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마스 물결 속 부적이나 파는 팔관회
X-마스 물결 속 부적이나 파는 팔관회
  • 불교닷컴
  • 승인 2009.12.09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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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부산불교가 위태롭다 "변하지 않으면 쇠퇴"

 

부산 광복동에 대형 크리스마스 트리
(부산=연합뉴스) 김선호 기자 = 부산트리문화축제위원회는 1일 오후 6시 중구 광복동에서 제1회 부산트리문화제를 열어 트리 물결에 불을 밝혔다. 트리문화제는 '온누리에 사랑의 빛을'이라는 주제로 내년 1월3일까지 부산역 광장에 설치될 대형 트리에서 시작, 중앙로를 거쳐 중구 광복동, 영도구 75광장과 고신대까지 이어지는 트리를 환하게 밝힐 예정이다. 2009.12.1wink@yna.co.kr
지금 부산의 광복동 거리는 형형색색의 크리스마스트리로 장식됐다. CBS tv 뉴스를 보니 불교의 아성인 부산이 온통 하나님의 거리가 된 듯하다.

지난 1일부터 내년 1월 3일까지 ‘누리에 사랑의 빛을’이라는 주제어로 ‘제1회 부산크리스마스트리문화축제(위원장 이건재)’가 광복동에서 송도해수욕장까지 거행되고 있다.

한편에서는 불교문화산업의 활성화를 위한 ‘2009불교문화엑스포 팔관회’가 3일부터 부산 해운대 벡스코에서 4일간의 일정으로 열렸다. 

'2009불교문화엑스포 팔관회’는 법회·문화·박람회가 어우러진 종합문화축제로서 영산재 특별시연, 고승초청 특별강연 등 법회와 대장경인경체험, 고려 의상체험 등 여러 행사가 진행됐다.

이름도 없는 종단 일색에 '빙의 퇴치' '액운 방지' 부적을 팔았다. 홍삼이나 건강제품을 판매하는 부스가 주를 이뤘다. 부산의 한 대형 사찰에서는 진신사리라며 수천개 가량을 전시하며 그 앞에 불전함을 설치하기도 했다. 사리의 종류도 다양했다.

인사동 거리에서나 파는 듯한 온갖 종류의 불상들도 전시했다. 달마도나 선화를 즉석에서 그려 파는 스님들도 많았다. 전시장 입구에 설치된 대형 발우는 그 자체가 불전함이었다. 불교관련 전시나 판매하는 부스 대부분은 불전함을 설치했다. 행사가 돈벌이로만 보였다.

▲ '2009 불교문화엑스포 팔관회'가 지난 3일부터 6일까지 부산 벡스코 3홀에서 열렸다. 사진 왼쪽은 빙의퇴치 및 부적을 판매하는 부스이고, 오른쪽은 수천개의 진신사리를 전시하고 있는 모습이다. ⓒ2009 불교닷컴
고려 태조는 〈훈요십조〉에서 '천령(天靈) 및 오악(五惡)·명산(名山)·대천(大川)·용신(龍神)을 섬기는 대회'라고 팔관회의 성격을 말하고 있다. 팔관회는 불가에서 말하는 살생·도둑질·간음·헛된 말·음주를 금하는 오대계 (五大戒)에 사치하지 말고, 높은 곳에 앉지 않고, 오후에는 금식해야 한다는 세가지를 덧붙인 8가지의 계율을 하루 낮 하루 밤 동안에 한하여 엄격히 지키게하는 불교의식의 하나였다.

어쩌다 시골 시장에서나 봄직한 난장으로 변했을까. 이런 행사가 불교의 도시, 불심의 항도 부산 시민들에게 어떤 감동을 줬는지 필자로서는 가늠할 길이 없다. 불교 세력이 가장 강하다는 부산에서의 일이어서 심각하다 못해 한심하다.

어느 행사가 시민에게 특히 청소년들에게 감동과 볼거리를 줄 것인가를 생각하니 크리스마스트리 축제와 팔관히가 자연히 비교가 된다.

물론 ‘부처님오신날’을 전후하여 도심의 거리에 등을 단다. 그러나 천편일률적인 주름등 혹은 8각 수박등을 다는데, 단조롭고 볼품이 다소 떨어지는 게 사실이다. 창작성이 부재하며 청소년에게 흥미와 관심을 주기는 애당초 불가능 하다.

불교 변화해야한다. 불교문화에 대중이 관심과 흥미갖기를 외면한다면 불교의 생명력은 쇠잔해질 수밖에 없다.

현대인은 감성과 예술성이 풍부하고 다양하다. 자고 나면 바뀌는 게 디자인이다. 그런데 수년 째 때 낀 주름등이나 거리에 달면서 불교가 타종교와의 경쟁력에서 수승해 지기를, 국민이 관심 갖기를 바랄수는 없지 않은가.

불교, 불교문화의 잠재력은 엄청나다. 현대인의 취향내지는 정서, 트랜드에 맞게 개발하는 일이 시급하다. '부산 불교'를 넘어 '한국 불교'가 이웃종교에 추월당하지 않으려면 연구개발에 많은 투자를 해야 한다.

부산크리스마스트리문화축제는 홈페이지(http://www.btcf.kr/)도 개설했다. 팔관회는 본사의 홈페이지에 뉴스 한 줄 찾아보기 어렵다. 하긴 이런 본말이 전도된 행사가 늘리 알려져 망신을 당한 것보다 조촐하게 치러진게 되레 다행일 수 있다.  

▲ 부산크리스마스트리문화축제 홈페이지 <<화면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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