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조사상연구원 다음달 7일 줌으로 월례 학술회의
보조사상연구원 다음달 7일 줌으로 월례 학술회의
  • 이창윤 기자
  • 승인 2021.04.16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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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조사상연구원(원장 김방룡)은 5월 7일 오후 2시 화상회의 앱 줌(Zoom)으로 ‘제136차 정기 월례 학술대회’를 개최한다. 초대 링크는 ‘http://zoom.us/j/97631576100’이며, 회의 ID는 ‘76 3157 6100’이다.

이날 월례 학술대회에서는 △비교종교학으로 본 초기 선종의 수행과 근대 불교학의 수행연구 - 《돈오입도요문론》을 중심으로(강지언·서울대 / 논평 마해륜·고려대) △불교와 자연, 그리고 불교경제학 - 포스트코로나시대의 과제를 중심으로(김성옥·동국대, 이상호·동국대 / 논평 이명호·중앙승가대) △순천 송광사 천진암 목조아미타여래좌상과 조각승 석삼(최선일·문화재청 / 논평 신해·동국대) 등 주제발표가 있을 예정이다.

다음은 보조사상연구원이 배포한 각 주제발표문 개요.

■ 강지언(서울대) ‘비교종교학으로 본 초기 선종의 수행과 근대 불교학의 수행 연구 - 《돈오입도요문론》을 중심으로’

불교철학자 데이비드 로이(David Loy)는 서양 종교 연구에 내재한 이분법적 틀로는 비이원적 동양 종교를 제대로 파악할 수 없다고 주장해왔다. 그가 말한 비이원적 종교 중 하나가 동아시아 불교이며, 특히 불이(不二)를 지취로 하는 선종이 그 대표적인 예에 해당한다. 근대 불교학은 근대 서양의 종교학의 토대 위에 성장했다. 그렇다면 불교학이 수용한 서양의 이분법적 틀에는 무엇이 있을까? 본 연구는 수행을 개인의 관찰가능한 행위로 보는 자연과학적 사고에서 발전한 서양 종교학과 이를 이어받은 근대 불교학의 수행 연구를 비판적으로 검토해보고자 한다.

《능가사자기(楞伽師資記)》에서부터 알 수 있듯이 초기 선종은 리사불이(理事不二), 체용불이(體用不二)의 입장에서 수행을 마음(心)의 측면으로 전환시켰다. 즉 수행의 핵심을 내적 태도에 둠으로써 모든 것이 수행이 될 수 있도록 수행의 맥락을 변화시킨 것이다. 이같은 의미 변화는 선이 동아시아 불교를 대표하는 종파로서 번성하게 한 원동력이었다. 수행에 대한 선의 입장을 대표적으로 알 수 있는 문헌 중 하나가 대주혜해(大珠慧海)의 진작으로 알려진 《돈오입도요문론(頓悟入道要門論)》이다. 《돈오입도요문론》은 좌선(坐禪)·선정(禪定)·바라밀(波羅蜜) 등 여러 행법을 마음의 측면에서 말하며 행주좌와(行住坐臥), 즉삶 전체가 수행이자 수행이 되어야 함을 설하고 있다.

반면 서양의 종교 연구는 그리스도교와 계몽주의에서 세워진 근대적 사고에서 시작되었다. 중세까지 유럽인들의 삶을 지배해왔던 그리스도교에서는 세상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들이 신의 뜻이라고 하는, 정신과 현상의 일원론(一元論)을 따랐다. 이후 그리스도교와 분리된 학문 연구가 본격적으로 발달하면서 뉴턴(Newton)과 데카르트(Descartes)에 영향을 받은 자연과학적 태도가 근대 사상을 형성하였다. 종교 연구를 예로 들면 정신과 현상을 둘로 나누고, 관찰 가능한 현상(phenomenon)만을 주요 연구 대상으로 삼는 것이다. 이러한 틀에서 수행은 개인의 관찰되는 행위로 파악되었고, 각각의 행위는 각기 다른 수행으로 여겨졌다.

