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인의 신성한 땅, 불교성지 ‘낭산’을 돞아보다
신라인의 신성한 땅, 불교성지 ‘낭산’을 돞아보다
  • 이창윤
  • 승인 2022.06.16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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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황복사 삼층석탑에서 출토된 사리 장엄구와 금제 불상(경주 구황동 금제여래입상, 금제여래좌상). 출토된 지 80년 만에 처음으로 모두 일반에 공개된다. 사진 제공 문화재청.



경주 황룡사지 동남쪽에 야트막한 산이 있다. 신라 실성 마립간 12년(413), 이 산에서 누각 모양의 구름이 일어나고 향기가 가득 퍼졌다. 실성 마립간은 신이한 현상이 일어난 이곳을 ‘신선이 노니는 숲〔神遊林〕’으로 여겨 나무 베는 것조차 금했다. 낭산은 그 뒤 국가의 큰 제사〔大祀〕를 지내는 곳이자 삼산(三山)의 하나인 신령스러운 산으로 여겨졌다.

220여 년이 흐른 뒤 선덕여왕은 생전에 “내가 죽거든 도리천에 묻어 달라”고 유언했다. 어딘지 모른 신하들은 왕에게 물었고, 선덕여왕은 “낭산의 남쪽”이라고 알려주었다. 다시 30여 년의 세월이 흘러 문무왕 19년(679)에 낭산 남쪽 기슭에 사천왕사가 창건되자 신라인들은 비로소 선덕여왕의 능지가 도리천임을 이해할 수 있었다. 욕계 11천 중 사천왕천 위의 하늘이 도리천이었기 때문이다.

신라가 국가차원의 제사를 지내던 곳〔祭場〕이자 사천왕사, 전 황복사, 망덕사 등이 터 잡은 불교성지였지만, 그동안 ‘노천박물관’으로 일컬어지는 경주 남산에 비해 주목 받지 못한 경주 낭산의 의미와 그곳에 산재한 문화유산을 소개하는 전시회가 열린다.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소장 김성배)와 국립경주박물관(관장 최선주), 재단법인 성림문화재연구원(원장 박광열)은 함께 6월 15일부터 9월 12일까지 국립경주박물관 특별전시관에서 ‘낭산, 도리천 가는 길’ 특별전을 개최한다.

전시회에는 전 황복사지 삼층석탑 출토 사리장엄구 등 389점이 출품됐다.



경주 사천왕사 출토 녹유 신장상 벽전. 통일신라, 7세기 후반. 사진 제공 문화재청.



전시는 프롤로그 ‘낭산으로의 초대’, 1부 ‘신들이 노닐던 세계’, 2부 ‘왕들이 잠든 세상’, 3부 ‘소망과 포용의 공간’, 에필로그 ‘전시를 마치며’로 구성됐다.

프롤로그 ‘낭산으로의 초대’는 낭산의 위치와 그곳에 흩어져 있는 문화유산을 소개하는 공간이다.

1부 ‘신들이 노닐던 세계’는 사천왕사지와 전 황복사지에서 출토된 신장상을 소개하고, 토착신앙의 성지에서 불교성지로 변해 가면서도 신라인에게 낭산이 신성한 공간이라는 인식과 호국의 상징이었음을 조명했다.

2부 ‘왕들이 잠든 세상’에서는 진평왕릉과 선덕왕릉 등 왕릉과 사천왕사, 전 황복사지 등 왕의 명복을 빈 사찰을 통해 낭산이 돌아간 왕들을 위한 공간이었음을 살펴본다.

2부에서는 1942년 황복사지 삼층석탑에서 수습된 사리장엄구가 발견된 지 80년 만에 처음으로 모두 일반에게 공개된다. 황복사지 삼층석탑은 효소왕이 부친인 신문왕의 명복을 빌기 위해 건립했다. 효소왕의 뒤를 이어 즉위한 성덕왕은 석탑에 사리장엄구와 금제여래좌상과 입상을 봉안하고 왕실 번영과 태평성대를 기원했다.

황복사는 사천왕사와 봉성사, 감은사, 봉덕사, 봉은사, 영묘사, 영흥사 등과 함께 한 때 왕실 원찰인 성전사원(成典寺院)이었던 사찰로 추정되는 사찰이다.



낭산 출토 십일면관음보살상. 통일신라. 사진 제공 문화재청.



3부 ‘소망과 포용의 공간’에서는 나라와 왕실의 안녕을 빌던 곳에서 개인의 소망을 기원하는 공간으로 확장된 낭산을 소개한다. 국립경주박물관과 단국대 석주선기념박물관에 보관된 능지탑 발굴 유물과 낭산 서쪽에서 발견된 국립경주박물관 소장 십일면관음보살상, 국립중앙박물관으로 옮겨진 약사불상을 선보인다. 이중 벽전(甓塼)과 상륜부 장식은 문무왕 화장터로 알려진 능지탑의 원형을 짐작할 수 있는 유물로 이번에 처음 대중에게 공개된다.

에필로그 ‘전시를 마치며’에서는 절터 대부분이 발굴되었는데도 이름조차 확정하지 못한 전 황복사지의 사례를 통해 낭산의 문화유산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 함을 보여준다.



