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탈핵실크로드[12] 대만의 탈핵이야기에 감명 받다
생명탈핵실크로드[12] 대만의 탈핵이야기에 감명 받다
  • 이원영 (수원대 교수, 한국탈핵에너지학회 부회장)
  • 승인 2022.10.24 11: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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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투표로 주요 사안을 결정하는 직접민주주의

 

 


일본을 뒤로 하고 2017년 7월 한 달 가까이 대만을 걷기로 했다. 대만에서부터는 함께 걸을 대만인들은 섭외해두지 않았다. 지원차량도 없이 직접 짐을 갖고 다니면서 이동해야 한다. 다행히 대만은 철도가 발달하여 타이페이에서 카오슝에 이르는 23일 동안 무리 없이 걸을 수 있었다.


타이페이의 가장 오래되고 큰 사찰 룽샨사(龍山寺)를 대만 출발점으로 삼았다.  한국에서 대만순례에 참여키 위해 동지들이 왔다. 조계사의 불자인 백련화보살(100인위원)(좌)과 그녀의 대학생 딸(좌측에서 두 번째) 그리고  필자의 작은 아들(우)이 동참했다.@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한국에서 대만순례에 참여키 위해 동지들이 왔다. 조계사의 불자인 백련화보살(100인위원)과 그녀의 대학생 딸 그리고 필자의 작은 아들이 동참한 것이다. 필자는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 걷지만, 이들은 함께 걷기도 하고 짐을 옮기는 일도 하면서  대만코스 모두를 동참한다.  


 



 


일본보다 훨씬 남쪽인 대만의 7월은 무척 덥다. 낮 기온이 35도를 오르내리므로 가급적 아침 일찍 그리고 오후 늦게 나눠서 걷는 구간이 많아졌다. 들고 다니는 현수막에는 영어와 한자로 생명탈핵실크로드를 표기하였다. 길거리의 시민들이 이 내용을 보고는 손을 흔들어 준다.


대만 학생이 사진촬영에 함께 했다.@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대만국립대학의 추 쿠에이티엔 (周桂田 Chou, Kuei Tien, 위험사회학)와 함께@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대만은 국민투표로 탈원전을 실현시킨 나라다. 대만의 탈핵운동 모델은 지구촌의 귀감이다. 이 나라를 걷는 동안 그들의 경험과 방식을 제대로 담아내고 싶었다. 그리하여 걷기 시작한 이튿날 대만국립대학에서 그들의 경험을 듣는 세미나를 열었다.

추 쿠에이티엔 (周桂田 Chou, Kuei Tien, 대만국립대 교수, 위험사회학)을 소개받아 대만의 성공담을 듣는 시간을 마련했다. 한국에서는 박준규 한양대 교수와 박동천 전북대교수가 참여했다.


대만의 탈원전 성공사례를 듣는 세미나의 모습@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대만 탈원전의 개요를 간단히 설명하면 일찍이 제4기 원전 건설을 두고 갈등을 빚던 대만은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발생하면서 제4기 원전건설이 중단된다. 2012년 3월에는 타이베이, 타이중, 가오슝에서 약 22만 명이 참가하는 대규모 반대 시위가 이루어졌다.

2014년 국민당 정부가 제4기 원전을 시운전하려고 하자 4월 타이베이에서 약 5만 명의 시위대가 도로를 점거하고 연좌농성을 했다. 총통부 점거까지 시도하는 등 격렬한 시위를 벌였다. 이에 당시 마잉주 총통과 민진당 쑤전창 주석은 영수회담을 개최하여 제4기 원전 건설을 국민투표에 부칠 것을 합의했다.

2016년 총통선거에서 2025년까지 모든 원전을 폐쇄하겠다고 공약을 내세운 민진당 차이잉원 후보가 당선되었다. 2017년 12월에는 국민투표법 개정안이 통과되었다. 2018년에는 원전추진파들의 득세로 탈원전정책의 폐기주장이 일시적으로 나왔으나, 최종적으로 작년 2021년 12월 국민투표에서는 ‘제4원전 가동’은 반대가 찬성보다 약 45만표 많아 반대 비율이 가장 높았다. 이에 차이잉원 정부의 2025년 탈원전 목표는 그대로 추진되고 있다.


격렬했던 2013년의  반핵 시위장면@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2014년 4월의 격렬했던 반핵시위 장면을 설명하는 시민발표자@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이날 그들의 처절했던 투쟁의 역사를 들으면서 깊은 감명을 받았다. 세상일은 그저 되는 것이 없다. 원전의 건설은 자본의 힘으로 추진된다. 그런 힘을 막아내는 시민들의 저력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바꾸어내고자 하는 열망과 내부 에너지에도 좌우되겠지만, 보다 중요한 것은 그러한 열망을 담아내는 그릇이자 장치의 존재여부에 달려있다. 대만의 투쟁과정에서 눈여겨볼 것은 여야합의에 의한 국민투표로 탈원전 여부를 결정했다는 것이다.

그렇다. 원전(핵발전소)는 당대와 미래세대의 운명을 좌우할 정도로 국가에 지대한 영향을 주는 시설이다. 이의 수용여부에 대한 의사결정의 권한은 단임의 정권이 임의로 결정하기에는 너무나 무겁고 버거운 존재다. 정권을 누가  잡느냐에 따라 좌우될 정책이 아니다.

이 문제는 독립적으로 국민이 직접 의사를 결정하도록 하는 것이 이치에 맞다. 중요한 정책은 국민이 직접 결정하는 것, 이것은 스위스나 오스트리아 이탈리아 등 유럽의 민주주의 선진 국가들이 행하는 방식이다. 

대만은 길을 제대로 찾은 것이다. 여기에 우리와 차이가 있다. 대만은 민주주의 제도에 있어서 선진국인 것이다. 


세미나를 마친 후 기념사진@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기실 개인능력이 커진 데다, 세상이 복잡해지면서 권력의 총량이 증대하고 있다, 이를 제대로 다룰 의사결정시스템으로 개편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 지금 상황이다. 즉 권력 영역에 있어서 수요에 대한 공급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자본의 힘이 민중을 압도하는 현대에서 삼권분립정도의 대의제(代議制) 민주주의는 거의 모든 의사결정영역에서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

혹자는 직접민주주의가 중우정치로 흐르기 쉽다고 우려한다. 지금은 그렇지 않다. 다양한 의견이 실시간으로 비교되는 시대에는 중우(衆愚)가 설 자리가 없다. 게다가 IT덕분에 소통의 기술이 고도화 된지 오래다. 과거와는 다르다. 대의제 로비에 물든 소위 '수박'보다 훨씬 바른 판단을 내릴 수 있다.

