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재민의 부르지 못한 노래] 18. 작은 행복
[전재민의 부르지 못한 노래] 18. 작은 행복
  • 전재민 시인
  • 승인 2021.07.12 10: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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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운 여름 날

달콤한 아이스크림 같은 바람이

이마를 스쳐지나갈 때

배고픈 노숙자가

얼마나 맛있는데 너도 한 번 먹어봐 라며 권하는

숲 한 그릇처럼 입가에 미소를 지을 때.
 

#작가의 변
행복도 전염이 된다. 물론 반대로 불행도 전염이 된다고 해서 행복 바이러스라 부른다. 더운 날씨에 바람이 주는 감미로움은 귀가에 들려오는 음악의 감미로움처럼 달콤하다. 그래서 산들 바람에 땀방울이 들어 갈 때 행복을 느끼게 된다. 물론 시냇물에 발 담그고 그 숲속의 시원함을 맛보았을 때도 마찬가지다.

밤새 배고팠던 노숙자가 무료 급식소 앞에 긴 줄을 서서 받아 든 빵 하나와 수프, 그리고 커피 한 잔이 주는 행복은 무슨 수프니라고 물어 본 내게 대답하는 그의 미소 속에 이미 답이 있었다.

삼보일배, 오체투지를 하는 티베트의 주민들을 촬영한 다큐멘터리를 봤다. 그들은 무엇을 위해서 저리도 열심일까? 불교의 발상지인 인도에서조차 사라진 불교가 그들의 마음에 자리하게 한 이유는 무엇일까? 많지도 않은 꽁보리를 볶아 가루를 내어서 그것을 야크 우유에 섞어 보리개떡을 만들어 먹고, 야크 우유 차를 마시는 그들의 삶에서 행복이란 무엇이며 그들의 삶속에 미소가 머무는 이유는 무엇일까 하고 말이다. 야크처럼, 물이 귀해 잘 씻지도 못할 환경에서도 그들이 마음의 중심에 불교를 두고 생활 속에 불교와 함께 살아가는 이유는 무엇일까 하고 말이다.

미니멀 라이프를 실천하고자 마음먹지 않아도 그리 살 수 밖에 없고, 일처다부제의 풍습 또한 풍족하지 못한 생활에서 살아 남기위한 수단의 하나라는 사실에 언뜻 이해가 되지 않으면서도 그렇게 모범적 신앙인으로 살아가는 그들에게 닥친 중국의 침략이라는 불행과 고속도로, 철도 등을 통해 개발이라는 명분으로 그들에게 다가오는 또 다른 불행을 그들은 어떻게 견디어 낼까하는 생각이 든다. 고층아파트를 짓고, 중국 식당들이 밀려 들고, 윤락의 거리가 생겨나고, 독실한 불교신앙으로 살아가는 그들에게 맛보이는 유혹을 과연 그들은 어떻게 이겨낼까? 달라이라마가 망명한 인도는 그들이 생활하는 티베트에서는 물리적 거리가 너무 멀다. 물밀듯 밀어 닥치는 문명이라는 이름으로 그들의 영혼까지 탈탈 털어 버리려는 한족의 침투로 거리의 최말단으로 신분으로 전락한 도시의 그들이 구걸로 살아가는 모습은 오늘날 그들과 비교할 때 풍족한 생활 속에서 우리의 신앙과 문명을 다시 생각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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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운 여름 날

달콤한 아이스크림 같은 바람이

이마를 스쳐지나갈 때

배고픈 노숙자가

얼마나 맛있는데 너도 한 번 먹어봐 라며 권하는

숲 한 그릇처럼 입가에 미소를 지을 때.
 

#작가의 변
행복도 전염이 된다. 물론 반대로 불행도 전염이 된다고 해서 행복 바이러스라 부른다. 더운 날씨에 바람이 주는 감미로움은 귀가에 들려오는 음악의 감미로움처럼 달콤하다. 그래서 산들 바람에 땀방울이 들어 갈 때 행복을 느끼게 된다. 물론 시냇물에 발 담그고 그 숲속의 시원함을 맛보았을 때도 마찬가지다.

