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깨달은 사람?…셋 정도”
“한국에 깨달은 사람?…셋 정도”
  • 조현성
  • 승인 2014.12.01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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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비한 환생의 유산 위대한 지도자’ 쓴 라마 글렌 멀린 법사

“깨달은 사람만이 다른 깨달은 사람을 알아볼 수 있다. 한국에 깨달은 사람이 없다는 사람들은 자신의 지혜가 덜 열린 것을 알아야 한다. 깨달은 사람은 늘 있어왔고, 나는 (한국인 가운데) 3명이 깨달은 것을 알고 있다.”

캐나다인 라마 글렌 멀린(사진)은 지난달 26일 인사동에서 열린 저서 <신비한 환생의 유산 위대한 지도자> 출판간담회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멀린 법사는 대학 졸업 후 1972~1984년 티베트불교 4대 종파 스승 35명에게서 불교 지도를 받았다. 다람살라에서 20년 동안 달라이라마와 그의 스승에게서 가르침을 받은 명상지도자이다. 해마다 수차례 한국을 찾아 동국대 국제선센터와 향천선원 등에서 명상을 지도하고 있다.

“깨달은 이 누군지는 말할 수 없어”

멀린 법사는 “(한국에서) 깨달은 사람이 누구인지 알려주려면 돈이 많이 필요하다. 나는 그들로부터 ‘말하지 말라’며 많은 돈을 받았다”고 우스개를 했다.

그는 “깨달음을 위해서는 스승과 강한 연대를 하고, 자신의 경험을 확인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붓다는 ‘내가 깨달았다’고 말하는 사람은 미친 사람 뿐이라고도 했다”고 말했다.

멀린 법사는 “한국은 일제강점기와 6‧25전쟁을 거치고 독재자들의 폭정을 겪었지만 한국불교의 깨달음 전통은 강하다. 지난 25년 동안 한국불교의 깨달음 전통이 많이 회복돼 왔다”고 했다.

“서양인 유일의 캐나다인 환생자”

티베트불교에서 달라이라마는 관음보살의 화신이다. 달라이라마는 임종 전 자신이 환생할 지역을 유언한다. 티베트불교 고위 승려들은 달라이라마 사후 10개월이 지난 후부터 49일 이내에 해당 지역에서 태어난 어린이 가운데 새 달라이라마를 가린다. 전생활불(轉生活佛) 제도이다.

멀린 법사는 “달라이라마는 오랜 세월 이어지며 전세계에 있는 깨달음의 전통을 상징한다”며 “달라이라마가 노벨평화상을 수상하며 ‘이 상은 내가 이생에서 큰일을 해서가 아니라 달라이라마들의 숱한 공적에 따른 것이다’고 말한 것이 본보기이다”고 했다.

멀린 법사는 “달라이라마의 전통이 한국 사회로도 유입되길 바란다”고 했다. (자신을 지칭하면서는) “서양인 가운데 환생을 인정받은 라마가 딱 하나 있다. 캐나다인이다. 중음 상태에서 엉뚱한 곳에 태어난 것 같다”고 했다.
 
“환생자 모두 찾지 않아, 그 기준은”

멀린 법사는 “티베트에는 100여 명의 라마가 있다. 이들이 죽음 후 환생한다고 해서 모두 찾는 것은 아니다”고 했다.

그는 “환생자를 찾는 전생활불 제도가 실제 환생자를 찾는 것인지, 특정 라마 역할의 적임자를 찾는 것인지는 생각해 볼 여지가 있다”면서도 “환생자를 찾을 때는 전생의 육신이 가진 신체적 특징, 습관 등을 중요시한다”고 했다.

멀린 법사는 “‘너의 몸을 보면 과거를 알 수 있고, 마음을 보면 미래를 알 수 있다’는 말이 있다. 인도에 있을 때 한 스승의 환생자를 만난 적이 있다. (죽기 전) 수염을 만지는 버릇을 갖고 있었는데 환생한 어린 아이도 같은 습관을 갖고 있었다. 그 아이는 나를 보자마자 알아보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고 했다.

멀린 법사는 “캐나다인인 내가 기독교에 거부감을 갖고 인도를 찾아 내 스승과 달라이라마를 만났을 때도 붓다를 친견하는 듯한 느낌이 있었다”고 했다.

“환생자 찾는 것은 업적을 돕기 위함”

멀린 법사는 “티베트불교에서 환생자를 찾아 라마의 법맥을 잇는 것은 전생의 업적을 후대에 잇기 위함”이라고 했다. 그는 제1대 달라이라마가 가난한 집에서 4형제의 한명으로 태어나 어려운 형편에 절로 보내질 수 밖에 없던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1대는 평범한 사람이었지만 그가 여러 일을 벌이며 큰 업적을 남겼다. 2대부터는 평범했지만 위대했던 1대의 업적을 잇기 위해 환생자를 찾아왔다”고 했다.

멀린 법사는 “환생자로 인정받는 것은 3~5살 때이다. 이는 어린 아이일 때 환생자를 찾아내 최고의 교육을 시키고 (전생의) 업적과 법맥을 잇기 위함”이라고 했다.

멀린 법사는 “깨달은 이는 시설(사찰‧사원 등)을 만들고 제자들을 두고 가르침을 전해왔다. 그 사원이 강하다면 계속해서 환생자를 찾아 업적을 이어가지만, 약해진다면 이후로 환생자를 찾지 않는다”고 했다.

“달라이라마는 다음 환생 않겠다고 해”

지난 2011년 달라이라마는 프랑스 <르몽드>와의 인터뷰에서 ‘환생’ 방식이 아닌 ‘선출’로 후계자를 정하겠다고 밝혔다.

달라이라마는 “아주 어린 소년을 달라이라마로 선언하지 말고 15~20년을 지켜본 뒤 정하는 방법도 있다”며 큰 틀에서 현재의 방식을 고수할 수도 있다고 했다. 그는 “다음 생에는 평범한 서양인으로 태어나 아무도 모르게 살다가거나 여성으로 환생할 수도 있다”고 했다.

멀린 법사는 “달라이라마가 다른 라마와 다른 점은 특정 종파에 얽매이지 않고 모든 종파를 수용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했다.

책은 지난 3000년 동안 인도‧티베트 등지에서 74번의 환생을 한 달라이라마의 이야기를 모았다. 번역자 김영로 거사는 “일반 독자는 재미를, 수행자는 큰 가피를 얻을 금강승의 가르침을 담은 책”이라며 “달라이라마의 환생 법맥은 인류 최대의 유산이다”라고 했다.

신비한 환생의 유산 위대한 지도자┃라마 글렌 멀린 지음┃석혜능 감수┃김영로‧조원희 옮김┃민족사┃2만3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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