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찬성 스님의 소녀상 이전 반대
4대강 찬성 스님의 소녀상 이전 반대
  • 조현성
  • 승인 2016.09.28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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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주 스님 “소녀상 이전 안 돼…이전 운운 자체가 어불성설”

“평화의 소녀상은 역사의 상징물이자 우리 공공의 재산입니다. 이를 일본 정부가 철거해 달라고 요청하고, 우리 정부는 관련단체와 협의해 해결 노력하겠다고 했는데, ‘평화의 소녀상’ 이전 운운 자세 자체가 어불성설입니다.”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을 지낸 월주 스님(금산사 조실, 나눔의집 이사장)이 법문집 <세간과 출세간이 둘이 아니다>에서 위안부 문제 관련 일본 정부의 진정성 있는 사과를 촉구하면서, 소녀상 이전은 안 된다고 했다. 스님은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사업을 찬성해 지난 2011년 국민훈장 무궁화장을 받았다. 이번 법문집에서는 박근혜 정부가 치적으로 자랑하는 한일 위안부 협상에 반대의사를 밝혔다.

▲ 월주 스님은 불교계 시민운동 선구자로서 전인미답의 길을 걸어왔다

과거 망각한 나라 미래 없어

스님은 “과거를 망각한 나라는 미래가 없다. 역사를 배우는 것은 과거를 살펴서 다시는 잘못된 일이 되풀이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다. 우리 민족의 불행과 수난의 역사는 더욱 더 확실하게 밝혀보고 과거 역사의 교훈을 뼛속 깊이 새겨야 한다”고 했다.

스님은 “일본 정부는 외면하고 있지만, 일본의 양식 있는 지성인들은 ‘나눔의 집’을 방문‧후원하고 있다”면서도 “일제 강점기 피해자들에 대한 해결과 구제방안을 제시하지 않는 한 일본은 식민지배에 대한 반성의 진정성을 인정받을 수 없다”고 했다.

피해 할머니들 살아계실 때

스님은 “아베 일본 총리는 강제병합의 부당성을 인정하고, 한일 강제병합 조약 원천무효선언을 하고, 전쟁 범죄인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새 시대를 위해 인정할 것은 인정하고, 과거 잘못을 깨끗이 청산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명예 회복은 피해 할머니들이 살아 계실 때 반드시 받아야 한다. 상생하는 한일 관계와 세계평화공동체 구축을 위해 우리 모두 함께 이 문제를 해결하자”고 했다.

한일 위안부 협상 여러모로 미흡

스님은 “지난 2015년 12월 28일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해 한일합의를 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깊은 관심, 적극적인 노력과 한‧미‧일 공조체제의 결과물이라 할 수 있다”고 했다.  스님은 “박근혜 대통령과 정부 노고가 컸다는 점은 인정하지 않을 수 없지만 할머니들 아픔을 치유하기에는 여러 모로 미흡하고 여전히 문제가 남아 있다”고 했다.

스님은 아베 총리가 “일본군 위안부는 강제 동원이 아니었다. 전쟁 범죄의 유형은 아니다”고 한 발언을 본보기로 들며 “탄식이 절로 나왔다”고 했다.

스님은 “정부와 세계 정상들 공조 덕분에 이번에 위안부 문제를 갖고 한일합의를 하고 이 문제를 종결지으려 했다. 일본이 법적 책임에서 벗어나기 위해 애매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고 했다.

▲ 사진=오마이뉴스 이희훈

소녀상은 역사의 상징물

스님은 “일본은 깊이 반성하고 현재 살아 계시는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은 물론이고 돌아가신 분들께도 진심을 담아 공식적인 사과를 통해 명예회복을 시켜드려야 한다. 충분한 피해 보상과 함께 다시는 이 같은 참담한 전쟁범죄가 일어나지 않도록 재발방지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평화의 소녀상’은 역사의 상징물로 남겨 다시는 일본군 위안부와 같은 참담한 전쟁범죄를 미연에 방지하는 계기로 삼아야 마땅하다”고 했다.

종교는 정치적 중립 지켜야

스님은 신군부가 불교를 군홧발로 짓밟았던 10‧27법난을 회고하면서 “종교는 정치적으로 중립을 지켜야 한다”고 했다.

10‧27법난은 1980년 10월 27일과 30일, 신군부가 조계종 총무원 등 전국 5700여 사찰법당에 난입해 300여 스님을 끌고 가 조사하고 일부 스님에게 고문을 가한 사건이다.

스님은 “10‧27법난은 5‧18 광주민주화 항쟁을 유혈 진압한 신군부가 여론의 관심사를 돌릴기 위해 한국불교를 희생양으로 삼은 사건이다. 사실상 10‧27법난은 신군부와 타협하지 않았던 불교계에 대한 종교탄압이었다”고 했다.
 
전두환 지지 요청 거부했더니 법난

스님은 “신군부는 당시 조계종 총무원장이었던 내게 전두환 대통령 추대지지 성명을 해 달라고 수차례 요청했다. 나는 정교분리 원칙을 지켜야 한다는 소신에 따라 단호히 거절했다”고 밝혔다. 스님은 “신군부가 내린 문공부 자율정화 지침도 거부하면서 오히려 불교재산관리법 개정을 요구했다”고 했다.

스님은 “(조계종과) 신군부 측과 갈등이 심화됐다. 정말 그렇게 가혹한 탄압을 받을 줄은 몰랐다”고 했다. 이어 “나는 10월 27일 계엄사령부에 가서 조사 후 23일 만에 훈방됐다. 총무원장 강제사직을 당하고 2년 동안 일체 공직 활동을 하지 말라는 강권을 받았다. 내가 3년 동안 미국에 건너갔던 이유”라고 했다.

▲ 지구촌공생회는 지난 2010년 1월, 캄보디아에 1000번째 생명의 우물을 만들어 목마른 지역민들의 고통을 해소시켰다. (사진=지구촌공생회)

*월주 스님은... 1954년 속리산 법주사에서 금오 스님을 계사로 사미계를 수지하고, 지리산 화엄사에서 금오 스님을 계사로 비구계를 수지했다. 조계종 제17교구본사 금산사와 영화사 주지, 다수의 조계종 중앙종회의원, 제5대 중앙종회의장, 제17‧28대 총무원장 등을 역임했다. 실업극복국민운동본부 공동위원장, 경제정의실천연합‧불교인권위원회 공동대표,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상임공동대표 겸 이사장 등을 지냈다. 현재 금산사‧영화사 조실로서 지구촌공생회와 함께일하는재단, 나눔의집 이사장을 하고 있다.

세간과 출세간이 둘이 아니다┃태공 월주 큰스님 법문집┃민족사┃1만6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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