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영 스님 “자비 실천 않는 것은 계 어기는 것”
원영 스님 “자비 실천 않는 것은 계 어기는 것”
  • 조현성
  • 승인 2012.11.22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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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승계의 세계’ 펴내 …“대승계 지키는 재가자 늘어야”

 

“불공정 환경파괴 존엄사 낙태 등 여러 사회 문제에서 스님들의 전문성에 한계가 있습니다. 이제는 전문지식을 갖춘 재가불자와 스님이 어우러져 세상을 구하는 실천을 해야 할 때입니다. ‘~하지 마라’가 아니라 자비 실천을 강조하는 대승계가 주목받아야할 이유입니다.”

계율 전문가 조계종 교수아사리 원영 스님은 22일 인사동 한 찻집에서 저서 <대승계의 세계> 저술 배경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원영 스님은 “이 시대는 스님이 지키는 율을 강조하기보다 주위ㆍ이웃을 돌아보고 그들과 함께하고 아픔을 보듬는 불교의 사회적 역할이 주목받을 때이다. 이를 뒷받침할 것이 대승계의 자비정신”이라고 강조했다.

대승계는 살생, 투도, 음행 등을 금지하는 율의계(律儀戒)와 올바른 깨달음을 얻기 위한 수행 등을 행하는 선법계(善法戒), 도움이 필요한 다른 중생을 위해 자비의 마음으로 적극적으로 돕는 중생계(衆生戒)로 설명된다.

대승계는 스님들만의 계율이 아니라 모두의 계율이다. 대승계는 스님보다 재가불자에 무게 중심이 있다.

스님은 “‘악을 짓지 말고 모든 선을 행하라’ ‘괴로움을 없애고 즐거움을 얻는다’ 등 과거로부터 내려오던 사람의 심성에 호소하는 가르침은 오늘날 현대사회에서는 구체적인 교훈이 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계율을 ‘~하지 마라’로만 알기 쉬운데 대승계에서는 ‘~해라’는 적극적인 권유가 있습니다. 대승계는 금지가 아닌 나와 네가 함께 보살행을 하자고 말합니다.”

‘자비실천’은 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 아니라 하지 않으면 계를 어기게 되는 적극적인 행위규범이라는 설명이다.

책은 부처님 당시로 돌아가자는 대승불교 운동 당시 주목 받은 ‘십선계’를 시작으로 <반야경> <법화경> <능엄경> 등 대승경전에 언급된 계율을 18장으로 집대성했다.

참회할 수 있는 죄와, 참회할 수 없는 죄, 한순간이라도 계를 잊으면 안되는 이유 등 불자들이 꼭 읽고 새겨야 할 내용들을 추린 것만으로도 책은 흥미를 끌기에 충분하다.

한국불교계에서 계율 전공자는 많지 않다. 그 가운데 대승계 전공자는 더 적다.

이런 악조건 속에 스님은 왜 율사의 길을 택했을까?
348가지 비구니계를 받을 때 스님은 궁금했다. 왜 지키지도 못할 것을 ‘지키겠다’고 대답하고 있는지. 그래서 계율 공부를 시작했다. 일본 하나조노대학에서 계율로 석ㆍ박사를 마쳤다. 계율학 박사가 됐지만 답답했다.

“7년 유학을 마치고 돌아왔을 때, 제게 현실 감각이 없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한동안 신간 서적만 한참을 읽었습니다.”

스님은 “많은 율학자들이 율장에 갇혀 세상을 볼 줄 모른다. 율장의 벽을 넘어 사회를 둘러볼 수 있어야 한다. 사회에 관심을 갖고, 사회 문제를 계율로 바라보는 것이 계율 공부의 지름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부할수록, 남들에게 계율 이야기를 할수록 현실 문제를 함께 이야기 하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원영 스님은 “<대승계의 세계>가 널리 읽혀 대승계가 보급돼 재가불자를 비롯한 사부대중이 각자 사회적 역할을 다 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대승계의 세계┃원영 편저┃조계종출판사┃2만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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