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통 큰 대북 불사 나설 시점
조계종, 통 큰 대북 불사 나설 시점
  • 법응 스님
  • 승인 2018.04.30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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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북한 향한 자비 포용 소통문화 자리매김 해야

"'너와 내가 한 몸이고 한마음'이라는 불교의 가르침을 배워 인내, 포용, 이해심으로 해결 방안을 찾아야 하며, 이렇게 되면 북한은 반드시 핵을 포기한다고 굳게 믿고 있다“

지난 2005년 5월 25일 고 법장 총무원장 스님이 방미 중 미국의 고위 당국자에게 한 말이다.

2018년 봄 남북관계는 급속히 우호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여러 난관이 예상되고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지만 정전에서 종전과 평화, 경제와 문화 분야의 상호교류, 불통에서 소통, 핵무기 폐기라는 긍정적 상황으로 나아가고 있다. 이러한 현실에서 불교계가 남북 간 합의가 원활히 실행되고 나아가 민족적 염원이 성취되기를 축원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정작 이제부터라도 힘써야 할 일은 불교이기에 이루어낼 수 있는 부분들에 대해 고민하고 직접 활동에 나서는 것이다.

역대 총무원장 중 선지적 안목으로 한반도 평화정착에 각별히 노력한 분을 꼽으라면 고 법장 스님이 단연 으뜸이다. 고 법장 스님은 2005년 5월 25일 방미 중 워싱턴DC의 NSC(국가안전보장회의)사무실에서 조셉 디트라니(Joseph Detrani) 북핵대사, 엘리어트 에이브럼스(Elliot Abrams)NSC 선임보좌관외 다수의 관계자들과 만남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법장 스님은 남북문제와 동북아의 평화를 위한 여러 의견을 피력하는 등 다양하게 노력했다.

당시 일부 대화를 소개하면, 법장 스님은 고양이도 도망갈 구멍을 만들어 놓고 쫓는다는 옛 속담을 예로 들며 “북한 체제붕괴를 꾀하는 정책은 성공하지 못할 것이며 이는 향후 동북아 지역에 더 큰 혼란을 가져올 수도 있다”, “6․15 행사시 평양을 방문해서 북측 종교지도자 및 고위급 인사에게 한반도의 핵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해야 한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미국을 신뢰하라는 말을 전하겠다.”고 했다.

이에 디트라니 미국 측 인사도 “법장 스님의 말씀과 강렬한 메시지를 들을 수 있어서 영광이며, 앞으로 지속적으로 한미 동맹의 결속을 다지고 종교 분야의 역할에 대해 주시하겠다” 면서 “중국을 통한 북한 설득이 여의치 못하다, 북한의 체제보장, 국교정상화, 개방 등을 지원할 의사가 있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또한 법장 스님은 ‘세계일화(世界一花)’라고 쓴 붓글씨와 부시 전 대통령에게 한반도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내용의 친서를 전하기도 했다.

이후 법장 스님은 6․15행사를 위해 방북했고 불교계의 한반도 평화 정착 안과 엊그제 남북정상이 나눈 서울과 신의주를 연결하는 고속철도의 건설을 제시하는 등 행동으로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위해 적극적인 행보를 했다. 고 지관 스님의 집행부도 금강산 신계사 복원과 평양사찰의 단청 지원 등 질적 양적 교류와 지원을 했다.

종단은 산하 기관인 <민족공동체추진본부>를 통하여 대북한 사업을 하고 있으나 시대와 상황이 급속히 변화함에 따라 미래 지향적인 계획을 수립하고 조직을 확대보강 해야 한다. 북한사찰 및 주민 지원, 유적지의 발굴을 기본사업으로 하되, 동북아에서 오랜 역사를 가진 불교 사상과 정서를 바탕으로 새로운 자비(보살행)와 소통의 문화가 자리매김토록 해야 한다. 이는 포용과 소통이라는 실크로드 문명의 정신을 한반도를 중심으로 새롭게 구현해 내는 일이기도 하다. 아울러 남북이 협력하여 자연과 사람이 상생 공존하는 생태공동체 운동을 확산시켜 간다며 한반도와 동북아는 물론 지구의 호흡도 훨씬 가벼워지리라 믿는다.

남북의 상황은 급전환 하고 해야 할 일은 쌓여만 가는데 힘 있게 움직여야 할 종단은 집안의 들보가 내려앉고 기둥이 흔들리는 지경이라 그저 참담할 뿐이다. 다 무너져 내리기 전에 정신을 차려야 한다. 더는 지체할 시간이 없다.

法應 / 불교사회정책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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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렙=법응 스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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