‘낭산, 도리천 가는 길’ 특별전 포스터. 사진 제공 문화재청.
전 황복사 삼층석탑에서 출토된 사리 장엄구와 금제 불상(경주 구황동 금제여래입상, 금제여래좌상). 출토된 지 80년 만에 처음으로 모두 일반에 공개된다. 사진 제공 문화재청.

경주 황룡사지 동남쪽에 야트막한 산이 있다. 신라 실성 마립간 12년(413), 이 산에서 누각 모양의 구름이 일어나고 향기가 가득 퍼졌다. 실성 마립간은 신이한 현상이 일어난 이곳을 ‘신선이 노니는 숲〔神遊林〕’으로 여겨 나무 베는 것조차 금했다. 낭산은 그 뒤 국가의 큰 제사〔大祀〕를 지내는 곳이자 삼산(三山)의 하나인 신령스러운 산으로 여겨졌다.

220여 년이 흐른 뒤 선덕여왕은 생전에 “내가 죽거든 도리천에 묻어 달라”고 유언했다. 어딘지 모른 신하들은 왕에게 물었고, 선덕여왕은 “낭산의 남쪽”이라고 알려주었다. 다시 30여 년의 세월이 흘러 문무왕 19년(679)에 낭산 남쪽 기슭에 사천왕사가 창건되자 신라인들은 비로소 선덕여왕의 능지가 도리천임을 이해할 수 있었다. 욕계 11천 중 사천왕천 위의 하늘이 도리천이었기 때문이다.

신라가 국가차원의 제사를 지내던 곳〔祭場〕이자 사천왕사, 전 황복사, 망덕사 등이 터 잡은 불교성지였지만, 그동안 ‘노천박물관’으로 일컬어지는 경주 남산에 비해 주목 받지 못한 경주 낭산의 의미와 그곳에 산재한 문화유산을 소개하는 전시회가 열린다.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소장 김성배)와 국립경주박물관(관장 최선주), 재단법인 성림문화재연구원(원장 박광열)은 함께 6월 15일부터 9월 12일까지 국립경주박물관 특별전시관에서 ‘낭산, 도리천 가는 길’ 특별전을 개최한다.

전시회에는 전 황복사지 삼층석탑 출토 사리장엄구 등 389점이 출품됐다.

경주 사천왕사 출토 녹유 신장상 벽전. 통일신라, 7세기 후반. 사진 제공 문화재청.
경주 사천왕사 출토 녹유 신장상 벽전. 통일신라, 7세기 후반. 사진 제공 문화재청.

전시는 프롤로그 ‘낭산으로의 초대’, 1부 ‘신들이 노닐던 세계’, 2부 ‘왕들이 잠든 세상’, 3부 ‘소망과 포용의 공간’, 에필로그 ‘전시를 마치며’로 구성됐다.

프롤로그 ‘낭산으로의 초대’는 낭산의 위치와 그곳에 흩어져 있는 문화유산을 소개하는 공간이다.

1부 ‘신들이 노닐던 세계’는 사천왕사지와 전 황복사지에서 출토된 신장상을 소개하고, 토착신앙의 성지에서 불교성지로 변해 가면서도 신라인에게 낭산이 신성한 공간이라는 인식과 호국의 상징이었음을 조명했다.

2부 ‘왕들이 잠든 세상’에서는 진평왕릉과 선덕왕릉 등 왕릉과 사천왕사, 전 황복사지 등 왕의 명복을 빈 사찰을 통해 낭산이 돌아간 왕들을 위한 공간이었음을 살펴본다.

2부에서는 1942년 황복사지 삼층석탑에서 수습된 사리장엄구가 발견된 지 80년 만에 처음으로 모두 일반에게 공개된다. 황복사지 삼층석탑은 효소왕이 부친인 신문왕의 명복을 빌기 위해 건립했다. 효소왕의 뒤를 이어 즉위한 성덕왕은 석탑에 사리장엄구와 금제여래좌상과 입상을 봉안하고 왕실 번영과 태평성대를 기원했다.

황복사는 사천왕사와 봉성사, 감은사, 봉덕사, 봉은사, 영묘사, 영흥사 등과 함께 한 때 왕실 원찰인 성전사원(成典寺院)이었던 사찰로 추정되는 사찰이다.

낭산 출토 십일면관음보살상. 통일신라. 사진 제공 문화재청.
낭산 출토 십일면관음보살상. 통일신라. 사진 제공 문화재청.

3부 ‘소망과 포용의 공간’에서는 나라와 왕실의 안녕을 빌던 곳에서 개인의 소망을 기원하는 공간으로 확장된 낭산을 소개한다. 국립경주박물관과 단국대 석주선기념박물관에 보관된 능지탑 발굴 유물과 낭산 서쪽에서 발견된 국립경주박물관 소장 십일면관음보살상, 국립중앙박물관으로 옮겨진 약사불상을 선보인다. 이중 벽전(甓塼)과 상륜부 장식은 문무왕 화장터로 알려진 능지탑의 원형을 짐작할 수 있는 유물로 이번에 처음 대중에게 공개된다.

에필로그 ‘전시를 마치며’에서는 절터 대부분이 발굴되었는데도 이름조차 확정하지 못한 전 황복사지의 사례를 통해 낭산의 문화유산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 함을 보여준다.

‘낭산, 도리천 가는 길’ 특별전 포스터. 사진 제공 문화재청.
‘낭산, 도리천 가는 길’ 특별전 포스터. 사진 제공 문화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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