게다가 자본권력은 당대에서 이윤을 극대화하는 쪽으로 쏠릴 수밖에 없는 구조를 갖고 있다. 이를 그냥 내버려두면 돌이킬 수 없는 상황으로까지 치닫는다. 우리는 일찍이 4대강 파괴공사를 체험한 바 있고, 지구촌은 후쿠시마까지 3대원전사고, 최근에는 기후위기상황까지 겪고 있는 것 아닌가?

시대의 요구에 걸맞은 의사결정구조를 만들어갈 필요가 있는 것이다. '주요정책에 대한 국민투표'라는 의사결정시스템은 그 성공적인 솔루션이다.



걷는 동안 멋있는 무지개가 열리는 날이 있었다.@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무지개가 환영해주는 대만순례길의 기념사진@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대만의 지형지세@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대만은 동쪽에 높은 산맥이 있고, 서쪽 평야지대에 사람들이 몰려 살고 있다. 인구는 2천4백만 규모로 우리의 절반이지만, 나라전체로도 우리보다 인구밀도가 높고, 거주가능지만 따져도 비좁게 살고 있는 편이다.

때문에 생활편익시설이 잘 갖추어져 있어서 순례하는 동안 어려움이 없었다. 한류 드라마의 영향인지, 주부 및 젊은 세대들은 한국을 너무 좋아한다. 탈핵을 기치로 내걸고 걷고 있는 모습에 어딜 가나 환영한다. 이런 분위기에서 대만의 경치를 감상하며 도보여행의 즐거움을 누렸다.


 



어느 도시 성당을 지나가다가 김대건 신부의 동상이 2층 높이에 모셔져 있는 것을 보았다.@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확대해보니 이와 같다. 김대건 신부는 가톨릭에 있어서 아시아를 대표하는 인물이다. @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일본을 뒤로 하고 2017년 7월 한 달 가까이 대만을 걷기로 했다. 대만에서부터는 함께 걸을 대만인들은 섭외해두지 않았다. 지원차량도 없이 직접 짐을 갖고 다니면서 이동해야 한다. 다행히 대만은 철도가 발달하여 타이페이에서 카오슝에 이르는 23일 동안 무리 없이 걸을 수 있었다.

타이페이의 가장 오래되고 큰 사찰 룽샨사(龍山寺)를 대만 출발점으로 삼았다.  한국에서 대만순례에 참여키 위해 동지들이 왔다. 조계사의 불자인 백련화보살(100인위원)(좌)과 그녀의 대학생 딸(좌측에서 두 번째) 그리고  필자의 작은 아들(우)이 동참했다.@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타이페이의 가장 오래되고 큰 사찰 룽샨사(龍山寺)를 대만 출발점으로 삼았다.  한국에서 대만순례에 참여키 위해 동지들이 왔다. 조계사의 불자인 백련화보살(100인위원)(좌)과 그녀의 대학생 딸(좌측에서 두 번째) 그리고  필자의 작은 아들(우)이 동참했다.@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한국에서 대만순례에 참여키 위해 동지들이 왔다. 조계사의 불자인 백련화보살(100인위원)과 그녀의 대학생 딸 그리고 필자의 작은 아들이 동참한 것이다. 필자는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 걷지만, 이들은 함께 걷기도 하고 짐을 옮기는 일도 하면서  대만코스 모두를 동참한다.  

 


일본을 뒤로 하고 2017년 7월 한 달 가까이 대만을 걷기로 했다. 대만에서부터는 함께 걸을 대만인들은 섭외해두지 않았다. 지원차량도 없이 직접 짐을 갖고 다니면서 이동해야 한다. 다행히 대만은 철도가 발달하여 타이페이에서 카오슝에 이르는 23일 동안 무리 없이 걸을 수 있었다.


타이페이의 가장 오래되고 큰 사찰 룽샨사(龍山寺)를 대만 출발점으로 삼았다.  한국에서 대만순례에 참여키 위해 동지들이 왔다. 조계사의 불자인 백련화보살(100인위원)(좌)과 그녀의 대학생 딸(좌측에서 두 번째) 그리고  필자의 작은 아들(우)이 동참했다.@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한국에서 대만순례에 참여키 위해 동지들이 왔다. 조계사의 불자인 백련화보살(100인위원)과 그녀의 대학생 딸 그리고 필자의 작은 아들이 동참한 것이다. 필자는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 걷지만, 이들은 함께 걷기도 하고 짐을 옮기는 일도 하면서  대만코스 모두를 동참한다.  


 



 


일본보다 훨씬 남쪽인 대만의 7월은 무척 덥다. 낮 기온이 35도를 오르내리므로 가급적 아침 일찍 그리고 오후 늦게 나눠서 걷는 구간이 많아졌다. 들고 다니는 현수막에는 영어와 한자로 생명탈핵실크로드를 표기하였다. 길거리의 시민들이 이 내용을 보고는 손을 흔들어 준다.


대만 학생이 사진촬영에 함께 했다.@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대만국립대학의 추 쿠에이티엔 (周桂田 Chou, Kuei Tien, 위험사회학)와 함께@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대만은 국민투표로 탈원전을 실현시킨 나라다. 대만의 탈핵운동 모델은 지구촌의 귀감이다. 이 나라를 걷는 동안 그들의 경험과 방식을 제대로 담아내고 싶었다. 그리하여 걷기 시작한 이튿날 대만국립대학에서 그들의 경험을 듣는 세미나를 열었다.

추 쿠에이티엔 (周桂田 Chou, Kuei Tien, 대만국립대 교수, 위험사회학)을 소개받아 대만의 성공담을 듣는 시간을 마련했다. 한국에서는 박준규 한양대 교수와 박동천 전북대교수가 참여했다.


