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평등의 위기와 불교의 대안] 1.경제적 불평등의 극대화 위기의 양상
[불평등의 위기와 불교의 대안] 1.경제적 불평등의 극대화 위기의 양상
  • 이도흠 정의평화불교연대 공동대표
  • 승인 2021.08.20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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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평등은 부자와 빈자의 갈등과 대립, 투쟁에 그치지 않아"

불평등과 양극화는 현대사회의 위기를 야기하는 핵심 원인으로 꼽힌다. 불교는 불평등 문제를 해결한 불교적 해법은 무엇일까. 신대승네트워크(대표 이은래)와 정의평화불교연대(상임대표 김광수)는 19일 ‘현대 사회 불평등 위기와 불교적 실천행 모색’을 주제로 비대면 토론회를 개최했다.
원효 스님의 화쟁 사상을 연구하고 현대 한국불교의 제문제 해결 방안을 천학해 온 이도흠 정의평화불교연대 공동대표(한양대 교수)는 ‘불평등 위기와 불교적 대안’을 이 토론회에서 발제했다.
이 교수는 이 발제문에서 “이제 죽어가는 사람과 생명의 고통을 내 병처럼 아파하는 공감을 바탕으로 타인과 생명, 지구의 인류의 미래를 위하여 욕망을 자발적으로 절제하고 다른 사람과 생명을 섬기며 자비를 베푸는 삶으로 전환하지 않으면, 우리에게, 우리 자식에게 22세기는 없다.”고 말한다. ‘불평등 위기와 불교적 대안’은 무엇일까 이 교수의 발제문을 나눠 게재한다.

 

1. 머리글

지금은 ‘빈틈이 사라진 시대’다. 환경에서 사회에 이르기까지 여러 분야에서 빈틈이 사라지고 티핑 포인트(tipping point)를 넘어서자 위기들이 구체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빈틈이 사라진 맥락에서 우리는 지금 초유의 길을 걷고 있다. 우리는 지금 인류사 700만 년 가운데 초유의 길을 걷고 있다. 인간이 생물을 조작하고 창조하는 호모데우스의 지위에 올랐다. 인류세(Anthropocene)/자본세(Capitalocene)의 맥락에서 기후위기와 환경과 생명의 위기는 38% 생명을 멸종위기에 몰아넣으면서 지구 자연에도 급격한 변화를 야기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은 신자유주의와 결합하여 착취와 불평등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전 세계에 팬데믹을 일으키면서 대중의 일상에서부터 사회, 국가, 세계체제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앞으로 세계사는 4차 산업혁명과 맞물리면서 코로나 전후로 나뉠 것이다. 인류 문명의 열차는 거의 종점에 이르렀다. 현재 인류 사회는 자본주의 체제의 위기와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한 생산력의 변화와 노동의 위기의 토대에 기후위기, 생명과 환경의 위기, 공론장의 붕괴와 민주주의의 위기, 간헐적 팬데믹 위기 등 6대 위기에 직면하였다. 이 위기들은 모두가 자본주의 체제의 토대에서 서로 얽혀 조건과 원인으로 작용하기에 여럿이면서도 하나다. 이 상황을 필자는 ‘간헐적 팬데믹 시대(The Age of Intermittent Pandemic)’로 명명한다. 간헐적 팬데믹 시대를 맞아 6대 위기 가운데 불평등의 극대화 문제에 초점을 맞추어 원인을 분석하고 불교 안팎의 대안을 모색한다. 단, 불평등은 경제적 불평등, 정치적 불평등, 문화적 불평등, 교육 불평등, 세대 간 불평등, 젠더 불평등, 지역 불평등, 지식 불평등 등 여러 가지가 있지만 경제적 불평등에 초점을 맞춘다.

2. 경제적 불평등의 극대화 위기의 양상

자본주의와 신자유주의 체제의 모순과 위기가 축적된 가장 큰 문제는 불평등이다. 지금 불평등은 점점 극대화하고 구조화하고 있으며 사회와 체제를 붕괴시킬 수준에 이르고 있다. 2018년 현재 한국의 상위 10%가 전체 소득의 48.86%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2009년의 44.38%에서부터 꾸준히 증가한 것으로 박근혜 정권 말기인 2016년의 47.76%,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한 2017년에 48.79%, 2018년에 48.86%로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상위 10%가 부동산 양도차익 63%, 주식 양도차익 90%, 배당소득 94%, 이자소득 91%를 독식하였다.” 이는 정부가 공개하거나 계량화할 수 있는 수치로 전체 부의 절반도 되지 않는다. 여기에 부동산, 현금, 소유물 등 총자산을 포함하면 불평등은 더욱 극심하다.

