깡통집: 엄마는 영원히 외출 중
깡통집: 엄마는 영원히 외출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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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1.09.22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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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슬리 코너 지음 | 김경희 옮김 | 344쪽 | 11,500원 | 145×205mm
2011-09-10 발행 |분야 : 국내도서 > 청소년 > 청소년 문학
ISBN 978-89-92263-15-3 (43840)

미국 도서관 협회 선정 ‘슈나이더 패밀리 도서 상’
미국 도서관 협회 선정 ‘최고의 청소년 도서’
스쿨 라이브러리 저널 선정 ‘최고의 도서’

엄마는 ‘아낌없이 주는 나무’다, 자식이 아무리 철부지 같아도 끝없는 헤아림과 사랑을 보여준다, 혹여 ‘나쁜 엄마’라고 자식이 원망하고 흘기더라도 돌이켜 보면 다 자식을 위해 그러했던 속 깊은 엄마이다, 라고 우리는 생각한다. 하지만 모든 엄마가 그럴까?  

누구도 입밖에 꺼내지 않는 ‘어떤 엄마’를 둔 깡통집 소녀 에디의 이야기

1. 출판사 서평

정상적인 게 왜 이렇게 힘들까?
사람들은 특별해지길 원한다. 그런데 열세 살 소녀 애디가 바라는 것은 정상적인 생활이다. 애디의 아빠는 기억도 나지 않을 만큼 어렸을 때 돌아가셨고, 새 아빠 드와이트 아저씨는 이제 '예전' 새 아빠가 되었다. 엄마는 기분이 좋을 때는 한여름에 추수감사절 파티를 열기도 하고, 기분이 나쁠 때는 모든 게 끝난 것처럼 의욕을 잃고 가족들을 돌보지도 않는다. 엄마가 애디와 두 여동생만 놔두고 며칠 동안 집을 비우면서 모든 게 틀어졌다. 엄마의 '아동방임' 죄로 두 여동생은 드와이트 아저씨가 양육을 맡게 되었고, 애디는 엄마와 단 둘이 낡은 트레일러, ‘깡통집’에 살게 되었다. 애디의 새 동네는 도시 한가운데 재개발 지역이다. 트레일러에서 내다보이는 큰 주차장은 군데군데 패인 데다 텅 비어 있고, 큰 슈퍼마켓은 문을 닫은 지 오래되었고, 주변에는 빨래방과 주유소에 딸린 작은 편의점이 있을 뿐이고, 이 동네에 사는 아이라고는 애디뿐이다.
쇠락한 도시 풍경에 깡통 같은 트레일러에 사는 소녀 이야기라면 으레 암울하고 어두운 이야기가 전개될 거라 예상할 거다. 그러나 애디는 깡통집 앞에서 비참해하는 엄마를 다독이고, 꾸불꾸불 돌아가는 삶에서도, 모든 게 여섯 발자국 만에 들어오는 트레일러에서도, 쇠락한 재개발 지역에서도 좋은 면을 찾아낸다. 애디는 현대판 캔디 같은 소녀이다. 정상적이지 않은 환경에서 밝고 건강하게 자기 자신을 스스로 돌보며 살아간다. 하지만 애디는 정말로 이대로도 괜찮은 걸까?

