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평불·불교환경연대·신대승네트워크 “무지하고 무능한 정권”
5월 마지막 날, 31일 오후 3시 서울 정릉 약사암(주지 일휴 스님, 태고종)에 20여 명의 불교시민단체 관계자들이 모여 생명 존중과 평화, 그리고 사회적 약자를 위해 소신공양한 무경당 문수 스님 13주기 추모법회를 엄수했다.
정평불 등은 조계종 사찰에서 문수 스님 추모법회를 열 수 없어 2021년부터 약사암에서 추모행사를 열고 있다.
이날 추모법회는 정평불, 불력회, 신대승네트워크, 교단자정센터, 조계종민주노동조합, 불교환경연대가 주관했다.
추모법회는 이지범 정평불 공동대표의 사회와 약사암 주지 일휴 스님의 집전으로 무경당 문수 스님의 추모 다례재를 엄수하고, 각 참여단체 관계자들이 향과 꽃으로 문수 스님을 추억했다.
최원녕 정평불 상임대표는 “오늘 새벽 무지하고 무능한 정부가 보낸 재난 대피 문자를 보면서 혼란했고 당황했다. 4대강 사업을 반대하고 부정부패 척결과 가난하고 소외된 사회적 약자를 위한 정책을 펴야 한다고 말씀하신 문수 스님에게 빚진 것을 아직 갚지 못한 것 감다.”며 “스님에게 빚진 마음을 잊지 않고 우리의 마음을 모으고 연대해 문수 스님의 뜻을 실천해 정의롭고 평화오룬 세상을 만들자.”고 했다.
유정길 불교환경연대 운영위원장은 “오늘 3곳에서 문수 스님을 추모하는 자리가 있었다. 스님은 환경운동가이자 불교운동가이셨다.”며 “13년 전 문수 스님의 말씀하신 유지는 이명박 정권을 향했지만, 지금 주어를 윤석열 정권으로 바꿔도 이상할 것이 없다. 문수 스님이 남긴 유지를 통해 우리가 같이할 일들을 협력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박재현 신대승네트워크 소장은 “4대강은 여전히 흘러가고 있다. 스님의 뜻을 이루는 것이 생명평화의 길임을 기억하고 함께 나가자.”고 했다.
박종린 불력회 법사는 “문수 스님은 죽음으로 우리를 살게 하고 돌아보게 하는 선지식 아닌가 싶다.”며 “스님이 입적한 지 13년이 지났지만, 세상은 더 험악하고 이기적이고 무자비한 세상이 되었다. 부처님의 가르침이 절실하지만, 악행에 서서 일신을 편안히사려는 이들의 모습에가 절망하게 된다. 우리는 살아서 스님의 뜻을 계승하고 발전할 책무가 있다. 일심 정진해 윤석열 전권의 극악무도함을 타파하고 아름다운 세상을 만드는 데 힘을 모으자.”고 했다.
무경당 문수 스님은 1986년 가야산 해인사에서 시현 스님을 은사로 출가했다. 스님은 1988년 해인사 승가대학을 수학하고, 1994년 중앙승가대학교에 입학해 총학생회장을 지냈고, 학내 문제의 개혁과 사회 문제 해결에 노력했다.
졸업 후 스님은 영축총림 통도사, 두방사, 해인총림 해인사, 묘관음사 선원 등 제방 선원을 운수하며, 20년 넘는 세월을 용맹정진하는 수좌의 길을 걸었다. 스님은 자신의 수행에 철저하면서도 늘 깨어 있는 눈으로 세상을 바로보고, 시대적 요청에는 그 누구보다 앞서 실천한 수행자였다. 2006년부터 이듬해까지 청도 대산사 주지를 지냈고, 이후 군위 지보사에 수행에 전념했다. 스님은 2008년부터 2010년까지 3년간 두문불출하며 ‘무문관’ 생활로 치열하게 참선 정진한 수행 납자였다.
문수 스님은 2010년 5월 31일 오후 3시께 경북 군위군 사직리 위천 둑에서 ‘이명박 정권은 4대강 공사를 즉각 중지, 폐기하라’, ‘이명박 정권은 부정부패를 척결하라’, ‘이명박 정권은 재벌과 부자가 아닌 서민과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을 위해 최선을 다하라’는 친필 유서를 남기고 소신공양했다. 세납 49세 법랍 25세였다.
이도흠 정평불 공동대표는 문수 스님의 행장을 소개하고, 정평불이 문수 스님의 소신공양을 계기로 창립됐다는 점을 상기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이명박 정권은 4대강 공사를 즉시 중단하라 등 문수 스님의 3가지 유언처럼 한 사람의 목소리가 세상에 크게 울린 적도 없는 것 같다.”며 “문수 스님이 남긴 말씀은 여전히 유효하며, 우리는 임계점에 다다를 때까지 싸워 스님의 뜻을 이뤄야 한다.”고 했다.
박경준 정평불 지도법사는 “잊고 있었다. 앞으로 추모법회는 단체들이 사전에 모여 정성 담아 기리는 게 좋겠다.”면서 “좀 더 발전된 모습으로 추모하고, 스님의 뜻을 더 선양하는 데 많은 단체들이 함께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스님의 소신공양은 우리가 함께 할 때 빛을 발할 것이다. 행동하고 노력하지 않으면 스님의 죽음은 의미없는 일로 퇴색하게 된다. 모두 힘을 모아가자.”고 했다.
참석 대중은 문수 스님의 영전에 차와 향을 올리고 한 사람 한 사람이 모두 꽃을 올려 추억하고 공감했다. 그리고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면서 추모법회를 회향했다.
이날 추모법회에는 최원녕 정평불 상임대표, 박경준 정평불 지도법사, 이도흠 정평불 공동대표, 최연 정평불 공동대표, 이지범 정평불 공동대표, 박재현 신대승네트워크 협업미래센터 소장, 손상훈 교단자정센터장, 박종린 불력회 지도법사, 약사암 주지 일휴 스님, 유튜버 윤덕만 불자, 이병욱 정평불 전 사무총장 등 20여명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