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유사>에 관한 책들은 많았다. 책들은 <삼국유사>를 우리 민족 최초의 자주적 역사로 찬양하거나, 일제 식민사관에 경도돼 허구로 폄하하거나 둘 가운데 하나였다.
이기표 원장(부산 보편의집)이 최근 펴낸 <삼국유사>는 머리말부터 ‘삼국유사, 민족의 웅혼한 자주독립선언서’라고 밝히고 있다.
이 원장은 “<삼국유사>는 고려대장경이 조판된 1251년에서 30년 후인 1281년 편찬됐다”며 “일연 스님은 자주성을 잃은 민족에게는 희망이 없다는 생각에 무너진 민족자존을 회복하기 위해 <삼국유사>를 저술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려가 오랜 외침을 버텨냈지만 나라의 명맥만 유지한 채 오랑캐의 속국이 된 채 30년이 흘렀고, 그 사이 백성 사이에서는 오랑캐의 풍습을 따르는 이가 많았다는 설명이 앞섰다.
일연 스님이 우리가 몽골·중국인보다 우월하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삼국사기>에서 누락시킨 단군신화를 복원했고, 후대 건국신화를 비롯한 역대 임금들을 신격화하기 위해 온갖 상상력을 발휘한 것이라는 주장이 이어졌다.
이 원장은 “삼국유사는 외세의 속박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자주의식의 산물로서 우리 민족 최초의 자주
독립선언서”라고 강조했다.동국대 이사장 정련 스님은 추천사에서 “우리가 살고 있는 21세기는 ‘스토리텔링’ 시대”라며 “<삼국유사>를 통해 한 줄도 안되는 몇 글자 속에서 대하드라마 소재가 발견됐고 그것이 새로운 신화의 발견으로 이어졌다. (<삼국유사> 속에서) 새로운 의미와 가치를 찾아내는 것이 문화선진국의 자존을 살리는 길”이라고 말했다.
스토리텔링의 실타래 삼국유사┃일연 지음┃이기표 엮음┃연중┃2만2800원
[기사제보 cetana@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