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슬아슬 이재명 생환'...여야 정치권 '후폭풍' 예고
'아슬아슬 이재명 생환'...여야 정치권 '후폭풍' 예고
  • 김백
  • 승인 2023.02.28 11: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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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친명계 "제 발로 나가라" "표결 결과를 당원에 밝혀라" 내홍 고조
국민의힘 "이재명 무더기 이탈표에 '방탄 뚫렸다'" 이 대표 사퇴 촉구

[뉴스렙]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체포동의안에 대한 국회 본회의 표결에서 아슬아슬한 ‘부결’ 결과가 나온 것과 관련해 정치권은 치열한 공방전을 펼치며 향후 한치앞을 내다볼 수 없는 '안개정국'이 예고되고 있다.

28일 민주당에 따르면 민주당과 민주당 계열 무소속 의원들은 예상 밖 결과에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표결 결과 이 대표 체포동의안은 찬성 139표, 반대 138표, 기권 11표, 무효 9표로 민주당과 기본소득당, 일부 무소속 의원 등 범야권 총 투표수가 175표인데도 반대는 138표였고 기권이나 무효도 20표나 됐다. 당초 친명계를 비롯한 당 지도부는 '압도적 부결'을 예상했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가까스로 부결'이라는 충격적인 결과가 나온 것이다.

▲MBC TV화면 캡쳐
▲MBC TV화면 캡쳐

 

이에 복수의 친명 의원들은 대거 발생한 이탈표에 분노하며 이 대표 체포동의안에 '찬성표'를 던진 의원들을 색출(?)하려고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비명(비이재명)계 의원들이 조직적으로 뭉쳐 이탈표를 대거 발생시켰다고 의심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 한 친명계 핵심의원은 "뒤통수를 세게 맞은 기분"이라며 배신감을 전한뒤 "여전히 제 잇속을 챙기기에 바쁜 이들과 함께 과연 당을 잘 이끌어나갈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또 다른 친명계 의원도 "당 일부에서 조직적으로 (이 대표를) 반대한다는 이야기를 듣긴 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며 "당 대표가 이렇게까지 의원들에게 (부당함을) 호소했는데, 여당과 보조를 맞추는 사람들과 같이 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했다.

반면에 비명계로 분류되는 한 의원은 "사태가 이 정도까지 왔는데 친명계는 한 발도 물러설 생각이 전혀 없어 보인다"고 꼬집은뒤 "향후 대표적 비명계인 설훈 의원 등이 나서 이 대표에게 직접 사퇴를 요구할 수 있다"고 귀띔했다.

이에따라 이 대표의 '결자해지'를 요구하는 비명계 의원들이 본격적인 움직임에 나선다면, 민주당은 극심한 내홍에 휩싸일 가능성도 배제하기 힘든 상황이다.

이같은 기류를 감안한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28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 표결 과정의 '무더기 이탈표' 사태와 관련해 "표결 결과가 민주당 의원총회에서 모은 총의에 부합한다고 보기엔 어렵다"며 "이번 일로 당이 혼란이나 분열로 가서는 안 된다. 당의 단일한 대오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전날(27일) 저녁 서울 모처에서 당 지도부와 식사를 하며 체포동의안 표결에서 대거 발생한 이탈표에 대한 당혹감과 이를 성토하는 발언이 오간뒤 당 내부와 소통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 등 향후 정국 대응방안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

 

국민의힘은 28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체포동의안 표결에서 무더기 이탈표가 나온 것과 관련 '방탄이 뚫렸다'며 이 대표의 사퇴를 촉구하며 공세의 끈을 늦추지 않았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민주당에서도 최대 38명이나 되는 분이 정치 탄압이라는 이 의원(대표)의 주장에 동조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절벽에 매달렸을 때는 손을 놓고 과감하게 뛰어내려야지 아등바등 하다 보면 더 크게 다친다. 이 대표가 명심해야 할 말"이라고 주장했다.

성일종 정책위의장도 "결과는 예상대로 부결이었다. 국민이 주신 대표적 권한을 범죄자를 비호하는 데 쓴 민주당의 선택은 영원히 역사에 박제될 것"이라면서 "이 대표의 '방탄 철갑옷'은 이미 뚫렸다. 진실의 문 앞에서 국민께 사과하고 응당한 책임을 지시기 바란다"고 지적했다.

한편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번 표결결과를 계기로 이재명 대표가 심각하게 거취를 고민해야 할 국면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당장 비명(비이재명)계를 중심으로 현 체제로는 총선을 치르기 어렵다는 주장과 함께 ‘부정부패 혐의로 기소된 당직자의 직무를 정지시킬 수 있다’는 당헌 80조를 근거로 이 대표 퇴진을 요구할 가능성도 있다.  이런 주장이 커질수록 당은 친명계와 비명계로 엇갈려 ‘탈당 시나리오’까지 거론될 수 있는 극심한 후폭풍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관련 진중권 광운대 교수는 페이스북에 “이탈표가 너무 많이 나왔네. 부결됐지만 정치적으론 사망 선고”라며 “이제 그만 합시다. 피곤해요”라는 입장을 표명해 체포동의안 ‘턱걸이’ 부결로 이 대표 리더십에 치명타를 입었다는 취지의 평가를 내놓았다.

국민의힘 전신인 새누리당 출신 전여옥 전 의원도 자신의 블로그에 “이재명은 끝났다. 국회와 국민은 전과 4범 이 대표를 파문했다. 정치적 코마 상태, 식물 정치인이 됐다”고 주장했다. 

한편 야권 일각에선 오는 6월로 예정된 이낙연 전 대표 귀국을 앞당기라는 메시지가 미국에 긴급 타전됐다는 소식과 함께 김부겸 혹은 정세균 전 총리를 앞세운 비대위 체제를 가동하자는 말도 나오고 있어 이재명에게는 '잔인한 3월'이 예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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