엄마는 영원히 외출 중
애디의 엄마는 한 가지 일에 꽂히면 앞뒤 보지 않고 달려가고, 잘 안 되면 세상이 끝난 것처럼 의욕을 잃는다. 한마디로 죽기 살기 식이다. 집에 있을 때는 채팅과 텔레비전에 빠져 있고, 애디가 뭘 먹는지에 관심도 없다. 애디는 제대로 된 속옷도 없고, 한겨울에 신을 부츠도 없다. 애디 혼자 아침과 저녁을 해 먹고, 빨래나 설거지 같은 집안일도 늘 애디 몫이다. 트레일러에서 유일하게 제대로 된 방도 엄마 차지이고, 애디는 옷장 위 구석에 마련된 침대칸에서 잔다. 엄마는 아이를 낳는 일이 최고의 경험이라고 말하지만 정작 아이를 돌보는 일에는 무관심하다. 애디가 고작 열 살 때 두 여동생과 애디만 두고 며칠씩 집을 비운 적도 있었다. 그 탓에 여동생들의 양육권을 드와이트 아저씨에게 넘겨줘야 했다. 그러나 엄마는 애디와 단 둘이 살게 된 지금도 달라진 게 없다. 오히려 열세 살이 된 애디를 또래처럼 대하고, 어른 옷을 입히기도 하고, 집을 비우면서도 거리낌이 없다. 아이를 낳은 것이 최고의 경험이라고 말하면서도 양육에는 전혀 무관심한 철부지 같은 엄마 아래에서 애디는 애어른 같은 아이가 되었다. 오히려 자신이 엄마를 지켜야 한다며 엄마의 외박을 감추고, 소울라 할머니나 친한 친구들에게도 개인적인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그러면서 애디는 정상적인 것을 기다린다. 저녁에는 토스트가 아닌 저녁다운 음식을 먹고, 주말이면 가족끼리 외식을 하러 가는 것처럼 예상이 가능한 생활을 기다린다. 죽기 살기 식으로 사는 엄마에게는 결코 기대할 수 없는 것이다. 어쩌면 애디가 기다리는 것은 정상적인 엄마일지도 모른다.

나는 탄력적이지 않아
애디는 난독증으로 뭔가를 배우는 데도 느리다. 애디는 글을 읽을 때는 글자들이 달아나지 않도록 마분지 카드를 밑에 대 가면서 읽어야 하고, 모르는 단어가 있으면 기억해 뒀다가 사전을 찾아 단어장을 쓰고, 남들보다 먼저 악보를 받아 오케스트라 연주회 연습을 한다. 이 책이 애디의 시선에서 쓴 게 아니라면 애디는 학습 장애를 잘 극복한 아이로 비쳐졌을 것이다. 애디는 어른스럽고 드와이트 아저씨 말대로 "탄력적"인 것처럼 행동하지만, 애디가 하는 말을 듣다 보면 애디가 순수하게 "탄력적"인 것만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다. 애디는 알림판 앞에 서서 줄을 대 가며 신문을 읽는 자기 자신을 멍청이라고 생각하고, 늘 자신은 학구열이 없는 거라고 되뇌며, 머리 회전이 빠른 브리나를 보며 위축되는 모습을 보인다. 게다가 자기 때문에 동생들과 헤어지게 되었다고 생각하고, 트레일러에 불이 났을 때도 먼저 자기 잘못이라고 자책한다. 하지만 아무도 애디의 속마음을 알아채지 못한다. 애디는 늘 조심하는 아이이다. 자기 때문에 변화가 생길까 봐, 나쁜 일이 생길까 봐 걱정한다. 난독증은 애디가 자존감 형성하는 데 장애물이 되었다. 그래서 뭔가 혼자서 열심히 해 보려는 애디의 모습이 안쓰럽기까지 하다. 애디의 이야기는 학습 장애로 인한 외부적인 문제보다는 본질적인 자존감을 생각해 보게끔 한다. 저자는 착한 아이, 애디를 통해 학교생활 문제나 대인 관계처럼 밖으로 드러난 문제가 아니라,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내밀한 상처에 주목하고 있다.