대만의 탈원전 성공사례를 듣는 세미나의 모습@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대만 탈원전의 개요를 간단히 설명하면 일찍이 제4기 원전 건설을 두고 갈등을 빚던 대만은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발생하면서 제4기 원전건설이 중단된다. 2012년 3월에는 타이베이, 타이중, 가오슝에서 약 22만 명이 참가하는 대규모 반대 시위가 이루어졌다.

2014년 국민당 정부가 제4기 원전을 시운전하려고 하자 4월 타이베이에서 약 5만 명의 시위대가 도로를 점거하고 연좌농성을 했다. 총통부 점거까지 시도하는 등 격렬한 시위를 벌였다. 이에 당시 마잉주 총통과 민진당 쑤전창 주석은 영수회담을 개최하여 제4기 원전 건설을 국민투표에 부칠 것을 합의했다.

2016년 총통선거에서 2025년까지 모든 원전을 폐쇄하겠다고 공약을 내세운 민진당 차이잉원 후보가 당선되었다. 2017년 12월에는 국민투표법 개정안이 통과되었다. 2018년에는 원전추진파들의 득세로 탈원전정책의 폐기주장이 일시적으로 나왔으나, 최종적으로 작년 2021년 12월 국민투표에서는 ‘제4원전 가동’은 반대가 찬성보다 약 45만표 많아 반대 비율이 가장 높았다. 이에 차이잉원 정부의 2025년 탈원전 목표는 그대로 추진되고 있다.


격렬했던 2013년의  반핵 시위장면@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2014년 4월의 격렬했던 반핵시위 장면을 설명하는 시민발표자@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이날 그들의 처절했던 투쟁의 역사를 들으면서 깊은 감명을 받았다. 세상일은 그저 되는 것이 없다. 원전의 건설은 자본의 힘으로 추진된다. 그런 힘을 막아내는 시민들의 저력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바꾸어내고자 하는 열망과 내부 에너지에도 좌우되겠지만, 보다 중요한 것은 그러한 열망을 담아내는 그릇이자 장치의 존재여부에 달려있다. 대만의 투쟁과정에서 눈여겨볼 것은 여야합의에 의한 국민투표로 탈원전 여부를 결정했다는 것이다.

그렇다. 원전(핵발전소)는 당대와 미래세대의 운명을 좌우할 정도로 국가에 지대한 영향을 주는 시설이다. 이의 수용여부에 대한 의사결정의 권한은 단임의 정권이 임의로 결정하기에는 너무나 무겁고 버거운 존재다. 정권을 누가  잡느냐에 따라 좌우될 정책이 아니다.

이 문제는 독립적으로 국민이 직접 의사를 결정하도록 하는 것이 이치에 맞다. 중요한 정책은 국민이 직접 결정하는 것, 이것은 스위스나 오스트리아 이탈리아 등 유럽의 민주주의 선진 국가들이 행하는 방식이다. 

대만은 길을 제대로 찾은 것이다. 여기에 우리와 차이가 있다. 대만은 민주주의 제도에 있어서 선진국인 것이다. 


세미나를 마친 후 기념사진@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기실 개인능력이 커진 데다, 세상이 복잡해지면서 권력의 총량이 증대하고 있다, 이를 제대로 다룰 의사결정시스템으로 개편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 지금 상황이다. 즉 권력 영역에 있어서 수요에 대한 공급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자본의 힘이 민중을 압도하는 현대에서 삼권분립정도의 대의제(代議制) 민주주의는 거의 모든 의사결정영역에서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

혹자는 직접민주주의가 중우정치로 흐르기 쉽다고 우려한다. 지금은 그렇지 않다. 다양한 의견이 실시간으로 비교되는 시대에는 중우(衆愚)가 설 자리가 없다. 게다가 IT덕분에 소통의 기술이 고도화 된지 오래다. 과거와는 다르다. 대의제 로비에 물든 소위 '수박'보다 훨씬 바른 판단을 내릴 수 있다.

게다가 자본권력은 당대에서 이윤을 극대화하는 쪽으로 쏠릴 수밖에 없는 구조를 갖고 있다. 이를 그냥 내버려두면 돌이킬 수 없는 상황으로까지 치닫는다. 우리는 일찍이 4대강 파괴공사를 체험한 바 있고, 지구촌은 후쿠시마까지 3대원전사고, 최근에는 기후위기상황까지 겪고 있는 것 아닌가?

시대의 요구에 걸맞은 의사결정구조를 만들어갈 필요가 있는 것이다. '주요정책에 대한 국민투표'라는 의사결정시스템은 그 성공적인 솔루션이다.



걷는 동안 멋있는 무지개가 열리는 날이 있었다.@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무지개가 환영해주는 대만순례길의 기념사진@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대만의 지형지세@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대만은 동쪽에 높은 산맥이 있고, 서쪽 평야지대에 사람들이 몰려 살고 있다. 인구는 2천4백만 규모로 우리의 절반이지만, 나라전체로도 우리보다 인구밀도가 높고, 거주가능지만 따져도 비좁게 살고 있는 편이다.

때문에 생활편익시설이 잘 갖추어져 있어서 순례하는 동안 어려움이 없었다. 한류 드라마의 영향인지, 주부 및 젊은 세대들은 한국을 너무 좋아한다. 탈핵을 기치로 내걸고 걷고 있는 모습에 어딜 가나 환영한다. 이런 분위기에서 대만의 경치를 감상하며 도보여행의 즐거움을 누렸다.


 



어느 도시 성당을 지나가다가 김대건 신부의 동상이 2층 높이에 모셔져 있는 것을 보았다.@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확대해보니 이와 같다. 김대건 신부는 가톨릭에 있어서 아시아를 대표하는 인물이다. @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일본을 뒤로 하고 2017년 7월 한 달 가까이 대만을 걷기로 했다. 대만에서부터는 함께 걸을 대만인들은 섭외해두지 않았다. 지원차량도 없이 직접 짐을 갖고 다니면서 이동해야 한다. 다행히 대만은 철도가 발달하여 타이페이에서 카오슝에 이르는 23일 동안 무리 없이 걸을 수 있었다.


