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인총림의 안정과 여법한 산중총회를 위한 입장
불조를 우러러볼 면목이 없습니다.
그간 해인사와 인연한 수행자들에게도 참담한 심정임을 밝힙니다.
최고의 수행도량인 해인총림이 내분에 휩싸이고 사적인 이익을 추구하는 집단으로 변질되었음은 본 산승의 허물이자 부덕함을 부정하지 않습니다.
그간 방장의 입장에서 해인사의 대중이자 소임자라면 수승한 신심과 애사심(愛寺心)으로 행동하며 사중을 여법하게 운영할 것으로 여겼으나 이 또한 산승의 지혜롭지 못한 생각이었습니다.
방장임기가 불과 6여 개월 남은 시점에 교구종회는 방장의 좌복에 대추(大錐)를 박았습니다. 이 또한 나의 부덕함이며 주지의 우치에 기인했다고 생각합니다.
의식있는 대중이라면 차분하게 해인사의 정화를 기원하고 어려울수록 원칙에 따라야 하며 조신한 행보를 해야하는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한편에서는 산중총회를 서두르고 다른 쪽에서는 주지의 사퇴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른 지금 방장으로서 책임은 해인사가 새롭게 출발하는데 다음과 같은 역할이라 생각하며 입장을 밝힙니다.
1. 본인과 본인이 추천한 주지는 조속한 시일 내에 동시에 사퇴해서 총림이 과도기적 체제지만 새로운 기운으로 산중총회에 임하기를 바랍니다.
2. 그리하여 화합의 분위기에서 산중총회를 진행하고 새로운 방장스님이 주지를 추천해서 여법하고 안정적인 사중 소임을 구성하기를 바랍니다.
3. 총무원장스님은 본 산승과 주지가 사퇴하면 종헌과 종법에 의거하여 총림 대중의 의견을 들어서 과도기의 집행부를 잘 구성하게 도와서 산중총회를 원만히 치르도록 협력하여 주시기를 당부합니다.
불기 2568(2024)년 8월 31일
해인총림 방장 벽산 원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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