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도 때를 미나요?”
“스님도 때를 미나요?”
  • 조현성
  • 승인 2014.04.29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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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잣거리 법현 스님 ‘추워도 향기를 팔지 않는 매화처럼’

스님이 목욕탕에 갔다.
문가에서 인사하던 구두닦이 아저씨가 말을 건넸다.
“스님은 왜 오셨어요?”
“예? 목욕하러 왔지요.”
구두닦이 아저씨가 되물었다.
“스님도 목욕하시나요?”
“스님이라고 몸에 때가 안 끼겠습니까?”
구두닦이 아저씨가 말했다.
“마음공부를 열심히 하면 때가 낄 틈이 없는 것 아닙니까?” -책 중에서

<추워도 향기를 팔지 않는 매화처럼>은 10년 가까이 저잣거리에서 포교하는 법현 스님의 새 책이다. 스님은 행복한 삶을 살려면 수행도 전법도 저잣거리에서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깨침을 서울 갈현동 역촌중앙시장에서 실천하고 있다. 2005년부터다.

스님은 저잣거리 포교를 하며 겪었던 이야기, 이런 저런 사유를 글로 옮긴 것들을 두런두런 모아 책으로 엮었다.

스님은 목욕탕에서 만난 구두닦이 아저씨와의 대화를 소개하며 “한방 크게 얻어맞았지만 어리석은 중생이라 하던 일 그대로 밀고 나가는 심정으로 때를 벗기고 나왔다”고 했다.

스님이 목욕을 마치고 나왔을 때, 구두닦이 아저씨가 한마디 더했다.
“스님 다음부터는 여기 오지 마시고 마음공부를 쉬지 않고 하세요.”

스님은 “네”라고 대답했다며 “곳곳에 선지식이라”고 문장을 마쳤다.

스님은 “수행은 조용한 곳에서 해야 한다고들 알고 있지만 그렇지 않다. 주로 조용한 곳에서 하더라도 복잡한 저자에서도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어 “10년 전 50년 된 전통시장 2층에 ‘열린선원’을 냈을 때 많은 이들이 걱정했다. ‘강남 번듯한 건물에 깃발을 꽂아도 될까 말까인데 뭐가 모자라서 이런 곳에 터를 잡느냐’고 하더라”고 전한다.

스님은 “꾸준히 인사하고 자료 나눠주고 교육을 시작했더니 18번째 교육생을 배출하고 19번째 교육생을 가르치고 있다. 50분 강의, 50분 명상 방식이다”고 한다.

그러면서 “열린선원은 각종 문화행사와 사회활동, 지역사회 공동체 복원에도 관심을 쏟고 있다”고 한다.

스님은 “책 제목 ‘추워도 향기를 팔지 않는 매화처럼’은 상촌 신흠 선생의 7언 절구에서 가장 기개가 높아 보이는 구절”이라고 설명한다.

이웃종교인으로 스님과 교류해 온 김희중 대주교(천주교 광주대교구)는 추천의 글에서 “스님의 책은 각박한 삶의 현장인 저잣거리에서 수행·전법하는 모습이 엿보이는 내용으로 재미와 감동을 준다”고 했다.

추워도 향기를 팔지 않는 매화처럼┃법현 스님┃프로방스┃1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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