타이페이의 가장 오래되고 큰 사찰 룽샨사(龍山寺)를 대만 출발점으로 삼았다.  한국에서 대만순례에 참여키 위해 동지들이 왔다. 조계사의 불자인 백련화보살(100인위원)(좌)과 그녀의 대학생 딸(좌측에서 두 번째) 그리고  필자의 작은 아들(우)이 동참했다.@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한국에서 대만순례에 참여키 위해 동지들이 왔다. 조계사의 불자인 백련화보살(100인위원)과 그녀의 대학생 딸 그리고 필자의 작은 아들이 동참한 것이다. 필자는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 걷지만, 이들은 함께 걷기도 하고 짐을 옮기는 일도 하면서  대만코스 모두를 동참한다.  


 



 


일본보다 훨씬 남쪽인 대만의 7월은 무척 덥다. 낮 기온이 35도를 오르내리므로 가급적 아침 일찍 그리고 오후 늦게 나눠서 걷는 구간이 많아졌다. 들고 다니는 현수막에는 영어와 한자로 생명탈핵실크로드를 표기하였다. 길거리의 시민들이 이 내용을 보고는 손을 흔들어 준다.


대만 학생이 사진촬영에 함께 했다.@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대만국립대학의 추 쿠에이티엔 (周桂田 Chou, Kuei Tien, 위험사회학)와 함께@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대만은 국민투표로 탈원전을 실현시킨 나라다. 대만의 탈핵운동 모델은 지구촌의 귀감이다. 이 나라를 걷는 동안 그들의 경험과 방식을 제대로 담아내고 싶었다. 그리하여 걷기 시작한 이튿날 대만국립대학에서 그들의 경험을 듣는 세미나를 열었다.

추 쿠에이티엔 (周桂田 Chou, Kuei Tien, 대만국립대 교수, 위험사회학)을 소개받아 대만의 성공담을 듣는 시간을 마련했다. 한국에서는 박준규 한양대 교수와 박동천 전북대교수가 참여했다.


대만의 탈원전 성공사례를 듣는 세미나의 모습@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대만 탈원전의 개요를 간단히 설명하면 일찍이 제4기 원전 건설을 두고 갈등을 빚던 대만은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발생하면서 제4기 원전건설이 중단된다. 2012년 3월에는 타이베이, 타이중, 가오슝에서 약 22만 명이 참가하는 대규모 반대 시위가 이루어졌다.

2014년 국민당 정부가 제4기 원전을 시운전하려고 하자 4월 타이베이에서 약 5만 명의 시위대가 도로를 점거하고 연좌농성을 했다. 총통부 점거까지 시도하는 등 격렬한 시위를 벌였다. 이에 당시 마잉주 총통과 민진당 쑤전창 주석은 영수회담을 개최하여 제4기 원전 건설을 국민투표에 부칠 것을 합의했다.

2016년 총통선거에서 2025년까지 모든 원전을 폐쇄하겠다고 공약을 내세운 민진당 차이잉원 후보가 당선되었다. 2017년 12월에는 국민투표법 개정안이 통과되었다. 2018년에는 원전추진파들의 득세로 탈원전정책의 폐기주장이 일시적으로 나왔으나, 최종적으로 작년 2021년 12월 국민투표에서는 ‘제4원전 가동’은 반대가 찬성보다 약 45만표 많아 반대 비율이 가장 높았다. 이에 차이잉원 정부의 2025년 탈원전 목표는 그대로 추진되고 있다.


격렬했던 2013년의  반핵 시위장면@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2014년 4월의 격렬했던 반핵시위 장면을 설명하는 시민발표자@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이날 그들의 처절했던 투쟁의 역사를 들으면서 깊은 감명을 받았다. 세상일은 그저 되는 것이 없다. 원전의 건설은 자본의 힘으로 추진된다. 그런 힘을 막아내는 시민들의 저력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바꾸어내고자 하는 열망과 내부 에너지에도 좌우되겠지만, 보다 중요한 것은 그러한 열망을 담아내는 그릇이자 장치의 존재여부에 달려있다. 대만의 투쟁과정에서 눈여겨볼 것은 여야합의에 의한 국민투표로 탈원전 여부를 결정했다는 것이다.

그렇다. 원전(핵발전소)는 당대와 미래세대의 운명을 좌우할 정도로 국가에 지대한 영향을 주는 시설이다. 이의 수용여부에 대한 의사결정의 권한은 단임의 정권이 임의로 결정하기에는 너무나 무겁고 버거운 존재다. 정권을 누가  잡느냐에 따라 좌우될 정책이 아니다.

이 문제는 독립적으로 국민이 직접 의사를 결정하도록 하는 것이 이치에 맞다. 중요한 정책은 국민이 직접 결정하는 것, 이것은 스위스나 오스트리아 이탈리아 등 유럽의 민주주의 선진 국가들이 행하는 방식이다. 

대만은 길을 제대로 찾은 것이다. 여기에 우리와 차이가 있다. 대만은 민주주의 제도에 있어서 선진국인 것이다. 


세미나를 마친 후 기념사진@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기실 개인능력이 커진 데다, 세상이 복잡해지면서 권력의 총량이 증대하고 있다, 이를 제대로 다룰 의사결정시스템으로 개편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 지금 상황이다. 즉 권력 영역에 있어서 수요에 대한 공급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자본의 힘이 민중을 압도하는 현대에서 삼권분립정도의 대의제(代議制) 민주주의는 거의 모든 의사결정영역에서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

혹자는 직접민주주의가 중우정치로 흐르기 쉽다고 우려한다. 지금은 그렇지 않다. 다양한 의견이 실시간으로 비교되는 시대에는 중우(衆愚)가 설 자리가 없다. 게다가 IT덕분에 소통의 기술이 고도화 된지 오래다. 과거와는 다르다. 대의제 로비에 물든 소위 '수박'보다 훨씬 바른 판단을 내릴 수 있다.

게다가 자본권력은 당대에서 이윤을 극대화하는 쪽으로 쏠릴 수밖에 없는 구조를 갖고 있다. 이를 그냥 내버려두면 돌이킬 수 없는 상황으로까지 치닫는다. 우리는 일찍이 4대강 파괴공사를 체험한 바 있고, 지구촌은 후쿠시마까지 3대원전사고, 최근에는 기후위기상황까지 겪고 있는 것 아닌가?

시대의 요구에 걸맞은 의사결정구조를 만들어갈 필요가 있는 것이다. '주요정책에 대한 국민투표'라는 의사결정시스템은 그 성공적인 솔루션이다.



