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율 지켜야 중생 바른 길 인도”
“계율 지켜야 중생 바른 길 인도”
  • 조현성
  • 승인 2016.09.02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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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처승 몰아내고 조계종 만든 청담 스님 평전
▲ 청담 스님과 한경식 목사, 김수환 추기경이 생전에 함께 찍은 사진

대한불교조계종 터전을 닦은 청담 스님은 근현대 한국사, 불교사를 이끌어간 이로서 기억해야 할 인물이다. 일제 강점기로 불교계는 물론 민중들 마음까지 피폐해진 상황에서, 청담 스님은 한국불교를 다시 일으켜 세워 민중의 길잡이이자 버팀목으로 역할하게 했다.

<청담순호선사 평전>은 청담 스님의 삶과 업적을 기억하기 위한 책이다.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에서 청담 스님의 마음사상과 선사상 세계를 연구해 온 방남수, 임병화 두 사람이 공저했다. 청담스님의 출생에서 시작하여, 수행 과정, 불교계를 정화하고 대한불교 조계종을 일으켜 세우기까지의 과정, 포교와 교육 활동에 헌신한 삶의 면면과 사상 세계까지 빠짐없이 담았다.

청담 스님은 조선의 운명이 기울어가던 1902년 경남 진주에서 태어났다. 젊은 시절부터 불법에 뜻을 두고 일본에 가서 공부하며 출가를 하였지만, 당시 우리 불교계는 민중을 이끌고 보듬어줄 역량을 완전히 상실한 상태였다. 대부분 승려가 부인과 자식을 두고 재물을 모으며 술과 고기를 먹는 등 계율을 지키지 않는 대처승들이었다. 역사와 전통을 가진 큰 사찰들도 일제의 탄압으로 쇠락하거나 대처승들의 손에 들어가 있었다.

청담 스님은 어려운 현실 속에서 불교가 제 역할을 다하기 위해서는 승려들부터가 변화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부처님께서 설한 그대로 계율을 지키고, 참선과 수행으로 몸과 마음을 닦으며 깨달음을 얻어야만 중생들에게도 바른 길을 알려줄 수 있다고 여겼다. 당대의 선지식 만공 선사 밑에서 끝없는 정진과 참선을 통해 견성한 청담 스님은 기나긴 불교정화 운동에 뛰어든다.

스님은 정화에 뜻을 함께하는 승려들과 힘을 모아 청정승가를 계승하고 정통 불교를 바로 세우고자 했다. 그러나 기득권을 놓지 않으려는 대처승들과의 투쟁은 길고 모질게 이어졌다. 법정 공방이 계속되었으며 의지를 보이기 위한 스님들의 단식과 할복까지 벌어졌다. 그 모든 우여곡절 끝에 교단을 바로잡고, 젊은 승려들을 새로이 교육하면서 세워진 것이 오늘날의 대한불교조계종이다. 대한불교조계종의 설립을 통하여 우리 불교가 한국 선불교의 명맥을 잇게 됐다.

<청담순호선사 평전>은 당시의 기록, 청담 스님의 후학들을 비롯해 함께 활동한 수많은 이들의 증언을 바탕으로 그 모든 과정을 생생하게 되살려내고 있다. 청담 스님의 삶과 행적을 따라가면서, 근현대사의 굵직굵직한 사건들을 빠짐없이 거칠 뿐 아니라 한국 불교 사상의 원류까지 찾아들어간다.

해방 전후 불교정화를 결의하고 실행해나간 과정, 무장한 북한군을 설법으로 물러가게 했던 일화, 불교개혁에 반발하는 대처승들과의 끝없는 투쟁 등은 읽을수록 감탄을 금치 못하게 한다. 꼿꼿한 성정이면서도 화를 내는 법이 없어 인욕보살로 불렸던 풍모도 제자들의 술회를 통해 되살아난다. 한국불교의 정화, 봉암사 결사, 봉은사 땅 문제 등 군부정권의 탄압으로 제대로 알려지지 못했던 근현대사 속 진실들 역시 실증과 함께 뚜렷이 밝혀놓았다.

워낙 걸출한 행동가였던 탓에 상대적으로 조명 받지 못했던 청담 스님의 사상가적 측면 역시 심도 있게 다뤄졌다. 싯다르타를 시작으로 달마 대사, 원효 대사 등을 거쳐 온 선불교의 명맥이 어떻게 청담스님과 대한불교 조계종으로 이어졌는지를 순서대로 차근차근 밟아나간다. 특히 청담스님 불교관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마음 사상’을 다양한 측면에서 탐구했다.

청담순호선사 평전┃방남수 임병화 편저┃화남출판사┃3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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