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은 왜 부처님 배에 칼을 꽂았나
스님은 왜 부처님 배에 칼을 꽂았나
  • 조현성
  • 승인 2015.09.23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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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가사의한 이야기 모은 ‘불보살 영험 이야기’

칼을 집어 든 스님이 법당으로 들어간다.
스님이 불상을 향해 따져 묻는다. “부처님, 당신의 아들 최치록이 거지가 되게 두시다니요.”
스님은 들고 있던 칼로 불상의 복부를 찌른다. 그리고는 절을 뛰쳐나간다.
 

조선 세조5년(1459) 때의 일이다. 시운 선사는 어린 동자를 키우고 있었다. 속명은 최치록. 최치록이 20세가 되자 스님은 “하산하라. 나가서 벼슬을 지내라”고 했다. 자신의 기도대로 최치록이 관리가 될 것이라 믿었다. 수년이 지나 탁발을 하던 스님은 구걸을 하는 거지를 만났다. 최치록이었다.

자신이 아들처럼 20년을 애지중지 키우던 최치록이 거지가 된 것에 스님은 분개했다. 그 분풀이를 자신의 절 불상에게 했던 것이다.

불상에 칼을 꼽고 절집을 뛰쳐나온 스님은 수년을 막행막식을 하며 살았다. 그러다 불상이 궁금해 절로 돌아갔다. 불상에 박힌 칼을 뽑으려 했으나 꿈쩍도 하지 않았다.

그 때였다. 절 마당에 풍악이 울리더니 “안주 목사 행차시오” 외침이 들렸다. 최치록이었다.
최치록은 절을 떠나 병에 걸려 고생을 했고, 스님을 만난 후 다시 공부를 시작해 과거에 급제해 안주목사가 됐다고 했다. 안주 목사가 된 후 가장 먼저 스님을 찾아 이 절에 왔다고 했다.

최치록은 스님을 모시고 법당에 들어갔다. 삼배를 올린 후 불상에 꼽힌 칼을 뽑았다. 쉽게 뽑혔다. 칼에는 ‘시운속죄’라고 적혀 있었다.

스님은 불상 앞에 청수를 떠 놓았다. 부처님을 찔렀던 칼도 올려놨다. 그리고는 21일 동안 참회기도를 했다. 칼의 ‘시운속죄’라는 글이 사라졌다.

스님은 자신의 죄는 이것으로 소멸될 리 없다며 참회를 멈추지 않았다. 단식참회 30일 만에 부처님 앞에서 입적했다.

이는 기도의 가피가 빠를 때도 늦을 수도 있음을 주지시키는 일화이다. 기도 가피가 조금 늦는다고 해서 조급증을 내지 말라는 교훈을 담고 있다.

책 <불보살 영험 이야기>에는 이같이 기도 영험에 대한 이야기들이 담겼다.

저자는 “사람이 살다보면 염불이나 기도밖에는 할 것이 없어지는 때가 있다. 그럴 때는 불교공부와 염불을 병행하라. 염불이 지극해지고 지극해지면 부사의하고 불가해한 세계의 문이 열리는 때가 찾아온다”고 말한다.

불보살 영험 이야기┃이수경 편저┃운주사┃1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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