세계로 눈을 돌려도 마찬가지다. “슈퍼 갑부 8인의 재산이 세계 인구 절반인 36억 명과 비슷하다.” “2019년 기준으로 전 세계 억만장자 2,153명이 46억 명보다 많은 부를 소유하고 있다.” “상위 1% 부자는 40년 동안 전 세계 하위 50%가 벌어들이는 소득의 2배 이상을 벌었다.” “인류의 절반은 하루에 5.5달러도 벌지 못한다. 세계불평등데이터베이스의 2020년 6월 30일 현재 통계를 보면, 세계 주요 국가의 상위 10%는 전체 소득의 40%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한국 43.3%, 일본 41.6%, 중국 41.4%, 미국 46.8%, 러시아 45.5%, 영국 35.5%, 프랑스 33.3%, 독일 36.8%, 스페인 34.9%에 달한다.” “상위 1%는 전체 소득의 1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한국 12.2%, 일본 10.4%, 중국 13.9%, 미국 20.5%, 러시아 20.2%, 영국 12.6%, 프랑스 11.2%, 독일 12.5%, 스페인 11.9%이며, 스웨덴 정도가 각각 29.8%, 9.0%로 양호한 편이다.” 2018년 기준 CEO와 일반 노동자들의 평균 임금의 차이는 미국 265배, 인도 229배, 영국 201배, 독일 136배, 중국 127배에 달한다. 지니계수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은 0.620에 이르며, 멕시코 0.458, 미국 0.390, 영국 0.357, 한국 0.355, 일본 0.339, 독일과 프랑스 0.289, 스웨덴 0.282, 덴마크 0.261에 이른다. 한 도시 안에서 상위 10% 소득이 하위 10% 소득의 수백 배에 이른다. “2018년 서울의 경우 상위 10%의 종합소득 평균은 2억 2천 600만 9천 397원으로 하위 10%의 평균 116만 4천 957원의 194배에 달하였다.” “한국의 200대 기업의 최고경영인(CEO)급 임원 1인당 평균 보수는 6억 8783만 원으로 최저 연봉(2094만 원)과 비교하면 32.8배에 달한다.”

코로나 바이러스 팬데믹은 불평등을 심화하였다. 노동의 경우 온라인 서비스, 배달앱이 활성화하고 임시직과 프리랜서가 증가하며 ‘프레카리아트’(precariat: precarious+proletariat)가 늘어나며 더욱 열악해지고 있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격차에 더하여 재택근무와 비재택 근무, 숙련노동과 비숙련노동 사이의 격차는 더욱 크게 벌어지고 있다.

역성장에서 대량해고가 발생하면서 불평등은 더욱 극대화하였으며, 남성보다 여성이, 백인보다 유색인이 더 큰 피해를 입었다. 감염자가 3천만 명대로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미국의 경우, “지난 10년 동안 총 2,280만 개의 일자리가 새로 생겼는데, (2020년) 3월 넷째 주(22∼28일)의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665만 건, 그 1주일 전 328만 3,000건으로 불과 2주 만에 약 1,000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졌다.” 그럼에도 “전 세계적으로 억만장자의 부는 2020년 3월 18일에서 11월 30일 사이에 놀랍게도 3.9조 달러가 증가했다.” “상위 억만장자 1,000명이 전염병 이전 최고치로 재산을 회복하는 데 불과 9개월이면 가능했지만, 전 세계 극빈층은 회복까지 10년 이상(14 배) 더 걸릴 수 있다.”

불평등은 비단 빈부격차로 인한 부자와 빈자의 갈등과 대립, 투쟁으로 그치지 않는다. 경제적 불평등은 교육과 보건으로 이어진다. 개천에서 용 나는 것은 전설이 되었고, 이제 명문대 진학률과 소득수준은 비례하며, 교육격차가 다시 경제격차를 심화하는 악순환이 벌어지고 있다. 코로나 바이러스 19 사태 이후 빈곤층이 먼저 죽음을 맞았으며, 빈곤층의 자녀들은 노트북 등이 없어 양질의 온라인 교육을 받지 못하였으며, 이를 보충할 교육에서도 커다란 격차를 보였다.

불평등은 개인의 몸과 마음을 파괴하고 사람들 사이의 관계를 해치고 사회를 오염시킨다. “불평등이 심할수록 사람들은 협력하여 문제를 해결하는 전략 대신 경쟁과 힘에 의해 해결하는 전략을 선호하게 된다.” “불평등이 심해지면, 타인에 대한 신뢰도가 낮아지고 사회통합이 줄어들며 사회적 관계의 질은 내려가고, 범죄와 폭력은 증가하고, 스트레스가 증가하여 건강은 나빠지고 평균 기대수명이 떨어지며, 사람들 사이의 신뢰수준은 내려간다.” “소득 불평등이 높을수록, 적대감, 인종적 편견이 심하고 여성의 지위도 낮다.” “불평등사회는 더욱 폭력적인 성향을 띠고, 수감자의 수가 더욱 많으며, 정신질환과 비만 수준 역시 훨씬 높고, 기대수명과 신뢰도가 낮다. (…) 당연한 결과로 평균소득을 조절한 후 더욱 평등해진 사회에서는 아동 복지가 좋아졌고 스트레스와 약물 사용이 줄어들었으며 유아사망률 또한 낮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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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도흠 교수는<화쟁기호학, 이론과 실제 - 화쟁사상을 통한 형식주의와 마르크시즘의 종합>, 인류의 위기에 대한 원효와 마르크스의 대화>, <신라인의 마음으로 삼국유사를 읽는다> 등을 썼고, 틱낫한의 <엄마>를 번역했다. 민주화를 위한 전국교수협의회 상임의장, 계간 <불교평론> 편집위원장, 계간 <문학과 경계> 주간, 한양대 한국학연구소 소장, 정의평화불교연대 상임대표를 역임했다. KCI 등재 학회인 한국시가학회, 한국언어문화학회 회장을 재임했고, 한국기호학회 회장을 지냈다. 원효학술상, 유심학술상 등을 수상했으며, 한국연구재단 우수학자에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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