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 수원 아주대에서 열린 ‘2013년  하반기 희망세상만들기 즉문즉설 강연’ 13번째에서 한 청년이 법륜 스님에게 물었다.

“부족함이 있어도 그걸 상쇄시킬 만한 매력이나 자신감이 있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런 자신감은 어디에서 오는 걸까요? 자신감과 자존감을 갖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스님이 되물었다. “어떤 사람이 자존감이 높은 사람인가요?”
청년은 “실수를 해도 부끄럽지 않고 항상 행복한 사람이 자존감이 있는 사람입니다”라고 답했다.

그러자 스님은 이렇게 답했다.

“그런 사람은 지구상에 얼마 안 될 겁니다. 자존감을 너무 높게 설정해 놓으니까 자존감이 없게 되는 겁니다. 대부분 자기를 굉장히 좋고 아름답게 그려놓고 거기에 집착하고 있어요. 현실의 자기와 자기가 믿고 있는 자기가 서로 달라요. 이 사실을 대부분 잘 모르지요. 이 차이가 크면 클수록 정신분열 현상이 일어나거나 열등감이 생기거나 자존감이 없어집니다. 내가 눈이 안보이면 안 보이는 대로, 말을 더듬으면 더듬는 대로, 그대로 존중받아야 할 존재임을 자각하면 이것이 최고의 자존입니다. 수행도 자기를 끌어올리려는 작업이 아니라 이 잘못된 허상을 버리는 작업이 수행입니다.”

최근 불광출판사가 펴낸 잭 콘필드 박사의 <어려울 때 힘이 되는 8가지 명상>은 스님이 말한 잘못된 허상을 버려 안심(安心)을 얻는 과정을 풀이한 책이다. 책은 명상을 통해 우리가 슬픔 분노 두려움 불안 등으로부터 어떻게 벗어날 수 있는지를 밝히고 있다.

명상 지도자인 잭 콘필드 박사는 서구에 위빠사나 명상을 소개한 선구자이다. 태국 미얀마 인도 등지에서 수행했다. 그는 1975년 미국 메사추세츠 바르에 통찰명상 모임(Insight Meditation Society)을 공동 설립했고, 이후 캘리포니아 우드에이커에 스피릿록 명상센터(Spirit Rock Meditation Center)를 세웠다. 현재 캘리포니아의 스피릿록 명상센터에서 명상 지도와 저술활동을 하고 있다. 틱낫한 스님은 잭 콘필드 박사를 “놀라운 작가이자 훌륭한 스승”이라고 평가했다.

잭 콘필드 박사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라고 불렸던 아잔 차(1918~1992) 스님의 말씀을 빌어 우리에게 묻는다.

“살아오면서 더 가치 있었던 때, 더 많이 성장하고 더 많은 것을 배웠던 때, 더욱 지혜로워졌던 때, 인내와 이해, 침착함, 관용을 배웠던 때는 힘겨운 시기였었나? 잘 나가던 시기였었나?”

그러면서 “시련의 순간에 절망하고 움츠러들지 않고 용기를 내어 명상을 하라. 명상은 당신이 시련을 멀리 떨쳐 보낼 내면의 힘과 용기를 불러일으킬 것”이라며 “명상을 하면서 마음에 깃들어 있는 고통스러운 감정과 사연들을 풀어내고 내면의 지혜에 귀를 기울이라. 그러면 시련은 우리에게 중요한 교훈이나 놀라운 선물을 줄 것”이라고 조언한다.

잭 콘필드 박사는 책을 통해 8가지 명상법을 소개하고 있다. ▷대지는 나의 목격자 ▷연민 나누기 ▷시련 속의 붓다 ▷용서의 실천 ▷치유의 사원 ▷아픈 마음의 선(禪) ▷평온과 평화 ▷최선의 의지는 시련에 처한 사람들을 돕기 위해 오랜 명상의 경험을 녹여낸 것들이다.

이 8가지 명상법은 긍정적인 사고를 무조건 강조하거나, 즉각적으로 효력이 있다고 주장하거나 단순한 자구책을 나열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삶을 충분히 경험하면서 우리 내면의 지혜에 다가가기 위한 ‘영적인 수행’으로써 매우 강력한 도구이다.

책을 우리말로 옮긴 정준영 교수(서울불교대학원대학)는 “이 책에 담긴 가르침을 충실히 따르면서 규칙적으로 명상 수행을 하면, 당신이 지금 겪고 있는 어려움은 삶의 여정을 안내하는 빛으로 바뀌게 될 것”이라고 강조한다.
 
어려울 때 힘이 되는 8가지 명상┃잭 콘필드 지음┃정준영 옮김┃불광출판사┃1만3000원 (CD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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