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한 일 않을 수 없지만 두 번 잘못은 말아야”
“악한 일 않을 수 없지만 두 번 잘못은 말아야”
  • 조현성
  • 승인 2015.01.06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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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주당 정일 대종사의 법어집 가운데 ‘불교인의 생활’

석주당 정일 대종사(1923~2004) 열반 10주기를 맞아 <석주대종사법어집>이 출간됐다.

아산 보문사 주지 송운 스님은 간행사에서 “스님께서는 한국불교 중흥을 위해 역경 포교 교육 등 3대 과제를 수립코자 동분서주 하셨지만 그 자리에 머물고자 사사로이 집착하지도 않으셨다. 스님의 발자취는 지금까지도 사부대중의 가슴 속에 깊이 새겨져 있다”고 했다.

스님은 “법어집이 오늘을 사는 사부대중에게 구도와 신행을 위한 지남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041)545-6531

책 속의 석주 스님의 법문 가운데 ‘불교와 생활’을 뽑아 전문을 게재한다. 

불교와 생활은 둘이 아닙니다.

생활 속에 불교가 있고, 불교 속에 생활이 있기 때문입니다. 불교인의 생활에는 출가의 생활과 재가의 생활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출가에는 두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입산해 수행하기 위해 부모 형제를 버리고 속가를 떠난 출가요, 다른 하나는 망념과 미혹을 끊어 버리고 무생의 과를 증득한 출가이니 이것은 삼계의 집을 버린 진짜 출가입니다.

그러므로 불교를 수행함에 있어 승속을 막론하고 속세를 떠나고 떠나지 않음이 문제가 아니라 탐욕과 갈애를 끊어 버리고 스스로 마음을 맑은 물과 같이 하여 부처님의 깊은 가르침을 수행해 나간다면 이것을 일러 출가의 생활이라 할 수 있습니다.

불교의 생활에는 매우 중요한 것이 계율의 생활입니다. 계는 악한 마음을 제어하는 것이고, 율은 마음을 잘 수호하는 것입니다.

경에 말씀하시기를 계는 “해탈 열반에 이르는 사다리와 같다”고 하셨습니다. 이 말씀은 계율을 지키지 않고서는 모든 불자들의 구경 목적인 이상경 즉 피안의 세계에 이를 수 없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불자들의 생활이 계율을 떠나서는 생각할 수 없으며 이것이 가장 근본이 되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선근공덕을 부지런히 닦아야 합니다. ‘제악막작 중선봉행 자정기의 시제불교(諸惡莫作 衆善奉行 自淨其意 是諸佛敎)’라는 말씀이 그 뜻을 잘 나타내고 있듯이 불교 생활은 바로 악을 그치고 선을 행하며 스스로 그 마음을 깨끗이 가지는 것입니다.

<출요경>에 “사람은 선한 복을 지을 수 있다. 그러면 그것을 자주 지으라. 선한 일 마음에 즐거워하라. 행복은 선에서 열매를 맺는다. 사람은 악한 일이 없을 수 없다. 그러나 두 번은 범하지 말라. 악한 일 마음에 좋아하지 말라. 고통이 악에서 흘러나온다”고 하셨으니 행복과 불행이 곧 선악을 떠나지 않는다라고 경계하셨습니다.

그리고 예경의 생활을 해야 합니다. 우리는 늘 아침에 일어나면 삼보님께 예불을 드립니다. 거룩하신 부처님과 위없는 가르침과 위대한 스승이신 스님네께 귀의합니다. 매일 반복되는 기도와 예경은 신행 생활에 있어서 필수적인 것이며 이러한 의식을 통해 신심을 견고히 하고 수행을 철저히 했을 때 비로소 부처님과 우리가 일체가 되며 성불의 길에 다가서기 때문입니다.

<기신론>에 말씀하시기를 외관상으로 나타나는 삼보가 아닌 자성 삼보가 있으니 “언제 어느 곳에서나 가장 훌륭한 일을 하고 두루 모르는 것이 없이 알아서 자재로이 세상을 유익하게 하고 구원하는 이가 불타이며, 지혜와 자비가 두루하여 참되고 영원하기가 저 바다와 같은 진리 그것이 곧 법이며,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씨앗을 갈무리 하고 진실하게 살아가는 사람을 승보”라 했습니다.

그것은 곧 우리의 본래 청정한 마음 비로자나심을 말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삼보님께 의지해 부단 없이 정진하는 것이 불자의 중요한 생활철학이라 하겠습니다.

그리고 남을 위하는 생활입니다. <능엄경>에 말씀하시기를 ‘자미득 선도타(自未得度先度他)’라 해서 나보다도 남을 먼저 구제하는 것이 보살이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지혜를 배우는 이는 먼저 대비심을 일으켜 큰 서원을 세우고 맹세코 중생을 건질 것이고 나 한 몸을 위해 홀로 해탈을 구하지 말라”고 했습니다.

우리 중생은 상의상관 관계로 서로 연대해 함께 도와가며 살아가는 무리입니다. 그러므로 너와 내가 둘이 아니고 하나라는 동체대비 정신으로 이웃에 감사하고 봉사하는 생활이 바로 불자의 사명이고 걸어가야 할 길입니다.

마지막으로 대승의 생활입니다. <대승기신론>에 말씀하시기를 “모든 중생에게 의심과 사심을 없애고 대승의 바른 믿음을 일으켜 부처님의 지혜종자가 끊어지지 않게 하는 것”이 대승의 생활이라고 했습니다.

불법은 넓고 커서 어느 것을 취하고 어느 것을 버릴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어리석은 중생은 높고 큰 것을 보면 어려운 생각을 내고 쉽고 낮은 것을 보면 오도 가도 못하는 수가 많습니다.

마음 밖엔 딴 법이 없습니다. 단지 마음에 때가 끼고 번뇌망상의 파도가 일기 때문에 자성을 깨닫지 못하지만 때가 제거되고 파도가 가라앉으면 그 자리가 바로 성불의 경지인 것입니다. 신심만 있고 행이 없으면 신심이 자라지 못합니다. 성숙하지 못한 신심은 어떤 인연을 만나면 곧 사라지기 쉽습니다. 그러므로 대승 높고 큰 행원을 일으켜 모든 중생이 온통 반야의 큰 배에 올라 이고득락의 길에 들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석주대종사법어집┃석주문도회 발행┃문현출판┃3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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