히 방시혁 프로듀서의 ‘빅히트 엔터테인먼트’라는 중소기업과 BTS 구성원들의 재능과 노력에 의해 달성한 것이라고 했다.

영화 ‘기생충’도 비록 CJ 자본이 투입되긴 했지만 봉준호 감독과 작가, 제작자, 배우들, 촬영감독, 미술, 편집, 음악 등등 영화인 개개인의 재능과 노력이 결집된 산물이다. CJ가 아닌 다른 중소 투자배급사나 금융기관에서 투자했다고 하더라도 ‘기생충’은 단 한 씬도 달라지지 않는다고 했다.

영화인들은 박양우 장관 인선 당시 그가 CJ ENM에서 오랫동안 사외이사로 몸담았던 전력을 들어 반대했었다.

준비모임은 “당시의 우려가 사실로 확인됐다. 박 장관은 장관 인사청문회 당시에는 ‘중소제작자들의 권익이나 입장이 반영돼야 한다고 본다. 제작, 투자, 배급, 상영의 전체적인 생태계가 균등하게 갈 수 있도록 유념하겠다’고 답했다가 말을 바꿨다.

본색을 드러낸 것”이라고 했다.준비모임은 “박 장관은 문재인 정부의 장관으로서도 실격이다. 문화에 문외한 박양우 문화부 장관은 즉각 사퇴하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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