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불교’ 아닌 ‘불교’ 세계화 고민을”
“‘한국불교’ 아닌 ‘불교’ 세계화 고민을”
  • 조현성
  • 승인 2013.05.30 18: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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템플리스 명법 스님 ‘미국 부처님은 몇 살입니까?’ 출간에 부쳐

“다수의 미국인이 제게 ‘한국에도 불교가 있냐?’고 물었습니다. 교민사회에서 불교가 열세이기 때문에 미국인들은 한국불교를 알지 못한 까닭입니다.”

집도 절도 없는 ‘템플리스’ 명법 스님이 2007~2009년 박사 후 과정으로 미국 유학했을 때의 경험을 모은 <미국 부처님은 몇 살입니까?>를 최근 펴냈다. 스님은 30일 인사동 모 찻집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말했다.


스님의 미국 유학 성과는 지난 2010년 ‘서양 현대미술에 나타난 선과 오리엔탈리즘’(<미학> 제64집)과 ‘한국불교의 세계화 담론에 대한 반성과 제언’·‘불교를 위한 세로운 터전-미국 불교시설의 유형과 환경’(<한국교수불자연합회지>권16, 1호)을 통해 발표된 바 있다.

책에서 스님은 김치 된장 고추장 등을 담고 우여곡절 끝에 스미스칼리지가 소재한 미국 노샘프턴에 고착한 이야기, 그곳에서 지도교수인 피터 그레고리 교수 등 미국 내 불교학자들을 만난 이야기, 경전 영역화 작업에 참여했던 이야기, 여러 수행단체를 방문했던 경험담 등을 담백한 언어로 풀어냈다.

스님은 “미국 유학 동안 한국불교와 비구니 삶을 소개하는 특강을 진행하기도 했다”면서도 “미국 내에서는 한국불교 관심보다 비구니승단에 대한 관심이 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1970년 불었던 선(zen) 열풍은 이미 퇴조했다. 지금은 티베트불교가 대세”라고 했다.

스님은 미국 내 티베트불교가 성행을 달라이 라마 등 슈퍼스타에 힘입은 까닭이라고 분석했다. 달라이 라마가 세계평화를 위해 어떻게 활동했는지 등을 지켜본 미국인들이 큰 호감을 갖게 됐고 그로인해 티베트불교가 유행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또, 달라이 라마의 친근한 이미지도 한몫했다고 했다. 반면에 카리스마를 앞세운 아시아 지역 선사들은 달라이 라마와 비교되며 선불교 쇠퇴를 지켜봐야 했다는 것.

스님은 “대학에서 관음보살 관련 강좌가 인기가 있는 것을 보고, 미국인 등 서양인에게는 형이상적인 선보다 불단에 공양 올리는 의식이 더 매력적일 수도 있다고 느꼈다. 서구에는 합리적이어야만 불교를 포교할 수 있다는 것은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스님은 미국불교 특징을 재가불교라고 말했다. 공양 문화가 없어 전업 수행자가 드문 까닭에 부업 수행자가 대부분이라고도 소개했다.

스님은 “부업으로 수행하는 사람들이 많아 선수행 등 프로그램은 고가인 경우가 많다. 때문에 비교적 부유한 백인들이 프로그램에 참가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경제적으로 열악한 흑인·라틴 계열 사람들은 기복 성향이 강한 日 니치렌교 계열의 신흥종교인 소카가카이(창가학회)를 믿는 경우가 많았다”고 했다.

스님은 “미국불교에는 한국 불교계가 응용할 소재가 많다. 출가 아닌 재가 중심인 까닭”이라며 “여기에는 불교를 변형시킨다는 비판 있을 수 있지만 창조적 시각에서 보면 배울 점이 많다”고 강조했다.

스님은 “한국불교가 세계불교에 대해 아는 것보다 미국불교가 아는 것이 많다. 경전 등 불교학 소스는 우리가 많지만 앞으로 우리가 그들로부터 배워야 할 것”이라고 귀띔했다.

스님은 “한국·중국·일본불교를 구분한 것은 서양에 일본불교를 전파하려는 일본불교의 전략이었다”며 “오래전 불교권 국가들은 각 나라·지역별 고유성은 있었어도 어떻게 하면 같아질 수 있는지를 고민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가성을 내세워 한국불교를 강조하기 보다는 불교의 세계화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부처님은 몇 살입니까?┃글·사진 명법 스님┃아름다운인연┃1만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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