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뇌 구조상 불행은 당연”
“인간 뇌 구조상 불행은 당연”
  • 조현성
  • 승인 2014.09.19 1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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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토퍼 거머 “지혜‧자비가 행복 만든다”

“인간의 뇌구조는 진화‧생존을 위한 것으로 행복과는 거리가 있다. 쉴 새 없이 과거를 되새김하고 미래를 떠올리는 것이 한 본보기이다. 행복을 위해서는 현재의 순간에 머무르는 훈련(수행)이 필요하다.”

美 하버드대 심리학 임상지도자로 마음챙김과 자기연민에 기반한 심리치료 전문가인 크리스토퍼 K. 거머(Christopher K. Germer, PhD.)의 말이다. 거머 박사는 17일 대한불교진흥원 특강에 앞서, 인사동에서 <심리치료에서 지혜와 자비의 역할> 출판기념 기자간담회에 참석했다.

책은 지난 2009년 하버드의대 소속 명상 심리치료 연구원 주최로 진행된 콘퍼런스 발표물을 정리한 것이다.


쉬는 동안 자신이 뭐하나 돌이켜보라

거머 박사는 “쉬는 동안 당신의 마음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살펴보라”고 했다. 이어 “마음은 쉴 새 없이 이 생각 저 생각으로 방황하고 있을 것이다. 방황하는 동안 마음은 과거‧미래를 오가며 살아남기 위해 애쓴다. 이것이 당신이 괴로운 까닭”이라고 했다.

거머 박사는 “인간의 뇌는 진화‧생존을 위한 것으로 당신이 불행한 것은 당연하다”면서도 “우리 모두는 행복할 수 있는 정신 능력을 갖고 있다”고 했다. 떠도는 마음을 이 자리에 붙잡아 둘 수만 있다면 이런저런 걱정도 살아지고 저절로 행복해진다는 설명이다.

두 주먹 꼭 쥐어보라…그게 당신 모습

거머 박사는 (두 주먹을 불끈 쥐어 보이며) “이것이 당신의 모습이다”고 했다. 그러면서 “꼭 쥔 양 손을 풀고 편 채로 가슴에 얹어라. 편안하지 않느냐. 우리 자신을 편안하게 대해 보라”고 했다.

그는 “우리 모두는 사랑과 자비를 갖고 있다. 누구나 자연스럽게 아이를 사랑하듯 매력적인 것과 좋아하는 것을 갖고 있고 느낄 줄 안다. 이런 긍정적인 감정을 확장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모든 것을 품고 수용하라고 말은 해도 적을 사랑하기 어렵다는 것은 안다”며 “어려우니까 훈련(수행)이 필요한 것이다. 행복하려면 쉴 새 없이 훈련해야 한다”고 했다.

지혜는 이해와 행동

거머 박사의 심리치료에 지혜와 자비를 접목했다. 마음챙김에만 집중했던 기존 방식과 다른 새 요법이다.

거머 박사는 “인도에서 7년 거주하던 부친의 영향으로 불교에 관심을 갖게 됐다. 테라와다 불교를 처음 접하고 티베트 불교 수행을 했다. 선불교로 내 관심이 옮아가면서 마음챙김과 자비 수행을 접목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가 말하는 지혜는 이해와 행동이다. 동양의 지혜가 궁극적 자아에 관한 것으로 이해에 가깝다면 서양의 지혜는 보다 실질적인 기술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설명이다.

거머 박사는 “지금은 동서양이 융합하는 글로벌 시대이다. 지혜도 상호의존적이고 복합성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것으로 의미가 바뀌었다”고 했다.

자비는 머리‧가슴‧손 함께 따라야

거머 박사는 자비는 세가지를 갖춰야 한다고 했다.

거머 박사는 “고통을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 그 다음 타인의 고통을 공감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 고통이 줄어들기를 바라고 노력해야 한다”며 “보고(머리) 느끼고(가슴) 행동하는(손) 세가지가 함께 해야 자비”라고 했다.

거머 박사는 자기연민을 강조했다. 자기 자신을 사랑하지 못하면 남도 이해할 수 없고 자비도 발현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거머 박사는 “우리는 스스로 고통을 겪는 것을 알아차려야 한다. 우리가 우리를 스스로 돌봄에 있어서 고통 받지 않을 자격이 있다는 것도 알아야 한다. 그리고 고통을 그칠 수 있는 기술을 알아야 한다”고 했다.

세월호 유가족 혼자라고 느끼지 않게

거머 박사는 임상치료전문가이다. 그는 세월호 유가족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연민‧자비‧친절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연민‧자비에는 공감이 가장 중요하다. 대중은 세월호 유가족의 아픔이 나의 아픔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아픔을 공감해 유가족이 혼자가 아니라는 느낌을 줘야 한다”고 했다.

거머 박사는 “아무리 세월이 흘러도 유가족에게 가족을 잃은 아픔이 사라지지 않는다. 유가족들은 슬픔을

밀어내려 하지 말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세월호 참사의 아픔을 전세계인이 알고 있다. 모두가 함께 하고 있다는 것을 유가족들이 알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심리치료에서 지혜와 자비의 역할┃크리스토머 K. 거머‧로널드 D. 시걸 편저┃서광 스님‧김나연 공역┃학지사┃1만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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