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경 교수(이화여대)가 <대승기신론 강해>에 이어 <선종영가집 강해>를 펴냈다.
저자는 책에서 일심에 다다르는 길, 즉 불교의 사마타·비파사나·우필차 수행을 통해, 자타를 분별하여 번뇌에 빠지는 표층의식의 작용에서 벗어나 심층마음으로 세계와 나를 하나로 아는 길을 철학적으로 조명한다.
책은 표층의식의 분별을 넘어 마음으로 내가 곧 세계임을 일러준다. 우리가 그토록 붙잡으려 안달하는 ‘나’, 그리고 우리가 얻고자 분투하는 것들은 우리 스스로 지어낸 환상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일깨우고 거기서 벗어나는 방법을 말해준다. 또, 우리는 외따로 내던져진 고독한 존재가 아니라 계속해서 세계와 하나로 공명하며 하나로 소통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선종영가집>은 31세에 선종의 제6조 혜능(638~713)을 찾아가 법거량을 하고 하룻밤 쉬어갔다 하여 일숙각(一宿覺)이라는 별명을 얻은 당나라 현각(665~713)의 대표 저서 가운데 하나다. 책은 현각이 남긴 글을 당나라 위정이 편찬하고 머리말을 쓴 것에다 송나라 행정이 주를 달고 송나라 정원이 문단을 나누고 소제목들을 붙여 간행됐다.
저자의 책 <선종영가집 강해>는 현각의 <선종영가집>을 철학적으로 풀이했다. 현각의 글을 번역하고 그것을 철학적으로 풀이하면서, 행정의 주와 조선시대 함허(1376~1433)의 설의(說誼)에서 음미할 만한 부분을 원용해 현각이 전하려 한 참뜻을 탐구했다.
체계적인 설명을 위해 저본인 한국불교전서의 체제를 그대로 따르지 않고 내용에 따라 문단을 새로 나누어 거기에 맞는 제목을 새로 붙이기도 했으며, 내용을 간단명료하게 전달하기 위해 그 핵심을 390여 개의 도표로 정리했다.
선종영가집 강해┃한자경 지음┃불광출판사┃3만원
[기사제보 cetana@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