이는 선의 수행과 큰 차이를 보인다. 예를 들어 《돈오입도요문론》에 따르면 어떤 일을 하건 좌선선정을 할 수 있으며, 그렇게 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수행이다. 반면 근대 서양의 수행 연구에서 좌선선정은 앉아서 선정에 드는 행동으로서 다른 행동과 구별되는 특정한 행위이다.

이러한 근대 서양의 현상 중심적 수행 연구는 근대 불교학에도 수용되었다. 조동종(曹洞宗), 임제종(臨濟宗) 일본의 선 사상가들이 선의 행(行)을 특정한 행위로 파악하며 지관타좌와 공안을 대표적으로 내세운 데에는 근대 서양의 영향도 배제할 수 없다. 일본 선 사상가들과 그들의 선 연구는 서양 학자 및 대중에게 널리 알려졌고 그 결과, 명상이야말로 선의 핵심적인 수행이며 그 외의 수행은 선이 제도종교로 형성되는 과정에서 생겨난 부차적인 것이라는 인식이 자리 잡았다. 또한 서양과 일본의 선 서적이 수입되면서 선 수행에 대한 한국인의 관점 또한 변화하고 있다.

수행을 하나의 특정한 행위로 보고, 다른 행위와 구분하는 것은 초기 선사들이 말한 사상(事相)에 해당하며, 선종은 초기에서부터 특정한 행위와 그 행위의 결과에 대한 집착에 서 벗어나야 할 것을 강조하였다. 따라서 일부 근대 선 수행 연구는 선에서 타파하라고 말한 그 상(相)으로서 선을 해석해온 셈이다. 이것이 로이가 말한 서양 종교 연구의 한계를 드러내는 예이다. 그러므로 선 연구뿐 아니라 선에 대한 현대의 이해를 바로잡는 데에도 근대 불교학의 선 연구에 내재해 있는 이분법적 개념과 틀에 대한 비판적인 검토가 필요하다 할 수 있다.

■ 김성옥·이상호(동국대) ‘불교와 자연, 그리고 불교경제학 - 포스트 코라나 시대의 과제를 중심으로’

우리는 지구 온난화, 미세 먼지 등 다양한 환경문제에 직면해 있다. 이것은 인간이 파괴한 자연환경이 인간에게 복수(?)하는 문제라는 점에서, 자연환경에 국한된 문제라기보다 인간 혹은 사회의 문제에 가깝다. 그러므로 이것은 인간과 자연의 관계, 즉 생태계 차원의 문제로 접근할 때 비로소 이해가능하다. 이른바 ‘코로나 19’로 불리워지는 인수공통감염병(人獸共通感染病) 위기 또한 여기에 해당된다. 이 위기는 2019년 말 이후 빠르게 확산되면서 인류 사회 전반에 심각한 위기를 야기하고 있는데, 그 이면에는 글로벌화(globalization)의 영향 외에 산업화나 도시화의 영향이 놓여 있다.

그러므로 코로나 위기는 우리에게 글로벌화에 대한 반성과 함께 인간의 자연파괴에 대한 반성까지 요구한다. 후자의 반성은 필연적으로 인간과 자연의 관계, 인간의 자연관에 대한 반성으로 이어지기 쉽다. 환경문제에 관한 논의에서, 인간과 자연의 이분법, 즉 주객이원론(主客二元論)이나 여기에 기초한 인간중심주의(anthropocentrism)가 종종 문제의 원인으로 언급되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여기서는 서양문명(특히 서양의 근대문명)이 생태계 위기의 주요 원인으로 언급되는데, 인간중심주의가 이 문명의 산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비서양 문명 또한 이 위기에 대한 책임에서 자유롭기 어렵다.

