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석 박사와 600억, 그리고 경인민방
황우석 박사와 600억, 그리고 경인민방
  • 불교닷컴
  • 승인 2006.05.14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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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보정재는 불자들의 돈...바르게 써야 값지다

황우석 박사에게 600억원의 연구기금이 지원될 전망이다. 대한불교조계종 전 종회의장 설정스님은 지난 8일 서울 봉은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모 사찰 주지와 사업가 2명 등이 현금 450억원과 부동산 150억원 등 600억원을 황우석 박사에게 점진적으로 지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황우석 박사의 '스너피' 등 세계적 복제기술이 해외로 유출되는 것을 우려해 지원키로 했다고 강조했다. 12일 검찰이 황우석 교수에 대한 수사결과를 발표하고 횡령 등 혐의로 기소하기 4일전 벌어진 일이다. 검찰은 "줄기세포는 처음부터 없었다"고 못박았다.

'황우석 사태'를 둘러싼 검찰발표를 앞두고 전격 발표된 불교계 일부의 황박사 지원은 그 뒤끝이 깨끗하지만은 않다. 대한민국의 제1호 '최고 과학자'로 선정됐던 황우석 박사는 과학자로서 이미 그 명예가 최소한 '사망'했다. 아니 어쩌면 이땅에서 '부관참시'됐는지도 모른다. '과학자 정신'이 갈기갈기 난도질 당해 용도 폐기된지 오래다(필자의 블로그 blog.naver.com/tgpress 언론가산책 ['황우석'과 한국언론] 참조).

그런데도 일부 광적(?)인 '황우석 교도'는 서울대 교수직에서 그를 쫓아냈다고 하여 서울대 총장을  협박하고, 600억원이라는 엄청난 거금을 그에게 지원하는 것을 보면, '황우석 코드'는 참으로 알다가도 모를 거대한 '미스터리'이다. 다만 분명한 것은 굳이 검찰의 발표가 아니라도 '황우석'은 이미 '진실'이 아니라, '거짓'과 '기만'으로 채워진 '허위'라는 사실이다.

진실이란 다름 아닌 온 대중이 그렇다고 믿을 때 성립되는 명제다. 그러나 황우석은 전세계 사부대중에 의해 그의 과학은 믿을 수 없다고 판명되고, 규정되었다. 그런데도 왜 이땅에서 '황우석'의 망령은 살아지지 않고 맹위를 떨치고 있을까? 그것은 아마도 황우석의 줄기세포가 지닌 엄청난 과학적 환상 때문이 아닐까 한다.

따라서 불교계가 이미 사망한 황우석의 진실을 되살리기 위해 600억원을 쏟아 붓는 것은 한 마디로 '허위'요, '만용'이며, '자기 기만'의 극치이다. 돈 쓸 때가 그렇게도 없다면 차라리 그 돈을 결식아동을 위해 써라. 우리가 모시기 싫다고 '현대판 고려장'을 시킨 불우노인·독거노인을 위해 써라. 고아원, 장애인들을 위해 써라. 그것도 싫다면 불교를 위해 쓰거나, 최소한 부처님을 위해서 쓰기라도 해라. 그것이 삼보정재를 바르게 쓰는 길이다.

황우석에게 지원할 600억원이라면 정파된 경인방송(iTV)의 최대 주주가 되고도 남을 돈이다. 만일 불교계가 새로 태어날 경인방송(iTV)에 600억원을 투자해 최대 주주가 되었더라면, 불교의 미래는 그야말로 '부처님이 서명한 보증수표'와 다름없었을 것이다. 그런데도 교계는 돈이 없어서(?) 경인방송(iTV) 사업자 선정에 참여하지 못했다.

수십, 수 백억 원을 들여 사찰을 증축하고, 불교역사박물관 건립에 쓸 돈은 있어도, 지상파TV방송 사업에 참여할 돈이 없다면 이는 뭔가 잘못돼도 한참 잘못된 처사다. 교계가 유형의 '하드웨어 불사'에만 매달리고, '소프트웨어 불사'를 외면하면, 불교의 미래는 점점 축소지향이 불가피하다.

삼보정재를 바르게 써야 한다. 그것이 삼보정재를 시주한 불자들의 참뜻일 것이다. "내 돈 내가 쓰는데 네가 왜"라는 논리는 성립하지 않는다. 교계 일부의 황우석 박사 지원 발표는 돈이 쓸 곳이 없다는 아우성을 보여주는 것이다. 삼보정재를 그렇게 흥청망청 탕진해서는 안된다. 그런데도 일부 불교계 황우석 지지자들의 돈 씀씀이를 보면 실망을 금할 길이 없다. 물론 3명의 독지가들이 순수한 보살심으로 황 박사를 돕고자 했다면 그 뜻은 존중돼야 한다. 황우석 박사의 실체적 진실을 정말 몰랐다면.

/ 김영재 불교닷컴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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