걷는 동안 멋있는 무지개가 열리는 날이 있었다.@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무지개가 환영해주는 대만순례길의 기념사진@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대만의 지형지세@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대만은 동쪽에 높은 산맥이 있고, 서쪽 평야지대에 사람들이 몰려 살고 있다. 인구는 2천4백만 규모로 우리의 절반이지만, 나라전체로도 우리보다 인구밀도가 높고, 거주가능지만 따져도 비좁게 살고 있는 편이다.

때문에 생활편익시설이 잘 갖추어져 있어서 순례하는 동안 어려움이 없었다. 한류 드라마의 영향인지, 주부 및 젊은 세대들은 한국을 너무 좋아한다. 탈핵을 기치로 내걸고 걷고 있는 모습에 어딜 가나 환영한다. 이런 분위기에서 대만의 경치를 감상하며 도보여행의 즐거움을 누렸다.


 



어느 도시 성당을 지나가다가 김대건 신부의 동상이 2층 높이에 모셔져 있는 것을 보았다.@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확대해보니 이와 같다. 김대건 신부는 가톨릭에 있어서 아시아를 대표하는 인물이다. @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일본보다 훨씬 남쪽인 대만의 7월은 무척 덥다. 낮 기온이 35도를 오르내리므로 가급적 아침 일찍 그리고 오후 늦게 나눠서 걷는 구간이 많아졌다. 들고 다니는 현수막에는 영어와 한자로 생명탈핵실크로드를 표기하였다. 길거리의 시민들이 이 내용을 보고는 손을 흔들어 준다.

대만 학생이 사진촬영에 함께 했다.@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대만 학생이 사진촬영에 함께 했다.@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대만국립대학의 추 쿠에이티엔 (周桂田 Chou, Kuei Tien, 위험사회학)와 함께@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대만국립대학의 추 쿠에이티엔 (周桂田 Chou, Kuei Tien, 위험사회학)와 함께@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대만은 국민투표로 탈원전을 실현시킨 나라다. 대만의 탈핵운동 모델은 지구촌의 귀감이다. 이 나라를 걷는 동안 그들의 경험과 방식을 제대로 담아내고 싶었다. 그리하여 걷기 시작한 이튿날 대만국립대학에서 그들의 경험을 듣는 세미나를 열었다.

추 쿠에이티엔 (周桂田 Chou, Kuei Tien, 대만국립대 교수, 위험사회학)을 소개받아 대만의 성공담을 듣는 시간을 마련했다. 한국에서는 박준규 한양대 교수와 박동천 전북대교수가 참여했다.

대만의 탈원전 성공사례를 듣는 세미나의 모습@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대만의 탈원전 성공사례를 듣는 세미나의 모습@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대만 탈원전의 개요를 간단히 설명하면 일찍이 제4기 원전 건설을 두고 갈등을 빚던 대만은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발생하면서 제4기 원전건설이 중단된다. 2012년 3월에는 타이베이, 타이중, 가오슝에서 약 22만 명이 참가하는 대규모 반대 시위가 이루어졌다.

2014년 국민당 정부가 제4기 원전을 시운전하려고 하자 4월 타이베이에서 약 5만 명의 시위대가 도로를 점거하고 연좌농성을 했다. 총통부 점거까지 시도하는 등 격렬한 시위를 벌였다. 이에 당시 마잉주 총통과 민진당 쑤전창 주석은 영수회담을 개최하여 제4기 원전 건설을 국민투표에 부칠 것을 합의했다.

2016년 총통선거에서 2025년까지 모든 원전을 폐쇄하겠다고 공약을 내세운 민진당 차이잉원 후보가 당선되었다. 2017년 12월에는 국민투표법 개정안이 통과되었다. 2018년에는 원전추진파들의 득세로 탈원전정책의 폐기주장이 일시적으로 나왔으나, 최종적으로 작년 2021년 12월 국민투표에서는 ‘제4원전 가동’은 반대가 찬성보다 약 45만표 많아 반대 비율이 가장 높았다. 이에 차이잉원 정부의 2025년 탈원전 목표는 그대로 추진되고 있다.

격렬했던 2013년의  반핵 시위장면@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격렬했던 2013년의  반핵 시위장면@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2014년 4월의 격렬했던 반핵시위 장면을 설명하는 시민발표자@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2014년 4월의 격렬했던 반핵시위 장면을 설명하는 시민발표자@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이날 그들의 처절했던 투쟁의 역사를 들으면서 깊은 감명을 받았다. 세상일은 그저 되는 것이 없다. 원전의 건설은 자본의 힘으로 추진된다. 그런 힘을 막아내는 시민들의 저력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바꾸어내고자 하는 열망과 내부 에너지에도 좌우되겠지만, 보다 중요한 것은 그러한 열망을 담아내는 그릇이자 장치의 존재여부에 달려있다. 대만의 투쟁과정에서 눈여겨볼 것은 여야합의에 의한 국민투표로 탈원전 여부를 결정했다는 것이다.

그렇다. 원전(핵발전소)는 당대와 미래세대의 운명을 좌우할 정도로 국가에 지대한 영향을 주는 시설이다. 이의 수용여부에 대한 의사결정의 권한은 단임의 정권이 임의로 결정하기에는 너무나 무겁고 버거운 존재다. 정권을 누가  잡느냐에 따라 좌우될 정책이 아니다.

이 문제는 독립적으로 국민이 직접 의사를 결정하도록 하는 것이 이치에 맞다. 중요한 정책은 국민이 직접 결정하는 것, 이것은 스위스나 오스트리아 이탈리아 등 유럽의 민주주의 선진 국가들이 행하는 방식이다. 

대만은 길을 제대로 찾은 것이다. 여기에 우리와 차이가 있다. 대만은 민주주의 제도에 있어서 선진국인 것이다. 

세미나를 마친 후 기념사진@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세미나를 마친 후 기념사진@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기실 개인능력이 커진 데다, 세상이 복잡해지면서 권력의 총량이 증대하고 있다, 이를 제대로 다룰 의사결정시스템으로 개편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 지금 상황이다. 즉 권력 영역에 있어서 수요에 대한 공급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자본의 힘이 민중을 압도하는 현대에서 삼권분립정도의 대의제(代議制) 민주주의는 거의 모든 의사결정영역에서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

혹자는 직접민주주의가 중우정치로 흐르기 쉽다고 우려한다. 지금은 그렇지 않다. 다양한 의견이 실시간으로 비교되는 시대에는 중우(衆愚)가 설 자리가 없다. 게다가 IT덕분에 소통의 기술이 고도화 된지 오래다. 과거와는 다르다. 대의제 로비에 물든 소위 '수박'보다 훨씬 바른 판단을 내릴 수 있다.