또한 코로나 위기나 기후변화 위기와 같은, 생태계 위기는 자본주의적 산업화와 무관할 수 없다. 자본주의는 자연을 오직 지배대상으로만 취급하며, 자연을 지배하는 정도(즉 경제성장수준)에 따라 사회가 발전한다는 경제주의적 진보관(이나 성장지상주의)를 통해 작동된다.

자본주의는 이러한 자연관, 진보관에 힘입어 문명과 야만의 이분법을 작동시키면서 문명의 야만 지배를 정당화하며, 그 결과는 자연과 식민지에 대한 거대한 정복 및 착취 과정으로 나타난다. 더구나 자본주의는 시장경쟁을 통해 작동되며, 경제주의적 진보관이나 여기서 비롯된 일방적인 자연지배관 또한 치열한 시장경쟁의 영향에서 자유롭지 않다. 이는 곧 자본주의 사회의 진보관이나 자연관에서 벗어나기가 쉽지 않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는 곧 오늘날 생태계 위기를 이해하고 그 해법을 모색하기 위해서는 인간의 자연지배나 여기서 비롯된 인간중심주의만이 아니라, 자본주의 경제구조의 특징까지 분석할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

이 글은 바로 이러한 맥락에서 불교와 불교경제학의 생태주의적 가능성을 모색하기 위한 시도이다.불교와 불교경제학은 자리와 이타의 조화라는 중도 정신을 강조하는데서 그치지 않고, 자본주의 경제를 작동시키는 경제주의적 진보관이나 여기서 비롯된 일방적인 자연지배 관점을 극복할 수 있는 지혜까지 제공할 수 있을 것인가? 불교 혹은 불교경제학의 가르침은 개인에게 독특한 정신적 태도를 요구하지만, 과연 이러한 태도만으로 시장경쟁을 통해 작동되는 경제주의적 진보관이나 성장지상주의의 무서운 질주를 제어할 수 있을 것인가? 이것들은 모두 불교와 불교경제학의 생태주의적 가능성 혹은 불교생태학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만나게 되는 질문일 것이다. 그렇지만 안타깝게도 불교생태학 연구에서 자본주의에 경제구조의 특징과 관련된 문제의식과 분석은 거의 찾아보기 어렵다. 이는 곧 불교의 생태주의적 가능성 혹은 불교생태학을 연구할 경우, 생태계의 위기의 원인인 자본주의 사회를 분석하고 이 사회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들을 불교 관점에서 어떻게 찾아낼 수 있을 것인가가 가장 중요한 과제로 제기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 글은 바로 이러한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불교와 경제학의 자연관을 비교하면서, 슈마허의 불교경제학을 통해 불교생태학 혹은 불교의 생태주의적 가능성을 찾아보는 방식으로 진행될 것이다.

■ 최선일(문화재청) ‘순천 송광사 천진암 목조아미타여래좌상과 조각승 석삼’

조선후기 불교조각사 연구는 제작시기를 알 수 있는 기년명 불상을 중심으로 개별 조각승의 활동과 계보 및 불상 양식을 밝히고 있다. 조각승 석삼(釋森)은 기존 순천 송광사 광원암 목조아미타여래좌상(1624년)과 송광사 소조사천왕상(1628년) 조성에 참여한 스님 정도로 알려져 있었다. 그러나 순천 송광사 천자암 목조아미타여래좌상에서 발견된 조성발원문을 통해 조각승 석삼이 1640년 8월에 전라도 낙안군에 살았던 박명길(朴命吉)이 돌아가신 어머니를 위하여 제작한 목조아미타여래좌상을 주도적으로 제작했음이 밝혀졌다.

따라서 송광사 천진암 목조아미타여래좌상은 17세기 중반 불교조각사 연구에서 기준 작으로, 이를 통해 불상 제작을 주도한 석삼이나 학한의 활동이나 조각승 계보 및 양식적인 특징을 최초로 접근해 보고자 한다.

※ 이 기사는 제휴매체인 <불교저널>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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