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 편향적 수어 등 개선이 이루어져야
종교 편향적 수어 등 개선이 이루어져야
  • 조계종 조계사 장애인전법팀 원심회
  • 승인 2021.06.14 2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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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 조계종 조계사 장애인전법팀 원심회 논평

지난달 하순 국무회의에서 ‘장애인복지법 시행령’ 일부 개정령안이 의결되었다. 의결된 내용 가운데에는 「각종 기념일 등에 관한 규정」에 지정된 모든 기념일에 수어통역이 제공해야 한다는 내용도 있다.

2016년 ‘한국수화언어법’이 만들어진 후 장애인단체의 노력으로 국회와 정부 부처에 이어 공공행사에 수어통역사를 배치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법령의 개정으로 기념일 행사에 모두 수어통역이 제공되게 되었으니 수어를 사용하는 청각장애인들로서는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그럼에도 불자로서 우려들이 있다.

각종 기념일 행사에 빠지지 않고 진행되는 의식이 있다. 애국가 제창인데 불교를 믿는 청각장애인들은 수어로 된 애국가를 제창할 때마다 불편하다.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국립국어원이 발행한 애국가의 노랫말 “하느님이 보우하사~” 대목 때문이다.

기독교의 ‘하나님’은 우리가 전통적으로 사용해오던 용어를 차용한 것이다. 하지만 현재는 기독교에서 사용하고 있는 하나님은 ‘유일신’, ‘우주를 창조하신 분’ 등으로 고유명사로 사용한다. 반면 우리의 ‘하나님’은 ‘하늘에 계신 신’ 이라는 보통명사로 사용한다. 그럼에도 애국가에서는 ‘하느님’을 기독교에서 사용하는 수어인 ‘하나님’으로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과거 불교에 대한 무지 때문에 불교에 대한 부정적인 수어들이 많이 사용되었다. 스님을 ‘대머리’로 표현한다던가, 부처님의 수인을 ‘꼼짝 못하다’ 등으로 사용되었던 예가 그것이다. 1990년대 중반 이후 불교계에서 불교수어 제작이 진행되고, 2010년 국립국어원이 종교수어를 표준화하면서 이러한 경향은 거의 없어졌다. 그럼에도 애국가에서 보이듯 부지불식간에 특정 종교 색채가 강한 수어들이 사용되기도 한다.

수어에서 특정 종교 색채가 두드러지는 이유는 활발한 장애인 선교활동과 맥을 같이 한다. 그런 의미에서 불교계도 반성할 필요가 있다. 그럼에도 정부를 비롯한 공공기관은 공적 영역이므로 중립적인 수어사용의 책무가 있다. 따라서 정부는 애국가 등 특정 종교에 치우친 수어 등 소수 언어에 대한 개선 작업은 반드시 해야 한다.

불기2565년(2021년) 6월3일
대한불교조계종 조계사 장애인전법팀 원심회
서울시 종로구 우정국로  45-19  조계사교육관 내
전화  02-720-4528, 홈페이지 http://www.wonsi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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