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축 법어] “모든 이의 행복을 위해 정진합시다”
[봉축 법어] “모든 이의 행복을 위해 정진합시다”
  • 법진 스님
  • 승인 2022.05.06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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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할 데 없이 오묘한 보물인 보살은 모든 중생의 이익과 안락을 위해서 인간 세상에 태어나셨습니다. 샤카족 마을에, 룸비니 동산에.” - 《숫타니파타》

사월 초파일은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이 사바세계에 오신 날입니다.

우리는 부처님을 2600여 년 전 룸비니 동산에서 태어나 29세에 출가하시고, 6년의 고행 끝에 35세에 깨달음을 얻으시어 45년간 법을 설하시다가 80세를 일기로 입멸하신 분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부처님은 단지 80년 동안만 이 세상에 머무신 것이 아닙니다. 부처님은 억겁의 세월동안 온갖 중생의 모습으로 세간에 몸을 나투시어 중생들을 위해 한없는 지혜와 자비를 베풀고 계십니다.

석가모니 부처님은 아름다운 꽃들이 피어있는 룸비니 동산에서 태어났습니다. 아기는 태어나자마자 동서남북으로 일곱 걸음을 걷고 난 뒤 두 손으로 하늘과 땅을 가리키며 사자후를 외쳤습니다.

“하늘 위와 하늘 아래 오직 나 홀로 존귀하도다. 모든 세상이 다 고통 속에 잠겨 있으니 내 마땅히 이를 편안케 하리라〔天上天下 唯我獨尊 三界皆苦 我當安之〕.”

왕자의 발자국마다 연꽃이 피어나고 하늘과 땅은 은은히 진동하며 하늘에서는 꽃비가 내리어 이 세상 가장 존귀한 분의 탄생을 축복하였습니다.

부처님 탄생게의 ‘유아독존(唯我獨尊)’은 부처님만이 존귀한 분이라는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찬란한 불성의 주인으로서 존귀한 존재라는 것입니다.

또한 중생의 귀하고 천함은 신분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짓는 행위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라며 인간 존엄과 평등, 평화의 가르침을 내보이시고, 45년간의 ‘길 위의 삶’을 선택하셨습니다.

존귀한 왕자의 몸으로 태어났지만 길에서 진리를 깨달으시고 길에서 중생을 제도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이셨습니다. 그리고 그 분이 육신의 몸을 벗으신 곳 역시 사라나무가 서 있는 길이었습니다.

이렇게 길에서 나서, 길에서 살다, 길에서 가신 우리 스승의 탄생은 그 자체가 중생의 삶 속으로 내려오시는 부처님의 의지의 표현인 것입니다.

지난 3년 간 우리는 전 세계를 덮친 코로나19 사태로 큰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일상화된 방역으로 소상공인은 존폐의 위기에 몰렸고, 소외된 이들은 실직과 무관심으로 생계에 위협을 받았습니다. 사회의 빈부 격차는 심화되었고, 문화생활은 위축되었으며, 경제는 침체에 내몰렸습니다.

올해 부처님 오신 날은 지난 3년간 이어진 전 세계적인 코로나19 사태에서 벗어나 일상으로 돌아가는 여정의 출발선에서 맞이하고 있습니다.

이제 ‘다시 희망이 꽃피는 일상으로’ 돌아가야 할 때입니다. 온갖 차별로 소외받는 이웃, 폭력과 전쟁으로 상처받는 생명, 가난과 굶주림으로 고통 받는 중생, 증오와 원망으로 반복되는 갈등과 분열, 인간의 욕망에 쫓겨 병들어 가는 생태계에 희망을 전하는 일상이어야 합니다.

그 길은 존재하는 모든 것은 서로 연기적으로 얽혀 있다는 부처님의 가르침 속에 있습니다.

등불이 칠흑같이 어두운 밤을 환히 밝히고, 한 줄기 여명이 깊은 어두움을 쫓아내듯, 부처님이 밝히신 진리의 등불은 무명의 어둠 속에서 헤매는 우리를 광명의 세계로 이끌 것입니다.

오늘은 2566년 부처님 오신 날입니다. 부처님은 고단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 오늘의 우리들에게 지금도 우리 곁에서 따스한 자비의 손길을 베풀고 계십니다.

그러므로 오늘 부처님 오신 날을 맞이하여 우리도 부처님과 같이 많은 사람들의 이익과 안락을 위하여 부처님이 되겠다는 큰 서원을 세워야 할 것입니다.

 

불기 2566년 부처님 오신 날

법진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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