게다가 자본권력은 당대에서 이윤을 극대화하는 쪽으로 쏠릴 수밖에 없는 구조를 갖고 있다. 이를 그냥 내버려두면 돌이킬 수 없는 상황으로까지 치닫는다. 우리는 일찍이 4대강 파괴공사를 체험한 바 있고, 지구촌은 후쿠시마까지 3대원전사고, 최근에는 기후위기상황까지 겪고 있는 것 아닌가?

시대의 요구에 걸맞은 의사결정구조를 만들어갈 필요가 있는 것이다. '주요정책에 대한 국민투표'라는 의사결정시스템은 그 성공적인 솔루션이다.

 


일본을 뒤로 하고 2017년 7월 한 달 가까이 대만을 걷기로 했다. 대만에서부터는 함께 걸을 대만인들은 섭외해두지 않았다. 지원차량도 없이 직접 짐을 갖고 다니면서 이동해야 한다. 다행히 대만은 철도가 발달하여 타이페이에서 카오슝에 이르는 23일 동안 무리 없이 걸을 수 있었다.


타이페이의 가장 오래되고 큰 사찰 룽샨사(龍山寺)를 대만 출발점으로 삼았다.  한국에서 대만순례에 참여키 위해 동지들이 왔다. 조계사의 불자인 백련화보살(100인위원)(좌)과 그녀의 대학생 딸(좌측에서 두 번째) 그리고  필자의 작은 아들(우)이 동참했다.@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한국에서 대만순례에 참여키 위해 동지들이 왔다. 조계사의 불자인 백련화보살(100인위원)과 그녀의 대학생 딸 그리고 필자의 작은 아들이 동참한 것이다. 필자는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 걷지만, 이들은 함께 걷기도 하고 짐을 옮기는 일도 하면서  대만코스 모두를 동참한다.  


 



 


일본보다 훨씬 남쪽인 대만의 7월은 무척 덥다. 낮 기온이 35도를 오르내리므로 가급적 아침 일찍 그리고 오후 늦게 나눠서 걷는 구간이 많아졌다. 들고 다니는 현수막에는 영어와 한자로 생명탈핵실크로드를 표기하였다. 길거리의 시민들이 이 내용을 보고는 손을 흔들어 준다.


대만 학생이 사진촬영에 함께 했다.@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대만국립대학의 추 쿠에이티엔 (周桂田 Chou, Kuei Tien, 위험사회학)와 함께@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대만은 국민투표로 탈원전을 실현시킨 나라다. 대만의 탈핵운동 모델은 지구촌의 귀감이다. 이 나라를 걷는 동안 그들의 경험과 방식을 제대로 담아내고 싶었다. 그리하여 걷기 시작한 이튿날 대만국립대학에서 그들의 경험을 듣는 세미나를 열었다.

추 쿠에이티엔 (周桂田 Chou, Kuei Tien, 대만국립대 교수, 위험사회학)을 소개받아 대만의 성공담을 듣는 시간을 마련했다. 한국에서는 박준규 한양대 교수와 박동천 전북대교수가 참여했다.


대만의 탈원전 성공사례를 듣는 세미나의 모습@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대만 탈원전의 개요를 간단히 설명하면 일찍이 제4기 원전 건설을 두고 갈등을 빚던 대만은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발생하면서 제4기 원전건설이 중단된다. 2012년 3월에는 타이베이, 타이중, 가오슝에서 약 22만 명이 참가하는 대규모 반대 시위가 이루어졌다.

2014년 국민당 정부가 제4기 원전을 시운전하려고 하자 4월 타이베이에서 약 5만 명의 시위대가 도로를 점거하고 연좌농성을 했다. 총통부 점거까지 시도하는 등 격렬한 시위를 벌였다. 이에 당시 마잉주 총통과 민진당 쑤전창 주석은 영수회담을 개최하여 제4기 원전 건설을 국민투표에 부칠 것을 합의했다.

2016년 총통선거에서 2025년까지 모든 원전을 폐쇄하겠다고 공약을 내세운 민진당 차이잉원 후보가 당선되었다. 2017년 12월에는 국민투표법 개정안이 통과되었다. 2018년에는 원전추진파들의 득세로 탈원전정책의 폐기주장이 일시적으로 나왔으나, 최종적으로 작년 2021년 12월 국민투표에서는 ‘제4원전 가동’은 반대가 찬성보다 약 45만표 많아 반대 비율이 가장 높았다. 이에 차이잉원 정부의 2025년 탈원전 목표는 그대로 추진되고 있다.


격렬했던 2013년의  반핵 시위장면@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2014년 4월의 격렬했던 반핵시위 장면을 설명하는 시민발표자@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이날 그들의 처절했던 투쟁의 역사를 들으면서 깊은 감명을 받았다. 세상일은 그저 되는 것이 없다. 원전의 건설은 자본의 힘으로 추진된다. 그런 힘을 막아내는 시민들의 저력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바꾸어내고자 하는 열망과 내부 에너지에도 좌우되겠지만, 보다 중요한 것은 그러한 열망을 담아내는 그릇이자 장치의 존재여부에 달려있다. 대만의 투쟁과정에서 눈여겨볼 것은 여야합의에 의한 국민투표로 탈원전 여부를 결정했다는 것이다.

그렇다. 원전(핵발전소)는 당대와 미래세대의 운명을 좌우할 정도로 국가에 지대한 영향을 주는 시설이다. 이의 수용여부에 대한 의사결정의 권한은 단임의 정권이 임의로 결정하기에는 너무나 무겁고 버거운 존재다. 정권을 누가  잡느냐에 따라 좌우될 정책이 아니다.

이 문제는 독립적으로 국민이 직접 의사를 결정하도록 하는 것이 이치에 맞다. 중요한 정책은 국민이 직접 결정하는 것, 이것은 스위스나 오스트리아 이탈리아 등 유럽의 민주주의 선진 국가들이 행하는 방식이다. 