또 다른 시작과 적응
애디의 문제는 사소한 일에서 터지게 된다. 엄마에 대한 반항으로 기름기 있는 설거지를 미루다가 불이 붙어 트레일러가 잿더미가 된다. 역시 그날도 엄마는 집에 없었다. 소울라 할머니의 신고로 아동복지과에서 사람이 나와 애디는 할아버지 댁에 맡겨진다. 이제 또 다시 앞일이 어떻게 될지 알 수 없게 되었다. 그리고 소울라 할머니의 죽음까지 겪게 된다. 소울라 할머니는 암을 앓고 있지만 이렇게 뚱뚱한데 암 덩어리를 어떻게 찾았는지 모르겠다며 재치 있게 병에 걸린 사실을 말하고, 시에서 눈 더미를 집 앞에 쌓아 놓고 가도 이렇게 큰 눈사태를 갖게 되는 사람도 흔치 않을 거라고 껄껄거리며 웃어넘기는 사람이다. 할머니는 또래 아이가 없는 동네에서 애디의 친구가 되어 주었다. 엄마 없는 날에는 가족처럼, 핼러윈에는 또래 친구를 대신해서. 할머니는 세상을 떠나며 애디에게 편지로 멋진 작별 인사를 한다. 어느 날 갑자기 사라져 버린 애디의 플루트를 안타까워하며 플루트 연주를 그때 들었어야 했다며. 다시 한 번 꿈을 찾으라고. 넌 내 영웅이었다고. 애디는 이제야 지금까지 있었던 모든 일에 대해 울음을 터뜨리고 감정을 분출한다. 소울라 할머니의 죽음을 겪은 뒤 애디는 자신이 원하는 바를 말하기 시작한다. 엄마에게, 할아버지에게, 아동복지과 선생님한테, 드와이트 아저씨에게도. 그리고 어느 날 드와이트 아저씨의 양녀가 되는 깜짝 선물을 받게 된다. 애디의 이야기는 지금부터 다시 시작될 것이다. 이번에는 변화에 적응할 시간을 갖고, 조금 더 솔직하게 마음을 드러내고, 엄마를 기다리면서.

레슬리 코너는 현실을 반영한 이야기로 다수의 상을 수상한 경력이 있는 작가이다. 이 책 역시 스쿨 라이브러리 저널 최고의 책, 미국 도서관협회 선정 주목할 만한 어린이 책, 미국 도서관협회 선정 최고의 청소년 책, 어린이의 장애 체험을 예술적으로 풀어낸 작품에 수여하는 슈나이더 패밀리 도서 상 등 다수의 상을 수상하였다. 『깡통집』은 열세 살 소녀 애디의 시선으로 아동방임, 난독증, 상실과 죽음 같은 이야기를 담담하게 풀어가며, 겉으로는 잘 적응하는 듯 보이지만 본질적인 감정을 숨기는 아이의 내면을 보여 준다.

2. 해외 서평

용기와 투지를 가진 주인공이 인내와 희망에 대해 영혼을 울리는 가르침을 준다. 최고다.
-커커스 리뷰

상실, 애끓는 슬픔, 방임, 그리고 새로운 시작을 중심으로 한 이야기-스쿨 라이브러리 저널

레슬리 코너는 이 가슴 아픈 이야기 속에서 아동방임이란 문제를 솔직하고도 품위 있게 다루었다. 애디처럼 긍정적이면서도 독자가 수긍할 만한 캐릭터는 보기 드물다. 독자들은 저절로 애디에게 끌리게 될 것이다.-퍼블리셔스 위클리

이 책은 아무런 가망이 없어 보이는 환경에서도 좋은 사람들과 유쾌한 가능성들이 우리를 둘러싸고 있다는 사실을 믿게 해준다. -클리아트

레슬리 코너는 나이에 비해 속이 깊은 애디라는 인물과 애디가 지금의 삶을 지키고 싶은 마음과 양아버지와 동생들이 있는 ‘정상적’인 가정의 일부가 되고 싶은 소망 사이에서 느끼는 갈등을 설득력 있게 그려냈다.-혼 북