밤새 배고팠던 노숙자가 무료 급식소 앞에 긴 줄을 서서 받아 든 빵 하나와 수프, 그리고 커피 한 잔이 주는 행복은 무슨 수프니라고 물어 본 내게 대답하는 그의 미소 속에 이미 답이 있었다.

삼보일배, 오체투지를 하는 티베트의 주민들을 촬영한 다큐멘터리를 봤다. 그들은 무엇을 위해서 저리도 열심일까? 불교의 발상지인 인도에서조차 사라진 불교가 그들의 마음에 자리하게 한 이유는 무엇일까? 많지도 않은 꽁보리를 볶아 가루를 내어서 그것을 야크 우유에 섞어 보리개떡을 만들어 먹고, 야크 우유 차를 마시는 그들의 삶에서 행복이란 무엇이며 그들의 삶속에 미소가 머무는 이유는 무엇일까 하고 말이다. 야크처럼, 물이 귀해 잘 씻지도 못할 환경에서도 그들이 마음의 중심에 불교를 두고 생활 속에 불교와 함께 살아가는 이유는 무엇일까 하고 말이다.

미니멀 라이프를 실천하고자 마음먹지 않아도 그리 살 수 밖에 없고, 일처다부제의 풍습 또한 풍족하지 못한 생활에서 살아 남기위한 수단의 하나라는 사실에 언뜻 이해가 되지 않으면서도 그렇게 모범적 신앙인으로 살아가는 그들에게 닥친 중국의 침략이라는 불행과 고속도로, 철도 등을 통해 개발이라는 명분으로 그들에게 다가오는 또 다른 불행을 그들은 어떻게 견디어 낼까하는 생각이 든다. 고층아파트를 짓고, 중국 식당들이 밀려 들고, 윤락의 거리가 생겨나고, 독실한 불교신앙으로 살아가는 그들에게 맛보이는 유혹을 과연 그들은 어떻게 이겨낼까? 달라이라마가 망명한 인도는 그들이 생활하는 티베트에서는 물리적 거리가 너무 멀다. 물밀듯 밀어 닥치는 문명이라는 이름으로 그들의 영혼까지 탈탈 털어 버리려는 한족의 침투로 거리의 최말단으로 신분으로 전락한 도시의 그들이 구걸로 살아가는 모습은 오늘날 그들과 비교할 때 풍족한 생활 속에서 우리의 신앙과 문명을 다시 생각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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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운 여름 날

달콤한 아이스크림 같은 바람이

이마를 스쳐지나갈 때

배고픈 노숙자가

얼마나 맛있는데 너도 한 번 먹어봐 라며 권하는

숲 한 그릇처럼 입가에 미소를 지을 때.
 

#작가의 변
행복도 전염이 된다. 물론 반대로 불행도 전염이 된다고 해서 행복 바이러스라 부른다. 더운 날씨에 바람이 주는 감미로움은 귀가에 들려오는 음악의 감미로움처럼 달콤하다. 그래서 산들 바람에 땀방울이 들어 갈 때 행복을 느끼게 된다. 물론 시냇물에 발 담그고 그 숲속의 시원함을 맛보았을 때도 마찬가지다.

밤새 배고팠던 노숙자가 무료 급식소 앞에 긴 줄을 서서 받아 든 빵 하나와 수프, 그리고 커피 한 잔이 주는 행복은 무슨 수프니라고 물어 본 내게 대답하는 그의 미소 속에 이미 답이 있었다.

