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양희 시인 '비스듬히 서 있는 당신'
“눈을 감아라
모과는 지금 소신공양 중이다
방 안 가득 향기 자욱하니
눈을 감고 그 향기를 보아라” -‘모과는 소신공양중이다’에서
1990년 <현대문학>으로 등단한 이양희 시인의 세 번째 시집 <비스듬히 서 있는 당신>이 출간됐다.
저자는 한국학중앙연구원 부설 한국학대학원에서 ‘원효의 여래장사상’ 등 불교철학을 연구했다. 이를 통해 그간 불교적 사유를 통한 일상 속의 깨달음을 전하는 깊이 있는 작품세계를 선보인바 있다.
서정시인이자 신심 있는 불자이기도 한 그는 ‘오일장에서’, ‘전등사 가는 길’ 등 생활 속에서 마주한 소소함들을 구도자적 소양으로 화두(話頭)처럼 전달하는 시세계를 갖고 있다.
시인 특유의 섬세하고도 유려한 시적 표현이 돋보이는 이번 시집은 불자로서의 그가 전하고자 하는 혜안의 세계가 온 시어의 한 마디 한 마디에 오롯이 녹아들어있어 보는 이로 하여금 잔잔한 울림을 느끼게 한다.
비스듬히 서 있는 당신┃저자 이양희┃효림┃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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