3. 차례

1. 아스팔트 쪽마당 위 깡통집  009
2. 작아도 좋아  014
3. 환영 파이  022
4. 웹스터 사전에 따르면  028
5. 고가 지하도  036
6. 집수리  041
7. 시험과 새 친구  045
8. 문과 다리가 주는 느낌  052
9. 텔레비전과 토스트 만찬  059
10. 크림과 꿀 색깔 선물  064
11. 멍청이들  071
12. 거센 폭풍  076
13. 야간 면접  083
14. 엄마를 기다리며  085
15. 한밤중의 이메일  092
16. 한 접시 추가요  094
17. 남다른 핼러윈  101
18. 저택에서 걸려 온 전화  111
19. 파란 새 차  116
20. 죽기 아니면 살기  119
21. 한나 아줌마  124
22. 둘과 넷의 이야기  135
23. 잠자리에 들 시간  140
24. 아침 식사와 상자  145
25. 칠면조 수프 1톤  160
26. 좋은 일 나쁜 일  172
27. 꽃을 피우려는 의지  189
28. 꼬불꼬불  195
29. 믿었는데  205
30. 얼어붙은 작별 인사  210
31. 뜻밖의 만남  215
32. 미리 크리스마스  224
33. 내가 기다리는 건  236
34. 징글 벨  239
35. 또 한 가지 빌린 것  247
36. 눈 더미  256
37. 그란디오 할아버지의 방문  266
38. 밸런타인데이  273
39. 배 속이 꾸르륵  284
40. 잔칫날  287
41. 약간의 변화  295
42. 내 잘못  300
43. 창문에 쓴 글씨  307
44. 허물처럼 떨어져 나간 하루  312
45. 익숙한 게 필요해  316
46. 작별 편지  319
47. 정상이란 말뜻  325
48. 깜짝 놀랄 일  334
49. 모두 함께 집에  339
옮긴이의 말  341

4. 저자 소개

지은이 레슬리 코너(Leslie Connor)
미국 오하이오 주 클리블랜드에서 태어나 뉴욕 주 스케넥터디 시 외곽에서 자랐다. 지금은 가족과 함께 코네티컷에서 살고 있다. 자신이 어린 시절을 보낸 도시를 배경으로 쓴 『깡통집』은 이제는 쇠락하여 매력을 잃어버린 그 도시에 보내는 연애편지와 같다.
이 책은 미국 도서관 협회가 아동 및 청소년들의 장애 체험을 예술적으로 표현한 작품에게 수여하는 ‘슈나이더 패밀리 도서 상’을 받았으며, 이밖에도 미국 도서관 협회 선정 ‘최고의 청소년 도서’, 스쿨 라이브러리 저널 선정 ‘최고의 도서’ 등을 수상하였다.

옮긴이 김경희
숙명여자대학교에서 독어독문학을 전공하고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도서 번역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다. 그동안 옮긴 책으로 『동물과 나』, 『소년 셜록 홈즈 1, 2』 등이 있다.

5. 책 속에서

“지금 내가 고마워서 어쩔 줄 몰라 하길 바라는 거지!”
엄마가 소리를 질렀다.
“구질구질한 깡통집에 고물단지 컴퓨터라니! 참, 복도 많지! 드와이트 당신, 왜 그 복층 아파트 있잖아? 그걸 주면 되잖아!”
“데니즈, 그 아파트는 집값 치르려고 벌써 팔았잖아.”
아저씨가 입을 앙다물었다.
엄마는 짐으로 터질 듯한 가방에 연거푸 발길질을 했다. 그러고는 온갖 소리를 내뱉었는데 굳이 밝히지는 않겠다. 그저 어지간한 욕지거리가 들렸을 뿐이다.
-p.11~12

“전화 연결이 잘 안 되나 봐요.”
“난 들리는데. 내 말 들리니?”
“드와이트 아저씨? 뭐라고 하셨어요? 이런, 아무래도 끊어야 할 것 같아요. 아저씨, 안녕히 계세요. 제 말이 들리는지 모르겠지만, 안녕히 계세요!”
나는 수화기를 내려놓고 전화기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눈물이 치솟으면서 눈이 시렸다. 전화기가 흐릿하게 보였다.
“벨아, 울리지 마. 울리지 마.”
전화벨이 따르릉 울렸다. 나는 전화기가 울고, 울고, 또 울게 내버려 두었다.
-p.265

할아버지는 손으로 앞 유리를 닦더니 시동을 걸었다. 차가 천천히 앞으로 굴러갔다. 나는 돌아서서 편의점을 쳐다보았다. 창에 김이 서려서 잘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소울라 할머니가 피콜로의 우리를 안고 유리문 앞에 서서 떠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을 게 분명했다.
나는 온 마음을 모아서 차창에 커다랗게 두 글자를 썼다. 거꾸로 쓰려고 조심조심했다.

영웅.

나는 소울라 할머니가 그 글자를 볼 수 있기를 바랐다.
-p.31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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