삼보일배, 오체투지를 하는 티베트의 주민들을 촬영한 다큐멘터리를 봤다. 그들은 무엇을 위해서 저리도 열심일까? 불교의 발상지인 인도에서조차 사라진 불교가 그들의 마음에 자리하게 한 이유는 무엇일까? 많지도 않은 꽁보리를 볶아 가루를 내어서 그것을 야크 우유에 섞어 보리개떡을 만들어 먹고, 야크 우유 차를 마시는 그들의 삶에서 행복이란 무엇이며 그들의 삶속에 미소가 머무는 이유는 무엇일까 하고 말이다. 야크처럼, 물이 귀해 잘 씻지도 못할 환경에서도 그들이 마음의 중심에 불교를 두고 생활 속에 불교와 함께 살아가는 이유는 무엇일까 하고 말이다.

미니멀 라이프를 실천하고자 마음먹지 않아도 그리 살 수 밖에 없고, 일처다부제의 풍습 또한 풍족하지 못한 생활에서 살아 남기위한 수단의 하나라는 사실에 언뜻 이해가 되지 않으면서도 그렇게 모범적 신앙인으로 살아가는 그들에게 닥친 중국의 침략이라는 불행과 고속도로, 철도 등을 통해 개발이라는 명분으로 그들에게 다가오는 또 다른 불행을 그들은 어떻게 견디어 낼까하는 생각이 든다. 고층아파트를 짓고, 중국 식당들이 밀려 들고, 윤락의 거리가 생겨나고, 독실한 불교신앙으로 살아가는 그들에게 맛보이는 유혹을 과연 그들은 어떻게 이겨낼까? 달라이라마가 망명한 인도는 그들이 생활하는 티베트에서는 물리적 거리가 너무 멀다. 물밀듯 밀어 닥치는 문명이라는 이름으로 그들의 영혼까지 탈탈 털어 버리려는 한족의 침투로 거리의 최말단으로 신분으로 전락한 도시의 그들이 구걸로 살아가는 모습은 오늘날 그들과 비교할 때 풍족한 생활 속에서 우리의 신앙과 문명을 다시 생각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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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재민(Terry)
캐나다 BC주 밴쿠버에 살고 있는 ‘셰프’이자, 시인(詩人)이다. 경희대학교에서 전통조리를 공부했다. 1987년 군 전역 후 조리학원을 다니면서 한식과 중식도 경험했다. 캐나다에서는 주로 양식을 조리한다. 법명은 현봉(玄鋒).
전재민은 ‘숨 쉬고 살기 위해 시를 쓴다’고 말한다. ‘나 살자고 한 시 쓰기’이지만,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 공감하는 이들이 늘고, 감동하는 독자가 있어 ‘타인을 위해 해 줄 수 있는 것이 있음을 깨닫는다’고 말한다. 밥만으로 살 수 없고, 숨 만 쉬고 살 수 없는 게 사람이라고 전재민은 말한다. 그는 시를 어렵게 쓰지 않는다. 사람들과 교감하기 위해서다. 종교인이 직업이지만, 직업인이 되면 안 되듯, 문학을 직업으로 여길 수 없는 시대라는 전 시인은 먹고 살기 위해 시를 쓰지 않는다. 때로는 거미가 거미줄 치듯 시가 쉽게 나오기도 하고, 숨이 막히도록 쓰지 못할 때도 있다. 시가 나오지 않으면 그저 기다린다. 공감하고 소통하는 사회를 꿈꾸며 오늘도 시를 쓴다.
2017년 1월 (사)문학사랑으로 등단했다. 2017년 문학사랑 신인 작품상(아스팔트 위에서 외 4편)과 충청예술 초대작가상을 수상했다. 현재 문학사랑 회원이자 캐나다 한국문인협회 이사, 밴쿠버 중앙일보 명예기자이다. 시집 <밴쿠버 연가>(오늘문학사 2018년 3월)를 냈고, 계간 문학사랑 봄호(2017년)에 시 ‘아는 만큼’ 외 4편을 게재했다. 칼럼니스트로도 활동했다. 밴쿠버 중앙일보에 <전재민의 밴쿠버 사는 이야기>를 연재했고, 밴쿠버 교육신문에 ‘시인이 보는 세상’을 기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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