대만은 길을 제대로 찾은 것이다. 여기에 우리와 차이가 있다. 대만은 민주주의 제도에 있어서 선진국인 것이다. 


세미나를 마친 후 기념사진@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기실 개인능력이 커진 데다, 세상이 복잡해지면서 권력의 총량이 증대하고 있다, 이를 제대로 다룰 의사결정시스템으로 개편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 지금 상황이다. 즉 권력 영역에 있어서 수요에 대한 공급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자본의 힘이 민중을 압도하는 현대에서 삼권분립정도의 대의제(代議制) 민주주의는 거의 모든 의사결정영역에서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

혹자는 직접민주주의가 중우정치로 흐르기 쉽다고 우려한다. 지금은 그렇지 않다. 다양한 의견이 실시간으로 비교되는 시대에는 중우(衆愚)가 설 자리가 없다. 게다가 IT덕분에 소통의 기술이 고도화 된지 오래다. 과거와는 다르다. 대의제 로비에 물든 소위 '수박'보다 훨씬 바른 판단을 내릴 수 있다.

게다가 자본권력은 당대에서 이윤을 극대화하는 쪽으로 쏠릴 수밖에 없는 구조를 갖고 있다. 이를 그냥 내버려두면 돌이킬 수 없는 상황으로까지 치닫는다. 우리는 일찍이 4대강 파괴공사를 체험한 바 있고, 지구촌은 후쿠시마까지 3대원전사고, 최근에는 기후위기상황까지 겪고 있는 것 아닌가?

시대의 요구에 걸맞은 의사결정구조를 만들어갈 필요가 있는 것이다. '주요정책에 대한 국민투표'라는 의사결정시스템은 그 성공적인 솔루션이다.



걷는 동안 멋있는 무지개가 열리는 날이 있었다.@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무지개가 환영해주는 대만순례길의 기념사진@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대만의 지형지세@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대만은 동쪽에 높은 산맥이 있고, 서쪽 평야지대에 사람들이 몰려 살고 있다. 인구는 2천4백만 규모로 우리의 절반이지만, 나라전체로도 우리보다 인구밀도가 높고, 거주가능지만 따져도 비좁게 살고 있는 편이다.

때문에 생활편익시설이 잘 갖추어져 있어서 순례하는 동안 어려움이 없었다. 한류 드라마의 영향인지, 주부 및 젊은 세대들은 한국을 너무 좋아한다. 탈핵을 기치로 내걸고 걷고 있는 모습에 어딜 가나 환영한다. 이런 분위기에서 대만의 경치를 감상하며 도보여행의 즐거움을 누렸다.


 



어느 도시 성당을 지나가다가 김대건 신부의 동상이 2층 높이에 모셔져 있는 것을 보았다.@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확대해보니 이와 같다. 김대건 신부는 가톨릭에 있어서 아시아를 대표하는 인물이다. @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걷는 동안 멋있는 무지개가 열리는 날이 있었다.@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무지개가 환영해주는 대만순례길의 기념사진@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무지개가 환영해주는 대만순례길의 기념사진@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대만의 지형지세@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대만의 지형지세@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대만은 동쪽에 높은 산맥이 있고, 서쪽 평야지대에 사람들이 몰려 살고 있다. 인구는 2천4백만 규모로 우리의 절반이지만, 나라전체로도 우리보다 인구밀도가 높고, 거주가능지만 따져도 비좁게 살고 있는 편이다.

때문에 생활편익시설이 잘 갖추어져 있어서 순례하는 동안 어려움이 없었다. 한류 드라마의 영향인지, 주부 및 젊은 세대들은 한국을 너무 좋아한다. 탈핵을 기치로 내걸고 걷고 있는 모습에 어딜 가나 환영한다. 이런 분위기에서 대만의 경치를 감상하며 도보여행의 즐거움을 누렸다.

 


일본을 뒤로 하고 2017년 7월 한 달 가까이 대만을 걷기로 했다. 대만에서부터는 함께 걸을 대만인들은 섭외해두지 않았다. 지원차량도 없이 직접 짐을 갖고 다니면서 이동해야 한다. 다행히 대만은 철도가 발달하여 타이페이에서 카오슝에 이르는 23일 동안 무리 없이 걸을 수 있었다.


타이페이의 가장 오래되고 큰 사찰 룽샨사(龍山寺)를 대만 출발점으로 삼았다.  한국에서 대만순례에 참여키 위해 동지들이 왔다. 조계사의 불자인 백련화보살(100인위원)(좌)과 그녀의 대학생 딸(좌측에서 두 번째) 그리고  필자의 작은 아들(우)이 동참했다.@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한국에서 대만순례에 참여키 위해 동지들이 왔다. 조계사의 불자인 백련화보살(100인위원)과 그녀의 대학생 딸 그리고 필자의 작은 아들이 동참한 것이다. 필자는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 걷지만, 이들은 함께 걷기도 하고 짐을 옮기는 일도 하면서  대만코스 모두를 동참한다.  


 



 


일본보다 훨씬 남쪽인 대만의 7월은 무척 덥다. 낮 기온이 35도를 오르내리므로 가급적 아침 일찍 그리고 오후 늦게 나눠서 걷는 구간이 많아졌다. 들고 다니는 현수막에는 영어와 한자로 생명탈핵실크로드를 표기하였다. 길거리의 시민들이 이 내용을 보고는 손을 흔들어 준다.


대만 학생이 사진촬영에 함께 했다.@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대만국립대학의 추 쿠에이티엔 (周桂田 Chou, Kuei Tien, 위험사회학)와 함께@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대만은 국민투표로 탈원전을 실현시킨 나라다. 대만의 탈핵운동 모델은 지구촌의 귀감이다. 이 나라를 걷는 동안 그들의 경험과 방식을 제대로 담아내고 싶었다. 그리하여 걷기 시작한 이튿날 대만국립대학에서 그들의 경험을 듣는 세미나를 열었다.

추 쿠에이티엔 (周桂田 Chou, Kuei Tien, 대만국립대 교수, 위험사회학)을 소개받아 대만의 성공담을 듣는 시간을 마련했다. 한국에서는 박준규 한양대 교수와 박동천 전북대교수가 참여했다.


