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추모집을 만들어야겠다, 생각했을 때 ‘한 권 분량의 원고가 될까’ 하는 염려도 했습니다. 그의 흔적을 따라, 그와의 추억을 따라 이곳저곳 뒤져보니 의외로 많은 것들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팔만대장경 연구‧보존이 삶의 전부인줄 알았던 성안 스님(사진)의 입적 1주기를 맞아 스님을 추모하는 마음이 책으로 엮였다. 스님은 지난해 봄 불의의 교통사고로 사바세계와 인연을 마쳤다.
책에는 팔만대장경 지킴이로 활동했던 스님의 글을 싣고 있다. “대장경 편찬은 천년의 지혜를 천년의 미래로 보내는 일”이라는 의천 스님의 가르침을 따랐던 성안 스님은 생전에 글을 통해 대장경 연구‧보존에 힘썼다.
해인사 주지 선해 스님은 권두언에서 “성안 스님은 평소 팔만대장경을 수호하고 연구‧보존하는데 앞장서 온 해인사의 인재요, 석학이었다. 학자‧교수의 틈바구니 속에서 출가수행자로서 대장경을 연구‧보존하는데 앞장섰던 스님은 해인사의, 한국불교의 자랑이었다”고 했다.
해인사 승가대학장 원철 스님은 “(성안 스님이) 판전으로 올라가는 지름길은 반드시 내 처소인 적묵당 앞을 거쳐야했다. (스님이) 얼마나 자주 지나다니는지 방 안에 앉아서도 그의 발자국 소리와 말소리를 알아차릴 정도였다. 성안 스님은 정직했고 믿음직했고 견문이 넓은 사람이었다”고 했다.
책은 성안 스님의 글 외에도 스님을 기리는 ▷영덕 스님(운문사 승가대학 교수사)의 ‘처음 땅을 고르던 그날처럼’ ▷민일영 대법관의 ‘달빛 길어 올리기’ ▷강현석 대표(이응건축사무소)의 ‘상이 상이 아님을 본다면’ ▷이명규 변호사의 ‘정안의 불사가 성안의 불사로 이어진 인연’ ▷종현 스님의 ‘나 괜찮았어?’ ▷김후곤 검사(대구서부지청)의 ‘추억 위에 또 다른 추억을 쌓으며’ ▷최영호 교수(동아대)의 ‘대장경판 연구로 맺은 인연’ ▷홍준표 도지사(경남도)의 ‘그리운 이 더 그리운 까닭’ ▷현진 스님(청주 마야사)의 ‘꽃향기 같아서 더 그리운 수행자 등을 담고 있다.
성안 스님을 그리는 사람들 엮고 쓰다┃라이프맵┃1만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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