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어사, 부은사' 창건 2000년 맞나?
'만어사, 부은사' 창건 2000년 맞나?
  • 김원행
  • 승인 2017.07.10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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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들 무분별한 경쟁적 가야사 띄우기 자제필요..
문 대통령 발언 보다 선행연구로 고증되어야
▲ 천태산 부은사 안내판. 2천년 가락고찰이라는 확증되지 않는 문구가 버젓이 사용되고 있다. ⓒ불교닷컴

 문재인 대통령의 가야사 연구 발언이 있은 후 전국 17개 시군구가 앞다퉈 업무전담부서를 설치하는가 하면, 예산확보 및 홍보에 주력하고 있다. 하지만 사업에 앞서 가야사 관련 학술적 과학적 연구가 선행되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불교계 사찰도 마찬가지다. 경남 밀양 소재 만어사와 부은사로 각각 사찰 창건시기가 2000년 가량됐다고 타의에 의해서 주장되는 곳이다. 두 곳 모두 낙동강과 김해시가 한 눈에 훤히 내다보이는 곳에 위치해 있다.

 경남 밀양시는 부은사(父恩寺. 회주 태우스님. 밀양사암연합회장)로 향하는 지방도로 안내 표지판에 '창건 2000년 사찰'이라며 버젓하게 걸어놓았다.

 부은사 경내에 설치된 안내판에는 "유구한 세월이 지난 지금 자세한 창건 년대는 알 수 없으나 거등왕이 창건하였다는 설을 정설로 받아 들이고 있어...(이하생략)"라고 적혀있다. 한국불교 태고종 소속으로 천태산(天台山) 자락에 자리잡고 있으며, 설이지만 가야국 제2대 거등왕(居登王)이 부왕인 수로왕(首露王)의 은혜를 기리기 위하여 200년 무렵에 세웠다고 했을때 부은사의 창건역사는 1900여년 밖에 되지 않는다.

 

▲ 부은사 천불보전에 모셔진 허황후 진영. ⓒ불교닷컴

<두산백과>에 따르면 "부은사는 임진왜란 때 소실되었으나 1860년(철종 11)에 동화사 승려 학송이 옛 부은사지에 재건하였다고 전한다. 오래도록 부은암(父恩庵)으로 불렸으나 근래에 부은사로 명칭을 바꾸었다."고 기록해 놓고 있다.

 지역언론사 <김해뉴스>에 따르면, 부은사 주지스님의 말을 인용해 사원등록증에도 창건 시기가 서기 200년으로 기록돼 있다고 보도했다.

 부은사 천불보전에는 김수로왕과 허황후의 진영을 모셔 놓았다.

 

▲ 부은사 천불보전에 모셔진 김수로왕.ⓒ불교닷컴

그러나 부은사 주지 지원스님은 <불교닷컴>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정확히 창건시기가 학술적으로나 과학적으로 고증되지 않았는데 어떻게 우리 절이 2000년된 절이라고 할 수 있겠냐"라며 "일부 스님 혹은 지방자치단체의 홍보욕심 때문에 빚어진 것으로 대신해서 참회하고 있다"고 밝혔다.

 부은사와 불과 10여분 거리에 있는 만어사(萬魚寺) 역시 창건 시기가 <삼국유사>를 들어 김수로왕 46년이라는 주장을 하고 있으나 이 또한 신빙성이 떨어진다.

 <불교닷컴>이 입수한 '2006 경주문화연구교사모임-삼랑진 만어사'라는 소책자는 만어사가 가야시대에 창건했다는 내용을 극히 일부 제한적으로 몇글자 담고있을 뿐이다.

▲ 김수로왕 46년에 창건됐다고 주장하는 만어사.ⓒ불교닷컴

 삼국유사 원문 어산불영(魚山佛影. 최호 역해 新譯 三國遺事, 제3권, 탑상 제4, 홍신문화사) 원문을 인용해 만든 소책자는 만어사의 주요책자로 분류되어 있다.

 만어사 관계자는 10일 "학술적 과학적으로 창건시기가 검증되지 않은 만큼 시간이 걸리더라도 정확한 창건시기를 알아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부은사에는 인도에서 직접 전래됐다는 '요니(Yoni): 허공에는 우주의 자궁 혹은 여성의 성기'가 있어 가야불교와의 밀접성을 강조하고 있으나 이 또한 진위여부를 가려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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