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불교, 돈 넘쳐 출가정신 망각”
“한국불교, 돈 넘쳐 출가정신 망각”
  • 조현성
  • 승인 2013.12.28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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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존사이트 성법 스님 ‘생각의 끝에도 머물지 말라’에서

“승가의 끝없는 욕심과 증명된 무능력은 따지고 보면 ‘배고픈 신도에 배부른 승가’에 그 원인과 해법이 있다. 승가는 해방 이후 타종교인에 비해 너무나도 편안하게 살아왔다. 지금은 오히려 종단과 본사에 돈이 넘쳐 출가정신을 다 망각해 버렸다.”

불교경전총론 세존사이트(sejon.or.kr) 운영자인 성법 스님은 최근 펴낸 <생각의 끝에도 머물지 말라>에서 이같이 말했다.

책은 스님이 그동안 펴낸 <이판사판화엄경> 등 경전 해설서와는 달리 불교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을 총망라했다. 불교에 대한 스님의 올곧은 생각을 담은 문자사리와 같다. 삐뚤어진 한국승가 일원에게는 까칠하게 들릴 이야기들이 담겨있다.

‘업’ 강조하는 승가는 왜 자신의 ‘업’ 인정 않나

스님은 책에서 불교의 탄생부터 붓다의 깨달음, 교리 발달사, 수행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내용을 순리적으로 해석했다. 인간 최고의 지성인 붓다의 가르침이 중국에 전해지면서, 중국의 기호에 가미되지 않았는지 반문하면서, 중국에서 발달한 선수행, 한국 대표종단인 조계종이 내세우는 간화선과 선사들의 가르침의 전달 방법은 완전한 것인가를 묻고 있다. 그러면서 현대인들에 맞는 수행법을 창안해 들어보였다.

스님은 “업은 지금도 왜곡돼 불자들의 삶을 좌지우지 한다”고 지적했다. 자신이 억울하고 부당한 일을 당했을 때 스님에게 해법을 의논하면 “그건 네 업이니 참고 지내라”는 3000여 년 전의 정답을 들을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그러면서 스님은 “정작 문제는 정답을 그렇게 잘 알고 있는 스님들이 모여 있는 승가, 그중에서도 권력의 중심부에 있을수록 ‘자신의 업’을 전혀 인정하지 않는 행태가 만연돼 있다는 사실”이라고 꼬집었다.

스님은 “분명한 사실은 한국불교는 상당 부분 붓다 이전의 업과 윤회의 개념으로 신도를 유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신도들은 고달픈 길인 깨달음으로 향하기보다는 내 욕심을 빨리 또 손쉽게 얻으려는 심사로 불교를 믿는다는, 참으로 인정하기 싫은 현실이 엄연한 ‘사실’”이라고 했다.

스님은 “종교는 어떠한 경우에도 인간의 영혼과 순수성을 담보로 ‘거래’를 해서는 안 된다”며 힌두교인지 자이나교인지 분별하기 힘들 정도로 방편에 물들어 거래하는 듯한 한국불교의 비불교적 모습을 강하게 비판했다.

“불교는 힐링 목적의 종교 아니다”

스님은 “불교는 단순 마음 정화학(淨化學) 수준의 개인적 평안을 구하는 종교가 아니다”라고 했다. 힐링하는 정도라면 뇌과학과 진화심리학, 일반 도덕론만으로도 충분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스님은 “불교는 ‘지금’ ‘나와 우리’의 문제를 논하고 풀어나가야 하는 실시간의 종교여야 한다”며 “불교는 인간의 보편적 가치가 무엇이고, 어떻게 중생들과 더불어 깨달음을 추구해야 하는가를 항상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스님은 “불교가 실시간의 종교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 비록 수십 년이 걸릴 지라도 붓다의 참된 가르침을 대승·소승 경전 속에서 명확하게 정리해 나가는 제 5결집을 시작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붓다가 지금 계신다면…”

스님은 지금 붓다가 계신다면 한국 승가에 이렇게 질책할 것이라고 말한다.
“너희는 내 모양을 천 개 만 개 조성해 복 지으라며 팔고, 사법(邪法)을 내 말이라고 중생들을 현혹하면서 정작 내 가르침의 진위에는 관심조차 없구나.”

그러면서 붓다는 문중도 없고 계파에 속하지도 않고 절에 연고조차 없어 본사나 큰 절에 거처를 마련할 수도 없을 것이라 했다.

스님은 “붓다가 계신다면 신도보다 호의호식하는 출가자에게 ‘재가자가 너를 공경하는 것에 오만하지 말라. 너는 나에 대한 공경을 대신 받고 있는 것뿐이니라’고 할 것”이라며 “재기신도 위에 군림하는 출가자에

게는 ‘나는 1000년 이어온 계급제도를 철폐했거늘 너희는 어찌 바라문처럼 행동하느냐’고 호통칠 것”이라고 했다.

또 “천도재와 위패로 신도를 현혹하는 출가자들에게는 ‘나는 사후 세계에 침묵했거늘 너희는 어찌 영혼구제까지 확언하느냐’고 질책할 것”이라며 “‘나와 내 제자들은 당대 최고의 지성으로 존경받았거늘 너희는 존경은커녕 세상에 걱정을 끼치고 있느냐’고 질책할 것”이라고 했다.

생각의 끝에도 머물지 말라┃성법 스님 지음┃민족사┃1만3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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