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 낀 깊은 산은 적막한데
산창에 스며드는 바람소리 고요하고
이끼 낀 돌산에 안개는 자욱한데
숲속에서 들려오는 새 소리 청아하다
푸른 숲 맑은 물 고요한 경계 속에
단정히 홀로 앉아 마음을 돌아보니
한 평생 산속에서 흰 구름 짝이 되고
지저귀는 산새 소리 이웃 되었네
마음은 걸림 없이 구름 위에 노닐고
이 몸은 고요 속에 묻혀 버린다
마음속에 아무것도 남겨두지 않으니
있는 그대로 대 자연과 하나 되었네
이 시는 원인 스님(수도암 선원장)이 아침 5시 선방에서 방선하고 올라오면서 읊은 것이다. 스님은 “천지도 분간할 수 없는 짙은 안개 속에서 끊임없이 지저귀는 산새소리와 산창에 스며드는 바람소리를 들으며 이 시가 절로 나왔다”고 했다.
스님은 해인사로 입산해 1974년 해인사승가대학 졸업 후, 지금까지 제방 선원과 토굴에서 정진해온 수좌이다. 현재 수도암 선원장으로 널리 후학을 제접하고 있다.
스님은 시집 <구름이 머무는 자리>에서는 자연과 더불어 사는 대자유인의 경지를 노래했다. 함께 펴낸 법문집 <마음고향 가는 길>에서는 지난 2012년을 중심으로 정기·특별 법회에서 법문한 내용을 정리했다.
스님은 지난 2012년 12월 수도암 정기법회에서 ‘참된 행복은 어디에서 오는가’ 주제 법문을 했다.
“겨울에는 나무가 잎을 떨어뜨리고 그 앙상한 가지만 남긴다. 잎을 떨어뜨리는 것은 불필요한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우리도 불필요함을 버릴 줄 아는 지혜가 필요하다. 그것은 바로 우리들의 사욕과
사심이다. 만일 우리가 사심을 버린다면 자연과 하나되는 절대적인 행복을 이루게 될 것이다”라고.마음고향가는 길┃원인 스님 지음┃향지┃1만5000원
구름이 머무는 자리┃원인 스님 지은┃향지┃1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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