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주차(荔珠茶) 팔아 천불 조각상 만드는 법사 이민호
여주차(荔珠茶) 팔아 천불 조각상 만드는 법사 이민호
  • 김원행
  • 승인 2016.12.31 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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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존재하는 이유는 부처님 모시기 위함이다."

 여주차(荔珠茶) 팔아 1000개의 부처님 조각상 만드는 불자(佛子)가 있다. 불법을 전하는 법사이기도하다.
 
 이름: 동곡(東谷) 이민호. 나이: 58세. 직업: 여주차 생산업자. 사는 곳: 경남 의령군 지정면.

 동곡(東谷)이라는 법명은 돈 많이 벌어 좋은 일에 쓰라는 뜻으로 선화의 대가 수안스님께서 내려 주셨다.

 <불교닷컴>이 동곡에게 왜 일하느냐고 물었더니, "부처님 1000분 모시기 위해 내가 존재하는 이유며 일하는 까닭이다"고 말했다.

 불심(佛心)으로 똘똘 뭉친 동곡은 '참 좋은 인연 동곡이 만든 여주차'를 만드는 대표다.

 <불교닷컴>이 혹시나 부처님 팔아 사업하는가 싶어 이력서 달라하자 동곡이 멈칫한다. 책상 위에 나뒹구는 그의 이력서에는 태림원장이며 김해화엄불교회관 원장, 울산화엄불교회관 지도법사, (사)대한불교청년회 중앙자문위원, 김해불교청년회 지도법사로 기재되어 있었다. 그가 화장실에 간 틈을 타 메모했다. 태림원은 재가청년불자들의 단체명이다.

 집안 가득 온통 불교관련 책과 스님들 작품인 그림뿐이었다. 외모가 무척이나 단단해 보였고, 손이 솥뚜껑 만해 말 잘못했다가 한 방에 서 너 미터쯤 족히 나가떨어질 것 같았다. 옹골찬 농부의 손이었다. 눈이 선해 보였다. 물었다. 대체 불교와는 어떻게 인연이 닿았느냐고?

 동곡은 말했다. 1994년 승단 정화 차원에서 청년활동을 열심히 하고 있었는데 부정적 사고보다는 긍정적 사고로 행을 해야 부정을 극복할 수 있다는 큰 가르침을 주신 분을 만났는데 그 분이 바로 한산당 화엄스님이다. 이때부터 겉불교가 아닌 속불교와 인연이 닿았다고 했다. 한산당 화엄대선사(1925~2001)를 친견하고부터 개과천선을 했다는 것이 동곡의 덧붙임이다.

 참고로 화엄 스님은 1923년 경남 고성에서 출생해 1945년 일본 오사카의전을 졸업했다. 일본유학 중 학도병으로 강제 징집돼 남양군도에서 군의관으로 복무하기도 했다.

 훗날 부산시립병원 내과 주임, 서울의대 연구위원을 지낸 후 1948년 범어사 금어선원에서 동산스님을 은사로 출가 해인사, 통도사, 범어사, 화엄사 등 전국의 제방선원에서 20년 안거를 성만했다. 범어사 주지와 선원장 소임을 봤고 경남 김해 동림사를 복원, 동림사 조실이었다.

 일필휘지로 구사하는 달마도는 선화(禪畵)의 독보적 경지를 구가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성철스님의 4번 째 사제이기도하다.

 화엄스님은 첫 만남 자리에서 단박에 이민호를 유발상좌로 삼고, 청산(靑山)이라는 법명까지 내려준다.

 이후 이민호 사장은 8년 가까이 화엄스님이 열반에 드실 때까지 지극 정성으로 시봉했다. 스승의 그림자조차 밟지 않았으며 오직 불법(佛法) 공부에 용맹정진했다.

 화엄스님은 열반 직전 1000여점의 선화를 이민호에게 부처님 일에 쓰라며 유산으로 남겼다.  굳이 가격으로 환산한다면 100억원 가까이 된다. 이민호와 <불교닷컴>은 화엄스님의 선화를 추후 소개하는데 구두 약속했다.

 "화엄스님과의 인연이 없었다면 지금도 아마...허허허"라며 복선이 깔린 묘한 웃음을 자아냈다.

 기자가 "여주차 얘기 좀 하자"고 했다. 동곡 이민호는 거침없었다. "불법인생(不法人生)을 불법인생(佛法人生)으로 전환하기 위한 방편 차원에서 3년 전부터 시작했다"고 했다.

 경남 김해에 있는 재산 일부를 정리해 동료 몇 명과 함께 여주차를 생산할 목적으로 경남 의령에 '감성영농조합'을 만들었다고 했다. 칠서IC에서 차로 40여분 거리에 있는 동곡의 여주 농장은 그야말로 물 맑고 공기 좋은, 여주 농사짓기에 천혜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17000㎥는 내년 봄을 기다리듯 고요함이 흐르고 있다. 생산 공장에는 온갖 증명서와 허가서 인증서들이 빼곡히 자리했다. 공장 견학 후 2층에 오르자 부처님을 모신 법당이 두 손 모으도록 했다.

 동곡은 1000분의 부처님을 모시기 위해 여주차 팔아 번 돈 50%를 강원도 횡성 목조불상 작업장에 쏟아 붓고 있다. 이익금 30%는 선방 스님들 대중공양과 불우 이웃을 위해 내 놓는다.  점심 공양하자며 들어간 공양간이 어찌나 추운지 입김이 저절로 나왔다. 작은 돈이라도 허투루 쓰지 않고 부처님 선양하는데 쓰고 있는 것으로 기자는 판단했다. 남에게는 통 크게 베풀고 자신에게는 철저히 인색한 동곡의 불심(佛心)을 익히 알고 있었기에 선화의 대가인 수안스님께서 상표등록 삽화를 선뜻 그려 주신 것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도록 참으로 동곡은 모범적인 불자였다.

 3년째 여주차 생산에 몰두한 동곡이 만든 '참 좋은 인연 동곡이 만든 여주차'는 조만간 롯데홈쇼핑에 방영될 예정으로 촬영을 마친 상태다. 롯데아울렛매장, KTX서울 명품점, 하나로마트에도 입점한다. 농림축산식품부 농촌융복합산업 사업자로 지정되기도했다. 제품의 우수성과 미래에 대한 사업적 안목을 정부가 인정한 것이다. 

 건강도 회복하고 천불(千佛) 부처님 조각상 불사(佛事)에 동참하고자 하는 불자나 일반인은  전화 010-2703-5996 혹은 '삼산여주마을'을 찾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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