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 스님과 켜켜이 이룬 행지들
법정 스님과 켜켜이 이룬 행지들
  • 조현성
  • 승인 2013.02.06 14: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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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택주 소장 ‘가슴이 부르는 만남’의 들어가는 글

 

책의 서문은 저자가 온갖 공력을 기울여 쓴 글이다. 표지가 책의 첫인상을 좌우한다면 처음 책장을 넘겼을 때 보이는 서문은 그 첫인상을 다시금 확인시키고, 책의 대강을 알게 하는 조개 속 진주이다. 저자가 왜 책을 썼는지, 어떤 과정으로 썼는지, 어떻게 읽을지를 친절히 설명하는 안내서이기도 하다. 불서의 서문을 소개하며 첫 시작을 최근 변택주 연구소통 소장의 <가슴이 부르는 만남>(불광출판사 刊)으로 꼽았다.  편집자 주.

만남이 결을 이룬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일어나는 일을 고를 수는 없다. 그러나 어떻게 맞설지는 듯대로 고를 수 있다. 내가 고른 결과가 바로 나 자신. 어제 올바른 선택을 했다 하더라도, 지금 여기에서 또 새로운 선택을 해야 한다. 날마다 새롭게 피어나 바람직한 삶을 이어가는 일이 바로 ‘행지(行持)’.

스승은 일본 스님 도겐(道元)이 기록한 <정법안장> ‘행지’편을 각별히 여겨 주지실 이름을 ‘행지실’이라 했다. ‘행지’는 수행자가 지녀야 할 실천 덕목으로, 행지실은 바른 삶을 사는 이가 머무는 방이다.

우연한 스침은 있어도 우연한 만남은 없다. 만남이 결을 이룬다. 물이 논에 들어 벼를 살리고 산에 들어 푸나무를 살리듯이, 뜻 맞는 사람이 만나 비벼 대며 서로를 빛내는 결이 바로 숨결이다.

스승이 만난 한 분 한 분,
저마다 독특한 빛을 지닌 스무 분이
스승과 어우러져
켜켜이 이룬 행지를 들춰본다.

이 책은 네 마디로 나눠 첫째 마디에는 세상을 벼리는 분들을, 둘째 마디에는 씨줄날줄로 엮어 어깨동무하는 수행자들을, 셋째 마디에는 일상에서 독특한 새 길을 내는 분들을, 넷째 마디에는 삶을 곱다라니 엮어가는 분들을 사려 담았다.

“말이라는 게 참 허망해. 내 뜻은 그게 아니었는데 듣는 사람마다 다 제 처지에서 헤아려 듣거든. 또 말을 하다 보면 어느새 삼천포로 빠지기 쉽구. 글서 난 말하는게 별루야. 그렇지만 글은 달라요. 글을 쓰노라면 생각이 정리되고 틀림없는 목소리를 낼 수 있거든. 그러니까 글은 200프로라도 책임지겠지만 말은 책임 못 져”라며 스승은 당신이 쓰신 글에 무한 책임을 진다는 무서운 말씀을 하셨는데, 아둔하고 생각도 모자라는 놈이 괜한 짓을 했다.
 
가슴이 부르는 만남┃변택주 지음┃불광출판사┃1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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