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문학으로 출가했다>는 불교와 인연을 맺은 문학인들의 구도 에세이이다.
책은 <불교신문>에 2011~2012년 2년여에 걸쳐 ‘문학인의 불교인연 이야기’ 제하의 연재기사를 수정·보완해 책으로 엮은 것이다.
책에는 <아제아제 바라아제>의 한승원 작가, <그곳에는 어처구니들이 산다>의 성석제 작가를 비롯해 김연수 김선우 도종환 김용택 고형렬 문태준 이문재 맹난자 남지심 이홍섭 천양희 정찬주 송수권 최동호 김정빈 이근배 오세영 신달자 작가의 불교 인연이 담겨 있다.
이 책 한 권만 펼치면 우리시대 작가 20명의 에세이를 한자리에서 만난다. 책에 담긴 이야기들은 작가 20명의 관점과 경험에 따라 제각각이지만 불교를 대하는 진정성은 어느 글에나 묻어난다.
책에는 먼 기억 속 어머니의 독경 소리를 그리워하는 시인이 있고, 비구니 언니를 둔 인연으로 절집을 가까이 하게 된 시인이 있다. 문학과 불교 앞에서 휘청거리며 질풍노도의 청년기를 보낸 소설가도 있다. 19편의 글과 한 편의 특별 인터뷰(신달자)로 구성된 책은 불교와 인연을 맺은 문학인들이 진정으로 참다운 인생의 길을 구하는 마음을 보여준다.
김연수 작가는 “그냥 보는게 look이라면 마음을 담아서 보는 건 observe이다. 그냥 듣는게 hear이라면 마음을 담아서 듣는 건 listen이다. 마음을 담아서 뭔가를 한다는 것은 관심(關心)을 갖고 뭔가를 한다는 뜻일 것”이라고 말했다.
문태준 작가는 “어머니는 내게 불자로서의 수행을 몸소 몸으로 보여주시는 분이다. 어머니는 적어도 나보다 우주적인 존재이며 다른 존재에 대해 늘 조력자를 자초한다. 나는 어머니를 뵐 때면 어머니 가슴 속에는 마애불이 계시는 것 아닐까라고 생각한다”고 적었다.
책이 소개한 문학인들은 삶의 진실에 다가가려는 문학은 이미 부처님 가르침과 같고, 이러한 삶을 온전히 끌어안는 불교는 이미 불교와 같다고 한 목소리로 전한다.
불교신문 독자기획사업부 김성동 부장은 “우리 사회에 불자라고 밝히기 꺼려하는 숨어 있는 불자들이 많다. 문학계에 숨은 불자를 찾아 인연을 소개해 불자들에게 자긍심을 주기 위해 기획했다”고 말했다.
나는 문학으로 출가했다┃불교신문 엮음┃조계종출판사┃1만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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