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천년 전 원로들도 한탄한 사이비 수행승
2천년 전 원로들도 한탄한 사이비 수행승
  • 조현성
  • 승인 2017.03.03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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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많은 수단을 동원해 물질적 이익을 취한다"
전재성 박사, 세계 최초 '테라가타'(장로게경) 완역

"사기꾼들, 협잡꾼들, 위증자들, 파렴치한들이니 그들은 많은 수단을 동원해 물질적 이익을 취한다."

2500년 전 장로들이 오도송을 모아 엮은 <테라가타>(장로게경)에서 일부 출가자를 비판한 내용이다. 빠알리 대장경 제5부 니까야에 해당하는 이 경전에는 부처님 최초의 제자들인 260여 비구 장로의 오도송 1291수가 담겨 있다.

▲ 불제자들의 오도송 전집인 <테라가타>와 <테리가타>를 펴낸 전재성 박사. 전 박사가 펴낸 <테라가타>와 <테리가타>는 국내 최초 빠알리어 원전 직역, 세계 최초 인연담 주석서 완역본이다

마하가섭, 아난다 등 게송 수록

전재성 박사(한국빠알리성전협회)는 최근 <테라가타>를 세계 최초로 완역했다. 책은 국내 최초 빠알리어 원전 직역이자 세계 최초의 인연담 주석서 완역이다. 지난 1889년 독일 노이만, 1913년 영국 리스데이비즈 부인,1936년 일본 마스나가 레이호, 1971년 영국 노먼, 1982년  일본 나타무라 하지메가 <테라가타>를 번역했지만 온전한 완역본은 없었다.

<테라가타>에는 ▷장로들의 출가 동기 ▷출가신분과 출가연령 ▷출가생활의 어려움 ▷이교도의 개종자들 ▷승단 기질과 숲속생활 ▷내적 성찰과 마음의 발견 ▷내적인 성찰과 마음의 제어 ▷수행생활 ▷수행생활의 반성 ▷의취에 맞는 이상적인 삶 ▷해탈과 해탈의 즐거움 ▷삶의 스승이었던 고따마 붓다 등 내용이 담겨 있다.

사이비 승려 통렬히 비판

이 가운데 제16장 이십련시집 제10품 빠라싸리야 편에는 부처님 열반 후 위의를 잃은 수행자를 비판한 구절이 있다.

게송은 초반에 "붓다가 살아있을 때 수행승들에게 위의가 있었지만 지금은 변하여 달라 보인다"면서 시작한다.

붓다가 살아있을 때는 알맞은 분량 만을 먹고 어떤 것이든 만족했던 수행자들. 붓다가 열반하자 교법이 무너졌다. 악하고 불건전한 오염의 시대가 됐고, 그 오염은 점차 많은 사람에게 퍼졌다.

그들은 올바른 가르침을 버리고 삿된 견해를 좇아서 서로 싸웠다. 재산과 자식, 아내 등을 버리고 출가하고도 한 웅큼 탁발 음식 때문에 해서는 안될 일을 했다.

모두 스승이 꾸짖은 짓들

빠라싸리야 장로는 "배부르게 먹고 등을 대고 눕고 깨어서는 이야기를 즐기니, 이는 모두 스승(붓다)가 꾸짖은 것들"이라고 말했다.

장로는 출가 수행자가 생계를 위해 열중하는 것도 비판했다. 전재성 박사는 이 부분을 번역하면서 각주에 "내적으로 안정이 없는데 생계를 위해 해야할 일에 열중하기 때문에 수행자의 삶은 시작도 못한 것이라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수행자들은 더욱 많은 돌려 받기를 기대하며 음식 등을 나눠줬다. 그들은 의사인양 재가자에게 약을 처방하기도 했고, 기녀처럼 자신의 몸에 의지해 살았다. 그들의 권위는 왕족과 같았다.

장로는 "사기꾼들, 협잡꾼들, 위증자들, 파렴치한들이니 그들은 많은 수단을 동원해 물질적 이익을 취한다"고 꼬집었다. "온갖 핑계를 도모해 수완과 술책으로 내달리며, 그들은 생계를 위한 수단으로 많은 재산을 쌓아 모은다"고 비판했다.

존경 받으려 법문, 일하고자 모임
 
이들의 모임은 일을 위한 것이지 가르침을 위한 것이 아니었다. 남들에게 가르침을 설하지만 남에게 존경 받고자 함이요, 사람들이 내게 이득과 명예를 제공할 것이라고 원하기 때문이었다.

장로는 "그들은 타인의 소득으로 살면서 부끄러움도 모르고 창피함도 모른다. 머리를 깎고 가사를 걸쳤으나 이득과 명예에 빠져 공경 받는 것만을 원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처럼 여러 병폐가 생겨나서 성취하지 못한 것을 성취하거나 성취한 것을 수호하는 것은 이제 쉽지 않은 일이 되었다"고 한탄했다.

원숭이가 사자 가죽 걸친 꼴

당시 사이비 수행자에 대한 한탄은 빠라싸이야 장로만이 아니었다. 꾸마뿟다싸하야, 마하 깟싸빠, 풋싸 등 여러 장로가 당시 수행자들을 비판했다.

이들의 눈에 자만하고 경박한 수행승은 설사 분소의를 입었더라도, 그로써 훌륭해진 것은 아니다. 원숭이가 사자 가죽을 걸친 것과 같았다.

전재성 박사는 부처님 최초의 비구니 제자 101명의 오도송이 담긴 <테리가타>(장로니게경)도 완역 출간했다. (다음 기사에서 소개합니다)

테라가타-장로게경┃전재성 역주┃한국빠알리성전협회┃7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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