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철 스님 시자 원택 스님 ‘고희’돼서도
성철 스님 시자 원택 스님 ‘고희’돼서도
  • 조현성
  • 승인 2015.04.06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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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일법문’ 등 쉽게 푼 ‘아침바다 붉은 해 솟아 오르네’ 펴내

‘성철 사상’의 핵심을 담은 법어집 <백일법문> <선문정로> <본지풍광>을 쉽게 푼 <아침바다 붉은 해 솟아 오르네>가 백련불교문화재단(이사장 원택 스님)에서 발간됐다.

책에서는 불광연구원 책임연구원 서재영 박사가 <백일법문>, 부산 동의대 강경구 교수가 <선문정로> 가산불교문화연구원 김영욱 박사가 <본지풍광>을 쉽고 명쾌하게 해석했다. 뉴욕 스토니부룩대 박성배 교수의 ‘돈오돈수설의 종교성에 대하여’와 중앙승가대 도서관장이자 서울 삼정사 주지인 원소 스님(성철 스님 상좌)의 ‘곁에서 본 성철 스님’ 원고도 함께 게재됐다.

<백일법문>은 성철 스님이 1967년 해인총림 방장 추대 후 그 해 동안거 때 100일 동안 불교의 핵심을 설한 것을 책으로 묶은 것이다. 스님은 ‘백일법문’에서 불교의 핵심이 중도에 있음을 강조했다.

<선문정로>(1981년 발간)와 <본지풍광>(1982년 발간)은 참선 수행 방법과 근본원리를 다양한 경전과 어록을 인용해 제시하고 있는 책이다. 스님은 이 책들에서 ‘돈오돈수’를 명확하게 주창했다.

박성배 교수는 책에서 돈오돈수와 관련해 “돈오돈수는 쉬운 말이 아니다. 사람들은 보통 '갑자기 깨치고 갑자기 닦는다'로 번역하는데, 말도 안 된다. '점차로 깨닫고 점차로 닦는다'는 점오점수라는 한자어에 근거해서 억지로 만들어낸 말이다. 점오점수든 돈오점수든 점수파 사람들은 자기의 경험에 근거해 돈오돈수를 해석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여기에 문제가 있다. 점수파 사람들은 점수와 돈수는 말의 족보가 다르다는 사실을 간과한다. 점수는 연장적인 시간개념이 중심이 되어 하는 말이지만, 돈수는 시간개념이 아니다. 꿈의 세계에서 깸의 세계로 넘어올 때 시간의 길고 짧음은 문제되지 않는다. 꿈에서 깨어날 때 점차 깨어나든가 갑자기 깨어나든가? 점의 세계는 시간의 장단이 문제되지만 돈의 세계는 시간의 장단이 문제되지 않는다. 아니, 시간개념을 버려야 󰡐몰록(頓)󰡑이란 말의 참뜻이 드러난다”고 했다.

박 교수는 “망(妄)의 정체를 알아야 한다. 돈오돈수의 종교성이 여기에 있다”며 “시간을 빼내면 과거 현재 미래가 없어진다. 그리고 그 사이에 일어난 일들이 허물허물 허물어진다. 나와 너의 차이도 없어진다. 무문자 문화다. 몸문화다”라고 했다.

성철 스님을 시봉했던 원소 스님은 “(성철 스님은) 출가승에 대해서는 첫째, 불전에 대한 신심을 가져라. 둘째, 시주물을 아껴라. 셋째, 열심히 공부하라. 넷째, 계행을 잘 지켜라. 다섯째, 사판승은 공심(公心)을 가지고 살림을 살아라로 요약할 수 있다. 가장 중요한 가르침은 '참선수행해서 자성을 깨치라'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성철 스님이 재가불자들에게 가르친 중요한 법문은 '자기를 바로 봅시다' '남을 위해 기도합시다' '남 모르게 남을 도웁시다' 세 가지 표어로 압축할 수 있다”고 했다.

원택 스님은 “맏상좌의 제안으로 고희집 출간을 고민했다. 나를 위한 책보다는 성철 큰스님께 참회하는 마음으로 소납의 고희 참회집을 내어 놓게 됐다”고 했다.

아침바다 붉은 해 솟아 오르네┃책임편집: 원택┃장경각┃1만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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