대만의 탈원전 성공사례를 듣는 세미나의 모습@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대만 탈원전의 개요를 간단히 설명하면 일찍이 제4기 원전 건설을 두고 갈등을 빚던 대만은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발생하면서 제4기 원전건설이 중단된다. 2012년 3월에는 타이베이, 타이중, 가오슝에서 약 22만 명이 참가하는 대규모 반대 시위가 이루어졌다.

2014년 국민당 정부가 제4기 원전을 시운전하려고 하자 4월 타이베이에서 약 5만 명의 시위대가 도로를 점거하고 연좌농성을 했다. 총통부 점거까지 시도하는 등 격렬한 시위를 벌였다. 이에 당시 마잉주 총통과 민진당 쑤전창 주석은 영수회담을 개최하여 제4기 원전 건설을 국민투표에 부칠 것을 합의했다.

2016년 총통선거에서 2025년까지 모든 원전을 폐쇄하겠다고 공약을 내세운 민진당 차이잉원 후보가 당선되었다. 2017년 12월에는 국민투표법 개정안이 통과되었다. 2018년에는 원전추진파들의 득세로 탈원전정책의 폐기주장이 일시적으로 나왔으나, 최종적으로 작년 2021년 12월 국민투표에서는 ‘제4원전 가동’은 반대가 찬성보다 약 45만표 많아 반대 비율이 가장 높았다. 이에 차이잉원 정부의 2025년 탈원전 목표는 그대로 추진되고 있다.


격렬했던 2013년의  반핵 시위장면@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2014년 4월의 격렬했던 반핵시위 장면을 설명하는 시민발표자@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이날 그들의 처절했던 투쟁의 역사를 들으면서 깊은 감명을 받았다. 세상일은 그저 되는 것이 없다. 원전의 건설은 자본의 힘으로 추진된다. 그런 힘을 막아내는 시민들의 저력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바꾸어내고자 하는 열망과 내부 에너지에도 좌우되겠지만, 보다 중요한 것은 그러한 열망을 담아내는 그릇이자 장치의 존재여부에 달려있다. 대만의 투쟁과정에서 눈여겨볼 것은 여야합의에 의한 국민투표로 탈원전 여부를 결정했다는 것이다.

그렇다. 원전(핵발전소)는 당대와 미래세대의 운명을 좌우할 정도로 국가에 지대한 영향을 주는 시설이다. 이의 수용여부에 대한 의사결정의 권한은 단임의 정권이 임의로 결정하기에는 너무나 무겁고 버거운 존재다. 정권을 누가  잡느냐에 따라 좌우될 정책이 아니다.

이 문제는 독립적으로 국민이 직접 의사를 결정하도록 하는 것이 이치에 맞다. 중요한 정책은 국민이 직접 결정하는 것, 이것은 스위스나 오스트리아 이탈리아 등 유럽의 민주주의 선진 국가들이 행하는 방식이다. 

대만은 길을 제대로 찾은 것이다. 여기에 우리와 차이가 있다. 대만은 민주주의 제도에 있어서 선진국인 것이다. 


세미나를 마친 후 기념사진@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기실 개인능력이 커진 데다, 세상이 복잡해지면서 권력의 총량이 증대하고 있다, 이를 제대로 다룰 의사결정시스템으로 개편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 지금 상황이다. 즉 권력 영역에 있어서 수요에 대한 공급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자본의 힘이 민중을 압도하는 현대에서 삼권분립정도의 대의제(代議制) 민주주의는 거의 모든 의사결정영역에서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

혹자는 직접민주주의가 중우정치로 흐르기 쉽다고 우려한다. 지금은 그렇지 않다. 다양한 의견이 실시간으로 비교되는 시대에는 중우(衆愚)가 설 자리가 없다. 게다가 IT덕분에 소통의 기술이 고도화 된지 오래다. 과거와는 다르다. 대의제 로비에 물든 소위 '수박'보다 훨씬 바른 판단을 내릴 수 있다.

게다가 자본권력은 당대에서 이윤을 극대화하는 쪽으로 쏠릴 수밖에 없는 구조를 갖고 있다. 이를 그냥 내버려두면 돌이킬 수 없는 상황으로까지 치닫는다. 우리는 일찍이 4대강 파괴공사를 체험한 바 있고, 지구촌은 후쿠시마까지 3대원전사고, 최근에는 기후위기상황까지 겪고 있는 것 아닌가?

시대의 요구에 걸맞은 의사결정구조를 만들어갈 필요가 있는 것이다. '주요정책에 대한 국민투표'라는 의사결정시스템은 그 성공적인 솔루션이다.



걷는 동안 멋있는 무지개가 열리는 날이 있었다.@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무지개가 환영해주는 대만순례길의 기념사진@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대만의 지형지세@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대만은 동쪽에 높은 산맥이 있고, 서쪽 평야지대에 사람들이 몰려 살고 있다. 인구는 2천4백만 규모로 우리의 절반이지만, 나라전체로도 우리보다 인구밀도가 높고, 거주가능지만 따져도 비좁게 살고 있는 편이다.

때문에 생활편익시설이 잘 갖추어져 있어서 순례하는 동안 어려움이 없었다. 한류 드라마의 영향인지, 주부 및 젊은 세대들은 한국을 너무 좋아한다. 탈핵을 기치로 내걸고 걷고 있는 모습에 어딜 가나 환영한다. 이런 분위기에서 대만의 경치를 감상하며 도보여행의 즐거움을 누렸다.


 



어느 도시 성당을 지나가다가 김대건 신부의 동상이 2층 높이에 모셔져 있는 것을 보았다.@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확대해보니 이와 같다. 김대건 신부는 가톨릭에 있어서 아시아를 대표하는 인물이다. @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어느 도시 성당을 지나가다가 김대건 신부의 동상이 2층 높이에 모셔져 있는 것을 보았다.@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어느 도시 성당을 지나가다가 김대건 신부의 동상이 2층 높이에 모셔져 있는 것을 보았다.@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확대해보니 이와 같다. 김대건 신부는 가톨릭에 있어서 아시아를 대표하는 인물이다. @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확대해보니 이와 같다. 김대건 신부는 가톨릭에 있어서 아시아를 대표하는 인물이다. @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 이원영 (수원대 교수, 한국탈핵에너지학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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