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담스러운 글을 쓰는 문윤정 수필가가 실크로드를 다녀왔다. 그리고 실크로드를 책에 담아 <걷는 자의 꿈, 실크로드>를 펴냈다.
책은 파키스탄 라호르에서 시작해 이슬라마바드, 탁실라, 길기트, 훈자마을, 소스트를 경유해 카슈카르, 우루무치, 투푸판, 돈황, 란주, 서안 등을 동·서를 가로 질러 사람과 문화를 담은 순례기이다.
저자는 책에서 중국 전한 시대부터 사람들이 걸어온 수만리 길을 저자만의 감성으로 글과 사진으로 풀어냈다. 뻔한 여행기가 적고 있는 단순한 실크로드에 대한 이론적 접근에 머물지 않고 실크로드의 진면목을 활자와 사진에 담았다.
저자는 실크로드 여행은 여행자를 과거에 머물게 한다고 말한다. 모래와 바람이 쓸고 간 세월의 나이를 셀 수도 없을 만큼 노회한 구조물이 들려주는 노래, 기쁨·슬픔·사랑·즐거움·회한이 주름마다 새겨 넣은 수천 년 전 미라, 여행자 자신이 간직한 추억과 과거를 모두 드러내기에는 벅찬 그 무엇인가에 대한 시간여행이라는 설명이다.
저자는 실크로드 여행이 미래를 향해 걷게도 한다고 말한다. 자신의 삶을 비롯해 누군가의 삶을 포함한 모든 것들이 철저히 과거에 머물러 있을 것 같지만 결국 미래로 나아가고 있다는 역설적인 사실을 깨닫게 하는 시간여행이라는 것.
저자는 “실크로드는 살아 숨 쉬는 길이고, 여러 문명을 탄생시키고 키워 교류케 한 길”이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너무도 멀리 떨어져 있는 길이면서도 정작 너무 가까이 우리 속에서 살아 꿈틀거리는 길”이라고 강조한다.
책 속 이야기들은 낯선 곳과 낯선 이들의 이야기처럼 보여도 읽다 보면 어느새 우리 이야기가 된다.
걷는 자의 꿈, 실크로드┃문윤정 글·사진┃바움┃1만7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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