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보다 인간 내면가치가 더 근본”
“종교보다 인간 내면가치가 더 근본”
  • 조현성
  • 승인 2013.02.18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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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이 라마 “타인 배려·선한 행동이 행복 불러와”

 

“종교는 더 이상 미래를 이끌 수 없다. 현세적 도덕이 종교의 대안이다. 현세적 도덕은 자비와 인내, 관용, 만족 등 (당신이) 지금 바로 실천할 수 있는 내적 가치를 뜻한다.”

세계인의 힐링 멘토이자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제14대 달라이 라마(텐진 갸초)의 말이다. 그는 최근 출간된 <달라이라마의 종교를 넘어>에서 이같이 말했다. 책은 지난 2011년 12월 미국 호턴 미플린 출판사가 영어로 출판한 것을 번역한 것이다.

달라이라마는 인도 다람살라에서 50여 년 망명생활을 하며 많은 사람들을 만났다. 그가 만난 현대인은 불평등과 부정부패, 불공정, 가족해체, 가정폭력 등으로 인해 스트레스와 불안, 우울에 빠지고, 고독에 시달리는 등 고통을 겪고 있었다.

책은 수행자인 그가 인류 평화와 행복을 숙고한 결과물이다. 달라이라마는 종교의 한계를 인정하고 종교 밖 세상을 이끌 새로운 메시지를 책에 담았다.

달라이라마는 “인간 고통은 현세적 도덕의 빈곤에서 비롯됐다. 이는 외향적·물질적 측면에 치중한 나머지 자비와 인내, 관용, 만족 등 도덕 윤리나 내적 가치에는 무관심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과거 수없이 많은 사람에게 도움을 주었던 종교 절대주의를 경계했다.

달라이라마는 “종교에 바탕한 도덕은 현실적으로 더 이상 적합하지 않다. 종교를 넘어선 영성과 도덕에 대해 생각하는 방법을 찾아야 할 때”라며 “우리는 하나의 도덕과 종교를 기준으로 세상을 가늠하는 것은 무의미한 시대를 살고 있다”고 말한다.

한편으로는 “사람들이 의미 있고 행복한 삶을 영위하는데 종교가 도움을 줄 수는 있지만 종교 또한 잘못 이용될 때는 갈등·분열의 근원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달라이라마는 종교적 내용이 없는 도덕과 내적 가치를 맹물과 차(茶)로 비유했다. 종교적 내용이 없는 도덕과 내적가치는 우리가 건강과 생존을 위해 매일 ‘필요’로 하는 물과 같고, 여기에 종교가 가미되면 차와 같다는 설명이다.

달라이라마는 “차 없이는 살 수 있지만 물 없이는 살 수 없다”며 “종교보다 더 근본이 되는 것은 (자비와 같은) 기본적인 인간의 내면가치”라고 말한다.

그는 “개개인이 내면가치를 강화했을 때 그 행동의 수혜자는 의심할 여지없이 ‘우리 자신’”이라며 “명령의 형태로 외부에서부터 도덕 원리를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각자가 내적 가치의 중요성을 스스로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다행스럽게도 달라이라마는 “훈련을 통해 근육을 키우고 육체적 능력을 발달시키듯이 (개인이 지닌) 내적 가치는 의지를 갖고 키울 수 있다”고 강조한다.

달라이라마는 삶에서 도덕을 어떻게 실천할지에 대해 ▷절제의 윤리 ▷덕의 윤리 ▷이타주의의 윤리로 말한다. 각 단계는 다음 단계로 나아갈수록 발전된 것이고 이전 단계가 성공해야만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절제의 윤리는 다른 존재에 해가 되거나 해가 될 가능성이 있는 일을 일부러 삼가는 것이다. 덕의 윤리는 긍정적인 행동과 내면 가치를 적극적으로 키우고 발달시키는 것이다. 이타주의 윤리는 타인 행복을 위해 사사로운 마음 없이 자신의 삶을 진정으로 헌신하는 것을 뜻한다.

달라이라마는 세 단계를 우리 모든 행동과 관련시켜 생각하라고 조언한다.
그는 “겉으로 보이는 육체적 행동뿐 아니라 말과 생각, 의도까지도 세 단계와 일치시켜야 한다”면서도 “우리가 행동하고 이야기하는 근원인 마음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한다.

마음은 어떻게 조절할 수 있을까하는 문제에 대해 그는 목수와 연장을 본보기로 설명한다. 목수가 끌과 망치, 톱을 가까이에 두지 않고서는 의자를 고친다는 생각을 할 수 없듯이 우리도 매일 도덕적으로 살려고 노력할 때 도움이 되는 기본연장을 갖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마음을 다듬는 연장으로 ▷전체적으로 주의하는 태도를 취하는 ‘조심스러움’ ▷자신의 핵심가치와 동기를 되살리는 ‘깨어있음’ ▷우리 행동을 정직하게 관찰하고 통제할 수 있는 ‘자각’을 말한다.

달라이라마는 수행이라 불리는 일련의 마음공부를 통해 분노나 질투 등 파괴적인 감정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설명한다. 그리고 다른 존재를 배려하고 선한 행동을 하는 것이 행복에 이르는 길이라고 강조한다.

달라이라마는 말한다.

“이 우주 생명의 규모 속에서 인간의 삶은 아주 짧은 순간에 지나지 않습니다. 우리 각자는 이 행성의 방문자이며, 한정된 시간 동안만 머무는 손님입니다. 이 짧은 시간을 외롭고 불행하게 다른 동료 방문자와 갈등을 겪으며 지내는 것보다 더 어리석은 일이 어디 있겠습니까?”

달라이 라마의 종교를 넘어┃달라이 라마 지음┃이현 옮김┃김영사┃1만3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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